_에필로그, 당신도 잠 못 들고 있었군요
“이제는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어. 날개가 솟아버려 다시는 번데기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통화를 하다가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진심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이유에서든 온전한 우리 자신으로 살아오지 못했습니다. 뭐라고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외부적인 시선이나 기대를 의식하며 내 인생이지만 내 의지대로 살지 못했던 것입니다. 관습, 문화,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검증되지 않은 어떤 가치에 지배를 받아왔기 때문이죠.
또한 우리는 너무 많은 껍데기에 싸여 있습니다.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선입견과 고정관념, 편견에 갇혀 살아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지 못합니다. 그저 처음 본 느낌으로, 한 번 들은 정보로, 자기가 좋아하는 편향성을 중심으로 사물을 보고 사람을 판단합니다. 이 모든 잘못된 개념들이 켜켜이 쌓여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마저도 그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믿을 만한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내가 경험하지 못했거나 잘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식하셔야 합니다.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막연히 규정해 버리면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한정적인 경험이나 소신으로 너무 많은 껍데기를 만들어 자신을 위로합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날수록 운신의 폭이 좁아지며 스스로가 자초한 부자유 속에 자신을 가두게 됩니다.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이제는 늦었다고 여기며 점점 두꺼워지는 껍데기 속에 주저앉기도 합니다.
한 번은 각종 영양제 뒷면에 적혀 있는 ‘죽지 않을 정도의 권장량’이라는 교수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상식이나 관습, 문화나 종교적 가르침이 대중에게는 ‘죽지 않을 정도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 정도의 수준일 수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오히려 거기에 갇히면 부자유한 위험성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켜켜이 쌓인 껍데기가 결국 자신을 옭아매는 기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을 믿으세요. 그리고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으세요. 그리고 자신 있게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물론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종교적 신념, 문화, 관습을 넘어 상식마저도 내려놓고 스스로 깨닫고 터득한 기준으로 살아도 진리에 어긋나지 않는 삶이 가능합니다. 종교적 성자들도 그 길을 가르쳐 주고자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종교 안에서 성자의 뜻으로부터 멀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조나 성자의 잘못이 아니라 스스로 잘못 믿은 결과일 뿐입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믿고, 스스로 경험하고 배우고 터득한 가치를 중심으로 살아가셔도 됩니다. 한 마음 챙겨 그 모든 판에 박힌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기 인생을 살아가실 필요가 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세상의 수많은 가치들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살지 마십시오. 자기 검증 없이 맹신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스스로의 검증을 통해 자기 신념으로 보다 자유롭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껍데기를 벗고 자유롭게 훨훨 날아오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