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쟁이 진흙탕은 아니다

by 시온

최근 2~3년 사이에 두 번의 작은 경쟁을 치렀다. 여러 지원자 중 한 명을 뽑는, 소소한 경쟁이었다. 그 안에서 30년 넘게 알고 지내온 지인의 마타도어를 들었다. 이쪽에서 얻은 정보를 저쪽에 흘리고, 저쪽 정보를 다시 이쪽으로 넘기는 이중 스파이도 있었다. 특정 진영의 사주를 받은 듯한 심사위원의 도를 넘는 공격도 있었다. 그들의 행동에는 자기 주머니 채우기에 대한 집착만이 가득했다. 경쟁이 끝나고 시간이 지난 뒤에도 그 광경들이 불쑥불쑥 떠올랐다. 인간이란 원래 이런 존재인가?


성악설이 맞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년 이상의 교분도, 공정의 외피를 두른 심사의 자리도, 이해관계 앞에서는 결국 허물어졌으니까! 그 씁쓸함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한 채, 며칠 전 한 편의 글을 읽었다.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 하프파이프 경기가 끝나고 클로이 킴이 쓴 글이었다.


클로이 킴은 그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17살의 선수 최가온 차지였다. 1차 시기에서 파이프 턱에 걸려 곤두박질쳤던 그 선수가, 3차 시기에서 이번 대회 전체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높이를 찍고 90.25점으로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선 것이다. 클로이 킴은 자신의 기록이 깨진 그 순간을 이렇게 적었다.


"제 기록이 깨져서 속상하냐고요? 천만에요. 자랑스러운 선수가 제 기록을 넘어서 전 세계의 역사를 새로 쓴 건데, 이보다 더 짜릿하고 감격스러운 엔딩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뿐이 아니었다. 믹스트존에서 한 기자가 다가와 물었다. 1차 시기의 추락에서 살아나 금메달을 딴 것, 이건 그저 운이 좋았던 것 아니냐고. 클로이 킴은 차분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받아쳤다.

"당신들의 슈퍼컴퓨터는 중력과 회전수는 계산할 줄 알지 몰라도, 어떤 사람의 핏속에 흐르는 오기와 독기는 계산 못 하잖아요."


그리고 3차 시기 출발선 앞에서 최가온과 주고 받은 말을 옮겼다. "무섭지 않니, 하고 물었더니 그 아이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너무 세게 넘어지니까, 두려움보다는 빨리 아픈 게 나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그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그날 경기장에서 가장 높이 날아오른 건 저였을지도 모릅니다. 최가온 선수 덕분에."


자신이 이기지 못한 경쟁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클로이 킴과 최가온의 경쟁에는 마타도어나 이중 스파이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 그들의 전장은 상대방의 등이 아니라, 중력이라는 절대적인 물리 법칙과 나약해지려는 자기 자신이었다. 1980년대 테니스를 지배했던 존 매켄로가 라이벌 비외른 보리에 대해 남긴 말도 같은 맥락이다. "보리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될 수 없었다." 상대가 강할수록 자신도 더 높이 올라갔다. 그 경쟁은 위를 향하고 있었다.


경쟁은 거울과 같다. 아래로 향하는 경쟁을 택한 자는 결국 거울 속에서 자신의 추한 얼굴을 마주하게 되고, 위로 향하는 경쟁을 택한 자는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는 순간과 마주한다.


그러나 내가 몇 년 사이에 겪은 두 번의 경쟁에서 마주한 것은, 안타깝게도 그 추한 거울이었다. 그것이 경쟁이라는 것의 본래 얼굴이 아니기를 바란다. 비열한 술책이 계산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통증과 공포를 온전히 물리친 17살 소녀의 독기도, 은메달을 받고도 상대의 승리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 클로이 킴의 품격도, 어떤 슈퍼컴퓨터의 계산 범위 밖에 있다.


모든 경쟁이 진흙탕은 아니다. 어떤 경쟁은 서로를 더 높이 밀어 올린다. 당신의 경쟁은 지금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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