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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싸이월드’, 무엇을 남겼나

위고몬 & NextDaily 컬래버 콘텐츠

페이스북 CEO도 배운 싸이월드, 추억으로 사라져
서비스 정상화보다 인수합병·투자유치 집중한 탓
싸이월드 살리기 여론, 대부분 '데이터 백업' 요구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한 주간 IT/과학 분야의 주요 이슈를 통해서 살펴본 주요 키워드는 싸이월드 서비스 폐업에 따른 백업, 코로나19감염증의 치료제 및 백신 개발 뉴스, 국내 의료 연구팀 연구 결과로 항생제 내성 전염 신종 바이러스 발견, 포르노 합성 등에 악용되고 있는 딥페이크 기술 논란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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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뉴스 주요 키워드 [자료=위고몬]>


이러한 어휘 빈도를 중심으로 선정한 IT/과학 분야 주간 주요 이슈 다섯 가지는 아래와 같다. 먼저, 200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던 토종SNS 싸이월드의 폐업 소식이다. 가입자가 3천만 명에 달하던 국민 SNS인지라 기록 백업이 화두가 되고 있다. 두 번째 이슈는 코로나19 감염증의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소식이다. 확실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조금의 진전에도 기사가 쏟아지며 주목받고 있다. 세 번째는 국내 연구팀의 연구 결과로 한강에 항생제 내성을 옮기는 바이러스가 산다는 것이 밝혀져 이슈가 됐으며 네 번째는 미중 무역냉전 속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화웨이 보안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의 고민이, 다섯 번째로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딥페이크 기술의 악용이 이슈가 됐다.


<T/과학 분야 주요 이슈 TOP5 [자료=위고몬]>




■ 주요 이슈 브리핑


- 싸이월드 폐업

1999년 설립돼 2002부터 2010년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1세대 토종 SNS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종료했다. 월 접속자 2000만명에 달하던 국민 SNS였는지라 전성기 때 싸이월드를 이용하던 사람들의 항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부터 폐업 이야기가 나돌기는 했지만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가 회생 의지를 보이면서 일단락됐었다. 그러나 자금부족으로 세금이 미납되면서 국세청이 5월 26일자 직권 폐업을 시켰고, 이용자들의 사진과 기록 등을 백업할 수 없어져 불만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방대한 기록을 관리할 수 있게 되려면 서버가 계속 유지돼야 하는데, 폐업이 확정되면 개인정보는 모두 폐기된다. 현재는 로그인 오류 상태다.


-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백신 개발 현황

어휘 빈도에서 ‘코로나’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나 ‘치료제’와 ‘백신’이 빈도표 안에 들어왔다. 전반적인 관심도는 떨어졌어도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집중된 관심을 방증한다. 특히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보도가 많았다. 한국화학연구원에 설치된 신종바이러스 융합연구단이 개발한 후보물질이 ‘렘데시비르’보다 50배 정도 항바이러스 능력이 높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한 완치자 혈장 공여도 늘면서 GC녹십자 혈장치료제 개발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는 보도도 이뤄졌다. 기대를 모았던 렘데시비르는 중증환자나 비백인종에게 효과가 떨어진다는 내용이 보도돼 실망을 안겼다.


- 국내 연구팀 연구 결과로 항생제 내성 유전자 발견

인하대⋅명지대⋅중앙대 공동연구팀이 한강에 사는 ‘박테리오파지’ 바이러스에서 항생제 내성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찾았다. 한 번도 항생제에 노출된 적 없는 세균도 항생제에 내성을 갖도록 하는 유전자로, 세균과 세균 간 항생제 내성을 옮길 때 매개체 역할을 한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다. 이번 국내 연구팀 연구 결과는 세계 최초로 기전을 규명한 연구결과로 ‘박테리오파지 매개설’을 입증해낸 성과다.


- LG유플러스, 국내 유일 화웨이 보안장비 도입 논란

화웨이의 5G 보안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무역분쟁 뿐 아니라 중국정부로의 정보 유출 의심을 거둘 수 없고, 홍콩에서 민주화 소요가 벌어지고 다른 나라 통신사들도 화웨이와 결별을 선언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 배제 움직임이 크기 때문이다. 차세대 통신사업인 5G기술은 자율주행이나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의 토대인데, 현재 글로벌 5G 장비 1위 업체는 화웨이다. LG유플러스는 2013년 4G 시절부터 화웨이와 거래를 해왔다. 이제 와서 교체를 한다고 해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 포르노 합성 딥페이크 기술·AI 기술 이슈

빠르게 발전하는 딥페이크 기술이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영상을 제작하는 방법으로,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 얼굴에 다른 인물의 얼굴을 프레임 단위로 합성해 사람의 눈으로는 진위를 구분할 수 없는 가짜영상을 만들 수 있다.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영상에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하거나 포르노 영상에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하는 등 가짜뉴스나 인권을 침해하는 가짜동영상을 만드는 데도 악용되고 있다. 더군다나 딥페이크 기술은 오픈소스라서 수요가 많을수록 발전도 빠르다. 책임 있는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주요 이슈 빅데이터 분석

<댓글 주요 키워드 TF-IDF [자료=위고몬]>


이번 주 다섯 가지 주요 이슈 중에서는 주목도와 부가통신서비스사업자 이용자 보호규제 논의 등 사회적 함의가 큰 ‘싸이월드 폐업’ 이슈를 선정했다. 해당 이슈 보도에 달린 댓글로는 기업운영과 경영환경에 대한 논의, 추억을 회고하는 목소리, 이용자 개인정보보호를 보다 최적화해야 한다는 논의를 모두 살펴볼 수 있었다. 주제와 관련, 아시아경제의 <"고인 된 가족 사진 못 찾아" 싸이월드 이용자들 '속수무책'>, 헤럴드경제의 <싸이월드 대표 “마지막 끈 놓지 않았다. 살려달라” 눈물의 호소 [IT선빵!]>, 머니투데이의 <"진짜 도토리 보내면 어떻게 해"…폐업 논란에 소환된 싸이월드> 등에서 총 1271개의 댓글을 수집했다.


<인포그래픽=위고몬>


어휘적으로 살펴보면, 고유명사이자 주제인 ‘싸이월드’가 ‘백업’과 함께 압도적인 규모를 보이고 있다. 폐업에 따라 사진 등 개인정보를 저장해야 한다는 단말마를 남긴 사람들이 가장 많다고 볼 수 있으며, ‘싸이월드’ 자체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 후로는 ‘추억’, ‘폐업’, ‘사람’, ‘공지’ 키워드가 비중을 차지했다. 추억과 관련된 공감이 한 축을 이루는 반면 사이트 폐업에 따른 공지 등 경영진 대처에 대한 논의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인포그래픽=위고몬>


의미 구성을 살펴보면 단순 어휘 빈도로 보았을 때 비중에 가려졌던 맥락이 분명해진다. 특히 [서비스][유료][이용]은 [도토리]구매를 통해 하거나 펀딩을 하거나 서버 유지 비용을 내겠다는 의견이 상위에 포진해 있어 중요하게 포착되었다. [데이터] 즉 개인정보를 유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강력함을 알 수 있다. [폐업][공지]관련된 입장은 둘로 나뉘었다. [기사]가 나온 지 오래인데 [백업]을 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때] 했을 테니 이제 와서 개인정보 유실 위험은 [본인] 책임이라는 것과, [로그인]을 할 수 없어 [사용]을 못했으니 [공지]를 미리 했어야 하는 게 맞는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부가통신서비스제공자는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으로 한 달 전에 서비스 종료 고지를 한 후 폐업을 하면 모든 데이터를 폐기하게 되어 있다. 이번 싸이월드 폐업 사건은 인터넷부가통신서비스사업의 준비되지 않은 종료가 개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준 사건으로, 향후 개인정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반향을 던졌다.


※ 이슈 분석 프로그램 - 위고몬(WIGOMON): http://www.wigomon.ai/




■ "소소한 옛 기능이 담긴 네이버 클라우드" 정도의 역할로는 재도약 한계...결국 폐업


SNS계의 시조새로 거론되는 싸이월드는 IT가 태동하던 닷컴버블 시절을 뜨겁게 달궜던 국내 대표 국민 SNS였다. 당시 싸이월드의 위상은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주커버그도 사업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싸이월드를 배우러 직접 방한했을 정도다.


그랬던 싸이월드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2010년도로 접어들면서 우리 일상에서 점차 사라지고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외산 SNS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카카오스토리처럼 이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살아남은 국산 SNS도 있지만, 싸이월드는 그 변화의 파도를 타지 못했다.


그 책임이 오로지 싸이월드에 있다고 보긴 어려운 것이,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이 걸어온 길을 비교하며 발견되는 큰 차이 때문이다. 성장 과정에서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해진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라는 대기업에 인수됐고, 페이스북은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때부터 싸이월드는 대기업의 전략에 따라 움직이다 5년 뒤 분사했고, 페이스북은 창업자가 주체가 돼 기업을 이끌었다. 현재 두 회사의 결과만 놓고 보면 이때부터 두 회사의 명암이 갈리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국내 IT업계는 대기업 관료주의가 싸이월드를 망쳤다고 평가하곤 한다. 또, 한편으론 당시 미국처럼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기 좋은 여건과 문화가 국내에 충분하게 조성되지 못한 것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싸이월드에서 개발한 '큐' [사진=전자신문DB]>


물론, 재기의 기회는 있었다. 전제완 프리챌 창업주가 싸이월드를 인수한 이듬해인 2017년에는 삼성으로부터 50억원 투자유치도 이끌어내며 뉴스큐레이션 서비스 ‘큐’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싸이월드 3.0을 발표하며 암호화폐 클링을 공개해 투자자를 모집한 적도 있다. 특히, 싸이월드 3.0은 클링을 통해 트래픽 수익을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자가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현재 싸이월드는 폐업 직전에 몰렸다. 노력은 했으나 방법이나 접근이 틀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용자들은 싸이월드에 들어가지 않았고 서로 교류도 하지 않았다. 예전과 같은 낭만과 추억은 고스란히 남아있었지만, 잠깐 그것만 확인하고 접속을 끊었다. 사실상, 개인 클라우드 스토리지로 전락했던 셈이다. 소소한 옛 기능이 담긴 네이버 클라우드랄까. 이용자와 연결돼 서로 소통한다는 SNS 본래 기능은 이미 상실했다. 싸이월드를 기반으로 다른 사업을 하려는 시도는 보였지만, 기반 자체가 많이 약화됐던 만큼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을 듯하다.


싸이월드 폐업에 반대하는 여론을 살피면 대부분 자신들의 소중한 추억을 되살려달라거나 백업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는 목소리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싸이월드 폐업으로 인해 누군가와 다시 1촌 파도타기를 못한다거나, 아직 못한 말이 많다며 댓글을 달아야 한다거나 줄 도토리가 남았다는 등의 요구는 찾아볼 수 없다. 마치, SNS 정상화보다 클라우드 서비스 정상화 요구에 가까운 모습이다. 이용자들의 싸이월드를 향한 이런 요구가 싸이월드의 명확한 사형선고가 아니면 무엇일까.


<자료=위고몬>


싸이월드가 추억팔이와 감성팔이 서비스로 전락하기 전까지 경영진이 서비스를 활성화할 방법이 전혀 없었을까. 전제완 대표는 현재 싸이월드 3.0 개발 완료가 목전에 있다며 도와 달라 호소하지만, 싸이월드 3.0의 가장 큰 특징인 ‘트래픽에 따라 이용자에게 암호화폐를 전달하는 시스템’이 싸이월드 재기에 과연 도움이 됐을지 의문이다. 서비스 이용자들은 공감할 수 없는 유인책이며, 특히 SNS 이용자들은 그런 이유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싸이월드 경영진들이 고군분투한다며 뛰어다녔지만 뭔가 투자유치와 수익을 더 내기 위해 이런 저런 사업을 벌려놓은 느낌도 없지 않다. 그동안 주도권을 다른 SNS에 빼앗긴 만큼, 경쟁 서비스에서 이용자를 유입시킬 다른 방안을 더 일찍 모색했다면 어땠을까. 불현듯, 유튜브나 페이스북은 몰라도, 그동안 네이버와 카카오 서비스에서도 싸이월드로 진입할 통로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 걸린다.


현재, 싸이월드에 남은 건 임금 체불된 일부 직원, 암호화폐 클링에 투자해 투자금을 날린 사람들, 싸이월드 폐업으로 데이터가 유실될 상황에 처한 이용자들, 그리고 전제완 대표만이 남았다. 치열했던 그들의 지난 3년여의 시간이 어떠했는지는 오직 싸이월드 경영진만이 알 테지만, 모두가 지금의 이런 결과를 바라지 않았던 만큼, 원만한 해결이 진행되길 바랄 뿐이다.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비플라이소프트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모니터링 분석 솔루션인 '위고몬(WIGO MON)'이 사용됐다. 네이버 뉴스 콘텐츠 제휴 매체 가운데 IT/과학분야에서 많이 본 뉴스 기준으로 데이터를 추출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출처: http://www.nextdaily.co.kr/news/article.html?id=202006118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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