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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는 일론 머스크 탄생할 수 없어"
혁신과 도전 사라진 국내 환경 비판 여론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 까지 한 주간 IT/과학 분야의 주요 이슈를 통해서 살펴본 주요 키워드는 앨런 머스크의 유인우주선 발사, 코로나19 관련해 진단 키트 수출 현황과 새롭게 밝혀진 바이러스 지식, 애플 아이폰12에 들어가는 OLED를 납품하는 삼성전자의 공생 관계, 갤럭시노트, 벨벳 시리즈 출시 소식 등 국내 스마트폰 시장 현황이 있었다.
이러한 어휘 빈도를 중심으로 선정한 IT/과학 분야 주간 주요 이슈 다섯 가지는 아래와 같다. 첫 번째는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인 ‘크루 드래건’이 31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 성공한 사건으로,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기업 스페이스X에서 발사했다. 두 번째 이슈는 수출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던 코로나19바이러스 진단키트가 세계 시장에서 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진단키트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원료비의 상승 등이 이유라고 한다. 세 번째는 코로나19바이러스가 천산갑에서 인체감염능력을 얻었다는 연구 결과였다. 네 번째는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2에 삼성의 OLED가 공급되면서 경쟁과 상생을 반복하는 두 공룡 기업의 관계가 주목을 끌었고, 다섯 번째로는 갤럭시A90의 중저가시장 인기, 벨벳 시리즈의 부진 등 국내 스마트폰 시장 성적이 이슈가 됐다.
※ 이슈 분석 프로그램 - 위고몬(WIGOMON): http://www.wigomon.ai/
- 유인우주선 국제우주정거장 도킹 성공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인 ‘크루 드래건’이 31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 성공했다. 미국 유인 우주선 도킹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짧게는 1달, 길게는 4달간 머물며 연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크루 드래건’은 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세운 기업인 스페이스X의 프로젝트로 민간회사 주도로는 세계 최초로 인간을 우주 궤도에 올렸다. 이제껏 발사된 다른 로켓과 달리 이번 로켓은 지상으로 돌아와 재사용이 가능하며,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어 민간우주여행의 서막이 올랐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얻었다. 한편 미국의 민간 기업이 우주여행이 가능할지도 모를 유인우주선을 발사하자 중국과 러시아가 본격적인 우주패권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키트 시장 성적
지난 3, 4월 수십 배 급증했던 코로나19바이러스 감염증 진단키트 수출금액이 5월 들어 2/3까지 떨어졌다. 개당 12~14달러로 팔리던 공급가격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공포에 휩싸여 일단 진단키트 재고부터 쌓아두던 시기가 끝났다며, 생산설비를 100% 가동할 정도로 수요가 컸던 상황도 반전됐다. 또 진단키트의 원료가 되는 시약 가격도 올랐다. 여론은 급등 후 급락을 보이는 바이오기업 실적에 실망감과 함께 그간 바이오기업이 증시에서 보여 왔던 전형적인 이미지를 소환하며 김을 빼는 모양새다.
- 코로나19바이러스 신규 연구 결과
그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박쥐 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하다고 알려져 왔지만 중간숙주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 듀크대 메디컬센터 등 공동연구팀은 지난달 29일 코로나19바이러스의 인체침투능력이 천산갑으로부터 왔다고 발표했다. 천산갑 고유의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진 돌기단백질이 인체 세포와 결합하는 데 필요한 수용체 결합부위를 갖고 있으며, 박쥐의 코로나19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진화하면서 이 바이러스와 합쳐졌다는 것이다. 해당 발표 결과를 실은 보도에는 천산갑이 중국에서 전통적인 식재료로 쓰이는 상황을 비난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검증되지 않은 야생동물 도살과 ‘건강식품’에 대한 미신적 믿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 애플 아이폰12 모델 삼성 OLED 납품
올해 출시될 아이폰12의 OLED물량 75%를 삼성디스플레이가 납품하기로 했다. 경쟁업체인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공급하는 OLED의 품질이 낮다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큰 경쟁자지만, 부품이나 기술에서는 다른 계열사의 공급이 없으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갤럭시노트 등 국내 스마트폰 시장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스마트폰 내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내 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사가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다. 삼성의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 A시리즈가 야심차게 실시되고, LG도 V시리즈 등 기존 자사 브랜드를 버리고 벨벳 시리즈를 새로 출시한 데 대한 홍보기사가 쏟아졌다. 보조금을 늘리기도 하고, 스마트폰의 기능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홍보 기사가 계속 노출돼 여론의 관심도 나쁘지 않았다.
이번 주 다섯 가지 주요 이슈 중에서는 주목도와 이슈의 희소성이 모두 높은 ‘유인우주선 국제정거장 도킹 성공’ 이슈를 선정했다. 해당 이슈 보도에 달린 댓글로는 우주여행시대에 대한 놀라움과 우리나라의 우주기술개발은 어디까지 왔는지 관심을 갖는 의견, 글로벌 국력 경쟁에 관한 의견, 정부정책에 관한 비판 의견을 모두 포착할 수 있었다. 머스크가 설립한 기업인 테슬라와 전기자동차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주제와 관련, 조선일보의 <머스크, 도킹까지 성공... 우주정거장 문을 열다>, <아이언맨 18년 집념 '우주여행의 꿈' 쏘아올리다>, <우주 관광 비용은 얼마? 90분 여행에 최소 3억원 예상> 등에서 총 543개의 댓글을 수집했다.
어휘적으로 살펴보면, 고유명사이자 주제인 ‘우주’를 제외하면 ‘미국’, ‘한국’, ‘중국’, ‘나라’ 키워드가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워드클라우드에는 국가명을 제외하고는 서술어라 할 만한 내용이 없어 SNA 없이는 명확한 의미를 도출하기 어려우며, 대략적으로 각 국가와 정부의 국력비교, 정책비교, 인상비평 등이 주로 맥락을 구성하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예외적인 키워드로는 ‘머스크’와 ‘코로나’가 있는데, 일론 머스크 개인에 관한 평가와 코로나 시대에 대한 평론이다.
의미 구성을 살펴보면 단순 어휘 빈도로 보았을 때 각 국가에 연결된 맥락이 분명해진다. [우주] [코로나][개발][지구][생각]이라는 맥락은 댓글 원본을 참조했을 때 빈정거리는 어조다. [코로나] 백신 혹은 치료제 [개발] 소식을 더 기다렸거나, [코로나] 치료제/백신도 [개발]하지 못하면서 무슨 [우주]냐는 것이다. 반면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나아갈 수 있다는 의견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로켓]을 회수하는 [기술]을 보고 [우주여행]의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놀라움과 [미국]과 [중국]의 국력을 비교하며 [미국]을 높이는 분위기, 즉 [민간][우주선]이 [가능]한 [나라]인 [미국]은 역시 [중국]과는 수준이 다르다는 맥락이 크게 형성됐다. 우주기술 관련 보도는 기술에 대한 토론이 있을 수도, 놀라움의 소회를 나눌 수도 있는데 각국의 국력이나 [코로나] 등 현재 이슈가 가장 힘을 받는 맥락이라는 것은 역시 기술도 정치의 영역에서 해석되고 소비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주여행을 꿈 꾼 사람은 일론 머스크 외에도 꽤 된다. 현 시대에서 그 꿈을 실현하고 있는 사람 중에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도 있으며,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있다. 꽤 옛날 얘기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달나라 여행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아무리 우주를 향한 그들의 꿈이 야무저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통해 보여주는 거대한 야망과 비전 앞에서는 여전히 비할 바가 못 된다. 우주여행, 화성에 식민지 건설, 스타링크 프로젝트까지 가히 좋은 의미로 ‘미쳤다’라는 말 밖에는 표현할 단어가 없다. 이처럼 일론 머스크의 꿈은 무모했지만 착실하게 계획적으로 실현했고 보란 듯이 성공시켰다.
댓글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일론 머스크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절대 그런 인물이 될 수 없었을 거란 내용이다. 이전에는 빌 게이츠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전파상 사장이나 하고 있었을 거란 농담도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우리들은 그동안 한국이 보여줬던 창의력을 막는 교육정책과 집단사고를 가로막는 비민주적 수직적 조직체계는 물론,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와 기득권 방어를 위한 이익단체와 스타트업 간의 밥그릇 싸움 및 기타 등등까지 얼마나 많은 사례가 이런 여론 조성에 원인을 제공했는지 다 지켜봤으며 몸소 체험해왔다.
어쩌면 이 과정에서 도전이나 혁신보다 군대식 상명하복과 계획된 대로 복종을 우선하는 문화가 우리 머릿속에 각인됐을지 모른다. 이는 자유경제를 표방하는 한국에서 계획경제 사고방식이 주입됐음을 의미한다. 이런 사고방식과 문화는 한국이 개발도상국 단계를 벗어나 완전한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는 데 방해요소가 되고 있다.
실제로, 그 모든 것들은 국내에서 도전이 사라지는 원인이 됐고 여론마저 꿈꾸는 자들을 무모하다거나 손가락질하는 식으로 깎아내리는 패배의식이 팽배했다. 이미 ‘그들은 되고 우리는 안 된다’는 사대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비난하는 일부 댓글에서는 작성자 스스로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모습도 드러난다.
최근 들어 문제를 인식한 정부가 규제샌드박스를 과감히 추진하고 있지만, 많이 늦어진 만큼 속도전이 중요해 보인다. 지금도 수많은 한국의 일론 머스크(스타트업)들은 국내보다 해외 창업을 선호하고 있다.
한편, 또 다른 흥미로운 장면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크루 드래건 발사 장면을 직접 지켜봤고 일론 머스크를 천재라며 극찬한 모습이다. 트럼프는 이 역사적 장면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슬로건과도 일체화시키고 있던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2024년까지 우주인을 다시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NASA 예산도 지난 2월에 13% 증액했다. 이러한 결정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에 맞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는데, 뭔가 냉전시대 프레임이 다시 등장한 느낌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때 NASA 예산을 증액하면서 핵무기 예산도 20% 증액했다.
사실, 우주는 한 동안 인류로부터 잊힌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냉전 종식 이후 스페이스 엑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인류 관심사에 우주가 포함된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미국과 소련 간 냉전이 격해지면서 창설된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까지도 화성이나 목성 탐사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지만 유인우주선 발사는 달나라에 닐 암스트롱을 보낸(조작설도 있다) 이후로는 꽤 오랫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게다가, 트럼프가 취임 전까지는 예산 삭감과도 싸워야 했다.
그랬던 NASA가 현재 미중갈등이 신냉전 국면으로 전개되면서 다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고 민간 우주산업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도 지난해 창어4호 발사 등 만만치 않은 우주경쟁을 추진하고 있는데, 마치 과거 미국과 소련의 우주경쟁이 재현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한국은 신기전을 발명한 민족 위상이 무색하게도 여전히 우주진출을 위한 핵심 기술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안보상의 이유로 우주기술 선진국들이 미사일 발사체와 연료 등 핵심기술공유를 철저히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한국인 최초 우주인이 될 수 있었던 고산 씨가 스파이 혐의로 러시아에서 추방당한 사건만 봐도 얼마나 민감하게 대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떤 부분에선 열심히 미사일을 쏘아댄 북한보다 우주과학기술이 뒤처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보면 반세계화와 우주산업은 뭔가 정비례관계에 놓인 듯하다. 협력보다 대립이 우주과학 발전을 촉진하고 있는 현상이 참 아이러니 할 뿐이다.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비플라이소프트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모니터링 분석 솔루션인 '위고몬(WIGO MON)'이 사용됐다. 네이버 뉴스 콘텐츠 제휴 매체 가운데 IT/과학분야에서 많이 본 뉴스 기준으로 데이터를 추출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출처: http://www.nextdaily.co.kr/news/article.html?id=2020060480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