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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태 Jan 17. 2019

산리우르파 케밥

우르파는 언제나 그립다

쿠르드, 나는 이 말을 떠올리면 왠지 마음이 아린다. 

몇년 전, 여자친구와 터키여행을 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버스를 타고 에페스로 갔다. 

에페스 여행 마무리 즈음 현지 관광지에서 만난 터키인과 결혼한 한국인 여성분을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터키 동부를 가보라는 추천을 받았다. 

그 말만 듣고 파묵칼레를, 카파도키아를 거쳐 산리우르파로 갔다. 

야간버스를 타고 우르파에 도착했다. 

예약한 게스트하우스를 찾기 위해 어느 분에게 물어서 버스를 탔다. 

어렴풋하지만 그분이 우리 버스비를 내준 것으로 기억한다. 

버스기사님에게 우리가 내릴 곳을 물었다. 

버스에 탄 시민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우릴 보고 있었다.

기분 나쁜 시선은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가 내릴 곳이 다가오자 여기저기서  알려줬다.

길거리에서 경찰관에게 다시 길을 물었다.

친절한 미소로 직접 그곳까지 안내해주었다. 

그들의 친절함은 우리가 그곳을 떠날 때까지 한결 같았다.

있는 동안 여러 번 겨울비가 내려 하늘은 어둡고 눅눅했지만 마음은 포근했다.     

하루는 저녁을 먹으러 게스트하우스 근처 작은 식당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목욕탕 의자 같은 조그만 의자 앞에 기다란 선반이 무릎 높이로 벽에 고정돼 있었다.

의자에 앉자 케밥 재료를 각각의 접시에 담아 올려주었다.

그리고 갓 구운 밑빵을 커다란 쟁반에 담아 주었다.

눈짓으로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묻자 와서 이것저것 담아서 돌돌 말아서 먹는 거라고 몸짓으로 답해주었다.

아~하는 감탄사를 시작으로 먹기 시작했다.

우리로 치면 따로국밥이라 할 수 있겠다.

맛은 그전에 먹었던 케밥보다 맛있었다.

터키 요구르트 아이란은 더 신선했다.

터키는 뭐든지 맛있었지만 그 때 맛이 특별했다고 생각한다.

맛도 그랬지만 우리가 맛있게 먹자 약간 수줍은 듯 아빠 미소로 지켜보던 젊은 주방장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백마디 말보다 그가 지었던 미소가 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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