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보이지 않는 자산

40년이 만든 가장 강력한 무기

by 일의복리

⏹️ 이 글은 『일의 복리』시리즈의 PART 2입니다.

40년 직장생활에서 배운 지치지 않고 오래가는 기술을 나눕니다.

[지난 회 보기]


40년 동안 나는 화려한 상을 많이 받지 못했다. 우수연구원 상도, 외부 포상도 거의 없었다. 때로는 양보하기도 했다. 보이는 일보다 보이지 않는 일을 했다. 핵심 기술 개발. 깊이 있는 연구. 묵묵히 쌓았다.


마지막 해의 기적


그런데 마지막 해, 연구 활동이 누적되다 보니 큰 실적이 났다. 박사 공부 후 연구소 일에서도 논문도 제법 잘 쓰게 되었다. 40년간 쌓인 것들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인사고과표도 나는 잘 확인하지 않는다. 한참 지난 다음에야 우연히 평가 결과를 보게 되었는데 세상에 40년 동안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S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마지막 해였다. 사실 인사고과를 잘 받을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부서장은 알고 있었다. 40년간 내가 쌓아온 것들을.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지만, 40년의 과정이 인정받은 것 같아 감사했다. 그리고 부서장은 연구소 공로상에 나를 추천했다. 연구원 전체에서 1명을 선정하는 상이었다. 우리 연구소 대표로 나갔다. 선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명예로운 일이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40년간 쌓은 평판이 마지막 순간 나를 빛나게 했다는 것을. 이것이 복리였다.


평판의 눈덩이 효과


평판이 눈덩이처럼 쌓이는 걸 목격한 적이 있다. 적극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동료가 있었다. 작은 일을 맡았다. 크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완벽하게 해냈다. 기한을 지켰다. 품질이 좋았다. 약속을 지켰다. 그 신뢰가 다음 기회를 불렀다. 조금 더 큰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또 완벽하게 해냈다. 그 기회가 또 다음 기회를 불렀다. 5년이 지났다. 10년이 지났다. 그는 그 분야의 대표 인물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그 사람을 찾았다. "이 일은 OOO님에게 맡겨야 해." 신뢰가 쌓이고, 쌓이고, 쌓였다. 평판은 이렇게 쌓인다. 한 번의 큰 성과가 아니라, 매번의 작은 신뢰가. 복리로.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일관성의 원칙"을 말했다. 사람들은 과거의 행동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항상 신뢰할 수 있었던 사람은,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작은 선택들이 평판을 만든다


40년을 돌아보니, 평판은 큰 사건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작은 선택들로 만들어졌다. 회의에서 동료를 공개적으로 칭찬한 순간. 화가 났지만 이메일을 보내지 않은 순간. 동료의 실수를 조용히 덮어준 순간. 후배에게 기술을 아낌없이 가르친 순간. 보이지 않는 일에 묵묵히 매진한 순간. 이런 작은 선택들이 쌓여서, 40년 후 "OOO님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평판이 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평판


요즘은 평판이 더 중요해졌다. 그리고 더 투명해졌다. LinkedIn이 있다. 브런치가 있다. SNS가 있다. 모든 것이 기록된다. 한 번의 실수도, 한 번의 친절도, 모두 남는다. 미국에 있는 딸이 그곳 친구들이 말한다고 한다. "요즘은 회사 지원할 때 SNS부터 본대요. 어떤 사람인지 다 나와 있잖아요." 평판은 이제 온라인에도 있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숨길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기회이기도 하다. 좋은 평판을 쌓으면, 그것이 온라인에 남는다.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40년의 경험을 나눈다. 사람들이 읽는다. 댓글을 단다. "도움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디지털 평판이 쌓이고 있다. 이제 나는 연구소의 OOO이 아니다. 작가 "일의복리"다. 새로운 평판을 만들고 있다.


명함이 없어도 남는 것


이제 연구소 명함은 사라질 것이다. 그동안 "ETRI 책임연구원 OOO" 명함으로 명예롭게 살았다. 이제 이 명함은 사라진다. 하지만 평판은 남는다. "OOO님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에요." "OOO님은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이에요." "OOO님은 기꺼이 도와주는 사람이에요." 이것은 명함에 적혀 있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 마음에 새겨져 있다. 이것이 진짜 평판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 로라 모건 로버츠는 말했다. "당신의 평판은 당신이 없는 방에서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하는 이야기다." 명함이 없어도, 내가 없어도, 사람들이 나에 대해 좋게 말한다면. 그것이 진짜 평판이다.


평판은 상속된다


신기한 일이 있었다. 은퇴한 선배가 있었다. 20년 전 은퇴하셨다. 어느 날 그분의 이름을 들었다. 한 회의에서 누군가 말했다. "OOO 선배님 아세요? 그분 후배들이 다들 훌륭해요. 그만큼 잘 가르치셨다는 거죠." 20년이 지났는데도, 선배의 평판이 살아있었다. 후배들을 통해. 후배들이 잘할 때마다, 사람들은 선배를 기억했다. 평판은 죽지 않는다.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내가 가르친 후배들이 잘하면, 내 평판도 이어진다. 이것이 평판의 복리다.


평판은 어떻게 쌓이나


40년을 돌아보니 깨달은 것들이 있다. 약속을 지키는 것. 작은 약속도. 기한을 지키고, 말한 대로 하는 것. 신뢰는 여기서 시작된다.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 한 번 잘하는 것보다 매번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일관성을 기억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것. 아무도 안 볼 때도 똑같이 하는 것. 그것이 평판이 된다. 다른 사람의 평판을 존중하는 것. 뒤에서 험담하지 않는 것. 남의 평판을 깎으면, 내 평판도 깎인다. 일상의 친절을 쌓는 것. 매일의 작은 친절이 40년 후 거대한 평판이 된다.


40년의 결론


프롤로그에서 나는 물었다. "나는 운이 좋았던 걸까?" 이제 답을 알았다. 운이 아니었다. 평판이었다. 40년간 쌓은 평판이 마지막까지 나를 지켰다. 위기 때 누군가 나를 믿어줬다. 기회가 왔을 때 누군가 나를 추천해 줬다. 마지막 해, 부서장이 S등급을 줬다. 모두 평판 덕분이었다. 명함은 회사가 준다. 하지만 평판은 내가 만든다. 명함은 퇴직하면 사라진다. 하지만 평판은 남는다. 그리고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당장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


첫째, 작은 약속 하나 지키기. 오늘 한 약속, 아무리 작아도 반드시 지켜라. "나중에 연락드릴게요"라고 했다면, 오늘 안에 연락하라. 신뢰는 여기서 시작된다.

둘째, 누군가를 진심으로 칭찬하기. 오늘 동료 한 명을 칭찬하라. 진심으로. 그리고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도 칭찬하라. 그것이 당신의 평판을 만든다.

셋째, 온라인 평판 점검하기. 당신의 LinkedIn, SNS를 확인하라. 당신의 디지털 평판은 어떤가? 오늘부터 좋은 콘텐츠 하나를 공유하라. 디지털 평판도 복리로 쌓인다.


이 세 가지를 한 달만 해보라.

당신의 평판은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쌓여갈 것이다.


⏺️ 오늘 당신은 어떤 평판을 쌓고 계신가요?

"나는 이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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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관계의 황금률: 평판, 보이지 않는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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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 예고: PART3. 성장의 복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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