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의 심리를 이기는 법
⏹️ 이 글은 『일의 복리』시리즈의 PART 2입니다.
40년 직장생활에서 배운 지치지 않고 오래가는 기술을 나눕니다.
인사고과 발표 날이었다. 동료가 나보다 높은 등급을 받았다. '실질적인 일은 내가 더 많이 한 것 같은데...' 머릿속으로 지난 1년을 되짚었다. 나는 핵심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깊이 파고들었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보이지 않았다. 동료는 달랐다. 여러 가지 일을 했다. 회의도 많이 나갔다. 보고서도 많이 썼다. 프레젠테이션도 잘했다. 보였다. 그리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날 밤, 질투가 올라왔다. 억울했다. '나도 보이는 일을 해야 하나?'
비슷한 일이 또 있었다. 프로젝트에서 나는 백엔드를 맡았다. 서버, 데이터베이스, 보안. 시스템의 근간이었다. 동료는 프런트엔드를 맡았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화면 디자인. 보이는 부분이었다. 프로젝트 발표 날. 과제책임자가 말했다. "화면이 정말 좋네요. 사용자들이 좋아하겠어요." 동료를 칭찬했다. 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백엔드는 잘 돌아가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문제가 생기면 욕먹지만, 잘 돌아가면 기본이다.
더 억울한 적도 있었다. 한 프로젝트에서 나는 핵심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몇 달이 걸렸다. 밤샘도 여러 번 했다. 그 위에 동료가 화려한 인터페이스를 올렸다. 부서장이 보기엔 동료의 성과처럼 보였다. "이번 프로젝트, OOO님이 정말 잘했네요." 내 일까지 합쳐져서 동료의 성과가 되었다. 속이 상했다. 하지만 말하지 않았다. '내가 한 거예요'라고 말하는 순간, 소심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인사고과를 받은 그날 밤, 나는 두 가지 길 앞에 서 있었다.
길 1: 나도 보이는 일을 하자. 회의에 더 많이 참석하자. 발표를 더 많이 하자. 눈에 띄는 일을 하자.
길 2: 핵심 기술에 계속 매진하자. 깊이를 더하자. 보이지 않아도, 이것이 진짜 실력이다.
나는 길 2를 택했다. 왜일까. 복리를 생각했다. 보이는 일은 단기 수익이다. 당장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핵심 기술은 장기 투자다. 당장은 안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복리로 쌓인다. 그리고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추가적으로 업무 영역을 넓히려고 노력했다.
30대 후반, 능력 있는 후배가 들어왔다. 빨랐다. 내가 1주일 걸릴 일을 3일 만에 했다. 프레젠테이션도 잘했다. 부서장이 칭찬했다. "OOO 씨, 정말 유능하네요." 순간 불안했다. '나는 뒤처지는 건가?' 위협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꿨다. 이것은 위협이 아니라 자극이다. 나도 더 잘해야겠다. 뒤에서 혼자 더 열심히 했다. 새로운 기술을 배웠다. 논문을 읽었다. 실력을 갈고닦았다.
그 후배는 빠르게 성장했다. 몇 년 후 팀장이 되었다. 하지만 나를 밀어낸 게 아니었다. 나는 내 영역에서 더 깊어졌다. 그 후배가 팀장이 되었을 때, 나를 가장 신뢰했다. "선배님, 이 기술 부분은 선배님밖에 모르잖아요."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 되었다. 둘 다 성장했다.
직장은 비교를 강요한다. 상대평가. 순위. 등급.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된다. 이것이 시스템이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사회적 비교 이론"을 제시했다. 인간은 자신을 평가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 문제는 이것이다. 비교는 끝이 없다. 항상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다. 동료가 승진하면 나는 뒤처진 것 같다. 후배가 잘하면 나는 쓸모없는 것 같다. 이 감정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위험하다. 비교의 덫에 빠지면, 내 성장이 멈춘다.
40년을 돌아보며 깨달았다. 진짜 경쟁자는 동료가 아니었다. 어제의 나였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나아졌는가?" 이 질문이 나를 성장시켰다.
쉽지 않았다. 동료가 승진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하기가. 하지만 연습했다. "축하해요. 잘됐네요." 처음엔 어색했다. 억지로 웃었다. 하지만 계속하니, 진심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동료의 성공을 축하하니, 나도 편해졌다. 시기심이 줄자 관계가 좋아졌다. 그리고 그 동료가 승진한 후, 나를 많이 도와줬다.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가 있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시기하는 사람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한다. 축하하는 사람은 행복 호르몬이 증가한다. 축하는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나를 위한 것이다.
어느 날, 중요한 기술 정보를 알게 되었다. 예전의 나라면 숨겼을 것이다. '이게 내 경쟁력이니까.' 하지만 이번엔 공유했다. 팀 회의에서 발표했다. "제가 최근에 이런 기술을 알게 됐는데, 공유할게요." 동료들이 고마워했다. 그리고 그들도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팀 전체의 역량이 올라갔다. 결과적으로 나도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역설이다. 정보를 독점하면 경쟁력을 잃는다. 정보를 공유하면 경쟁력이 올라간다.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이것을 증명한다. 코드를 공개하면 모두가 발전한다. 숨기면 혼자만 정체된다.
동료와 경쟁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쟁할 필요가 없는 영역을 만드는 것이다. 40년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 지식. 전문 분야. 이것이 내 영역이다. 이 영역에서는 경쟁자가 없다. 아니,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다. 후배들이 묻는다. "이 부분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꺼이 알려준다. 그들이 성장한다. 하지만 나를 위협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 영역을 확장시킨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좋은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우리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또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우리만의 것으로 만들었다." 경쟁은 모방이 아니다. 자신만의 영역을 만드는 것이다.
40년을 돌아보니, 가장 후회되는 것이 있다. 동료를 경쟁자로 본 시간들. 그 시간에 나는 성장하지 못했다. 질투하고, 비교하고, 억울해하는 데 에너지를 썼다. 가장 감사한 것도 있다. 내 길을 간 시간들. 보이지 않아도 핵심 기술을 쌓은 시간들. 후배를 자극으로 받아들인 시간들. 그 시간들이 복리로 쌓여,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인사고과에서 동료가 나보다 높은 등급을 받던 날. 그날의 억울함은 기억난다. 하지만 그날 내가 한 선택도 기억한다. 보이는 일을 좇지 않고, 보이지 않는 깊이를 택했다. 돌이켜보니 그것이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
당장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
첫째, 어제의 나와 비교하기. 동료와 비교하고 싶을 때, 질문을 바꿔라. "저 사람은 나보다 나은가?" 대신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나아졌는가?"
둘째, 동료의 성공 축하하기. 누군가 좋은 성과를 냈다면, 진심으로 축하하라. "축하해요. 정말 잘했네요." 처음엔 어색해도, 계속하면 진심이 된다.
셋째, 정보 하나 공유하기. 당신이 알고 있는 유용한 정보 하나를 팀에 공유하라. 독점이 아니라 공유가 진짜 경쟁력이다.
이 세 가지를 한 달만 해보라.
당신의 경쟁은 비교가 아닌 성장이 될 것이다.
⏺️ 오늘의 질문: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나아졌는가?"
동료와 비교하지 마세요.
어제의 당신과 비교하세요.
매일 자기 전, 오늘 배운 것 1가지를 적어보세요.
1년 후, 당신은 365개의 성장을 기록하게 됩니다.
PART2. 관계의 황금률: 경쟁자와 공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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