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짠맛 나는 독점(Monopoly)

by 연구소장

전쟁의 먼지가 가라앉은 한단성에는 기묘한 활기가 돌았다. 죽음의 공포가 지나간 자리에 돈의 욕망이 들어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강무가 예고한 '천하 상회'의 지분 배당 소식에 귀족들은 눈에 불을 켜고 전당포와 시장을 드나들었다.


하지만 그 소란스러운 바깥세상과 달리, 강무의 거처인 서원(西院) 부엌에서는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자, 다들 비키세요! 뜨거운 국물 들어갑니다!"


활기찬 목소리와 함께 부엌문을 박차고 나온 것은 향희였다. 그녀는 평소의 우아하고 정적인 공주님 차림이 아니었다. 거추장스러운 소매를 걷어붙이고, 앞치마를 질끈 동여맨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수수한 차림새가 오히려 그녀의 육감적인 매력을 극대화하고 있었다. 허리띠를 꽉 조여 매자 잘록한 허리 라인이 도드라졌고, 그 위아래로 풍만한 가슴과 골반이 빚어내는 굴곡은 숨이 막힐 듯했다. 움직일 때마다 얇은 옷감 위로 드러나는 실루엣은 고전적인 단아함보다는, 마치 껍질을 막 벗겨낸 과일처럼 싱그럽고 도발적이었다.


"향희 낭자, 이게 무슨 냄새입니까? 천하에 없는 진미 같습니다."


마당에서 화살촉을 다듬던 모소가 코를 킁킁거리며 물었다.


향희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솥뚜껑을 열었다.


"전쟁 치르느라 다들 얼굴이 반쪽이 됐잖아요. 내 고향에서 먹던 보양식을 좀 준비했죠. 이름하여 '패왕별희탕(覇王別姬湯)'! 자라와 닭을 넣고 푹 고아낸 거예요."


그녀는 국자를 휘저으며 생글생글 웃었다. 전형적인 재기발랄한 성격(ENFP)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그녀에게 난세의 비극은 잠시 접어두고, 당장 내 사람들을 먹이고 기운을 북돋아 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


집무실에서 장부와 씨름하던 강무도 냄새에 이끌려 밖으로 나왔다.


"공주마마께서 직접 요리라니, 제나라 예법에 어긋나는 일 아닙니까?"


강무가 농담을 던지자, 향희는 짐짓 눈을 흘기며(하지만 입꼬리는 올라간 채) 대꾸했다.


"어머, 선생. 제가 공주였던 게 언제 적 일인데요? 지금은 천하 상회의 '수석 홍보 이사'이자, 이 집안의 '주방장'이라구요. 그리고 예법이 밥 먹여 주나요? 맛있으면 그게 법이죠!"


그녀는 강무의 팔을 자연스럽게 잡아끌어 식탁에 앉혔다. 남녀유별이 엄격한 시대였지만, 그녀의 스킨십에는 묘하게 사람을 무장 해제시키는 순수함과 열정이 있었다.


식탁에는 위무기 장군과 모소, 그리고 서 집사까지 둘러앉았다.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한솥밥을 먹는 것, 이것이 강무가 추구하는 '수평적 조직 문화'였다.


"자, 장군님도 어서 드세요. 이거 드시고 힘내서 위나라 놈들 혼쭐내줘야죠."


향희가 위무기의 그릇에 닭다리를 턱하니 올려주었다. 무뚝뚝한 위무기조차 그녀의 살가움에 얼굴을 붉히며 헛기침을 했다.


"허험, 낭자의 솜씨가…… 궁중 수라간 상궁보다 낫구려."


국물 한 숟가락을 뜬 강무의 눈이 커졌다.


"이건……."


단순한 고기 국물이 아니었다. 깊고 진한 맛 뒤에 혀를 감도는 감칠맛이 폭발했다.


"맛이 어떻습니까, 선생? 제 요리 실력이 전략 짜는 실력보다 낫죠?"


향희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마치 칭찬을 갈구하는 강아지처럼) 강무를 바라보았다. 강무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합니다. 이건 데이터로 분석이 안 되는 맛이군요. 비결이 뭡니까?"


"비결이요? 음…… 사랑과 정성? 농담이고요, 사실 소금을 좀 특별한 걸 썼어요."


"소금?"


"네. 예전에 제나라 왕실에서만 쓰던 '자염(煮鹽)'이에요. 바닷물을 끓여서 만든 건데, 일반 소금보다 덜 짜고 단맛이 나거든요. 피난 올 때 제가 비상금 대신 챙겨온 거예요."


강무의 젓가락질이 멈췄다.


'소금…….'


그의 머릿속에서 거대한 톱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장부의 숫자들이 빠르게 재배열되었다.


춘추전국시대, 소금은 생필품이자 권력이었다. 사람은 소금 없이는 살 수 없다. 하지만 내륙 국가인 조나라나 진나라는 질 좋은 소금을 구하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소금은 바다를 낀 제나라(위무기의 고향)에서 생산되었다.


강무는 향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낭자. 방금 엄청난 사업 아이템을 주셨습니다."


"네? 닭고기 국물이요?"


"아뇨. 소금입니다. 낭자가 가진 그 '미각'과 제나라의 '자염' 기술. 이걸 결합하면……."


강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우리는 총칼 없이도 6국의 목줄을 쥘 수 있습니다."


식사가 끝나자마자 강무는 긴급 임원 회의를 소집했다.


장소는 밥상머리, 참석자는 방금 닭고기를 뜯던 멤버들이었다.


"우리는 이제부터 '소금 전쟁'을 시작합니다."


강무가 선언했다.


"소금 전쟁이라니요?"


위무기가 이쑤시개로 이를 쑤시며 물었다.


"지금 천하에 유통되는 소금은 대부분 품질이 조잡한 암염(바위 소금)이거나, 흙이 섞인 저급한 해염입니다. 쓰고 떫은맛이 나죠. 하지만 방금 향희 낭자가 쓴 자염은 다릅니다. 이걸 맛본 귀족들은 다시는 저급한 소금을 먹지 못할 겁니다."


강무는 지도를 펼쳐 제나라 해안가를 가리켰다.


"위무기 장군. 장군의 고향인 제나라 해안가에는 아직 전쟁으로 파괴되지 않은 염전들이 있을 겁니다. 장군의 인맥을 이용해 그곳의 염부(소금 만드는 장인)들을 스카우트해 오십시오."


"염부들을 데려오라니, 그들이 조나라까지 오겠소?"


"돈을 10배 주면 옵니다. 그리고 '신분 해방'을 약속하십시오. 제나라에서 천민 취급받는 그들에게, 조나라 천하 상회의 '기술직 정직원' 대우를 해주는 겁니다."


강무는 모소에게 고개를 돌렸다.


"모소. 자네는 공방의 생산 라인을 개조해야 해. 무기만 만들 게 아니라, 대형 가마솥과 여과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바닷물을 끓여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도 99%의 하얀 소금을 대량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소, 소금을…… 대량 생산요?"


"그래. 일명 '백설(白雪)' 프로젝트다."


마지막으로 강무의 시선이 향희에게 머물렀다. 그녀는 흥미진진하다는 듯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저는요? 저는 뭐 하면 돼요? 소금 장수라도 할까요?"


"아뇨. 낭자는 소금을 파는 게 아닙니다. '문화'를 파셔야 합니다."


"문화요?"


"네. '이 소금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왕족들만 먹던 뷰티 & 헬스 아이템이다'라고 포장하는 거죠. 피부 미용에도 좋고, 양치할 때 쓰면 입 냄새도 없어진다고 소문을 내십시오."


강무는 씨익 웃었다.


"낭자의 그 화려한 언변과…… 매력적인 자태를 십분 활용해서, 한단의 사모님들에게 '백설 소금'을 잇템(It-item)으로 유행시키는 겁니다."


향희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오호라, 명품 마케팅이군요? 그건 제가 전문이죠. 한단의 귀부인들, 제 손바닥 안이에요."


한 달 후.


조나라 시장에는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다.


'천하 상회'의 간판을 건 가게 앞에 귀족 부인들의 하인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금도 비단도 아닌, 하얀 가루가 담긴 작은 항아리였다.


"이게 그 '백설' 소금이라며?" "향희 낭자가 이걸로 세수를 해서 피부가 저렇게 곱다더라." "맛도 기가 막히대. 쓴맛이 하나도 없고 달다던데?"


모소가 설계한 대형 정제 시설 덕분에, 천하 상회는 고품질의 소금을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강무는 시장에 물량을 한꺼번에 풀지 않았다.


[공급 조절(Supply Control)을 통한 가격 방어.] [한정 판매(Limited Edition) 전략.]


"오늘 판매량은 100항아리뿐입니다! 1인당 1개 구매 제한!"


서 집사가 가게 앞에서 목청을 높였다.


"여기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내놔!" "내가 누군지 알아? 평원군의 첩실이야!"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소금은 순식간에 동이 났고, 암시장에서는 정가의 10배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단순한 판매가 아니었다. '표준(Standard)'을 바꾸는 작업이었다. 한번 하얀 소금에 입맛이 길들여진 사람들은, 다시는 누런 흙 소금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혀가 기억하는 럭셔리의 맛. 그것은 가장 강력한 진입 장벽이었다.


한편, 이 소식은 진나라 함양(咸陽)의 여불위에게도 들어갔다.


승상부는 소금 장수들의 곡소리로 가득 찼다.


"승상! 조나라에서 들어온 백설 소금 때문에 우리 소금은 팔리지가 않습니다!" "가격도 우리보다 싼데 품질은 비교가 안 됩니다. 이대로 가다간 진나라 염전은 다 망합니다!"


여불위는 백설 소금을 한 꼬집 집어 맛보았다. 짜지 않고 감칠맛이 도는, 순수한 결정체였다.


"허허…… 강무 이놈. 무역 전쟁을 선포하더니, 첫 타깃이 미각(味覺)이었나."


여불위는 이 사태의 심각성을 본능적으로 감지했다. 식탁을 지배하는 자가 경제를 지배한다. 조나라가 소금 유통망을 장악하면, 진나라의 자금은 조나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막아야 한다. 조나라 소금의 수입을 금지하라."


여불위가 명령했다.


"하오나 승상, 이미 귀족들과 백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너무 높습니다. 억지로 막으면 민란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진시황 전하께서도 수라상에 이 소금만 올리라고 하명하셨습니다."


"……뭐라고? 대왕께서도?"


여불위는 이마를 짚었다. 상품 경쟁력에서 완패했다. 정치 권력으로도 막을 수 없는 '소비자의 욕구'를 강무가 쥐고 흔들고 있었다.


그때, 첩자가 들어와 보고했다.


"승상, 조나라에서 새로운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천하 상회가 소금뿐만 아니라 '철기(鐵器)'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고 합니다."


"철기?"


"예. 모소라는 장인이 새로운 제련법을 개발했는데, 기존의 무쇠보다 강도는 높고 무게는 절반인 농기구와 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답니다."


여불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소금은 사치품이지만, 철은 국가의 근간이다. 이것마저 뺏기면 진나라는 종이 호랑이가 된다.


"강무. 선을 넘는군."


여불위는 붓을 들어 서신을 썼다. 수신인은 위나라로 도망친 신릉군이었다.


[적의 적은 나의 친구. 강무를 제거하기 위해 우리가 다시 손을 잡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소. 이번에는 군대가 아니라 '자객'이 필요하오.]


조나라 한단, 천하 상회의 본점.


강무는 산더미처럼 쌓인 금괴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소금 사업의 순이익(Net Profit)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 자금이면 모소의 공방을 확장하고, 6국의 도로망을 정비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가능했다.


"선생,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닙니까?"


위무기 장군이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진나라가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소금 수출을 빌미로 전쟁을 다시 걸어오면 어쩝니까?"


"전쟁이요? 못 합니다."


강무는 단호하게 말했다.


"왜 못 합니까?"


"우리가 소금 수출을 끊으면, 진나라 군대는 '소금 부족'으로 전투력을 상실하거든요. 사람은 염분이 부족하면 근육 경련이 오고 탈진합니다. 진나라 보급관들도 그걸 알기에 우리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전략 물자 무기화'**였다.


그때, 집무실 문이 열리고 향희가 들어왔다. 그녀는 오늘도 화사한 비단옷을 입고 있었는데, 평소보다 표정이 밝지 않았다.


"선생. 시장 분위기가 좀 이상해요."


"이상하다니요?"


"소금을 사 가는 사람들 중에…… 눈빛이 험악한 자들이 섞여 있어요. 장사꾼이 아니라 살수(殺手) 냄새가 나는 자들이요."


향희의 직감은 예리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왕실에서 암투를 보고 자랐기에 살기를 감지하는 촉이 발달해 있었다.


강무는 장부를 덮었다.


"여불위가 움직이기 시작했군요. 정면 승부가 안 되니 암수를 쓰려는 겁니다."


"어쩌죠? 호위 병력을 늘릴까요?"


"아뇨. 그들이 원하는 건 제 목숨이지만, 제가 원하는 건 그들의 '배후'를 밝혀내는 겁니다."


강무는 향희에게 다가갔다.


"낭자. 오늘 밤 저와 데이트 좀 하시죠."


"네? 데이트요? 이 상황에요?"


향희의 볼이 발그레해졌다.


"미끼가 필요하거든요. 아주 탐스럽고 화려한 미끼가."


그날 밤, 한단의 번화가.


강무와 향희는 호위병도 없이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향희는 화려한 장신구와 몸매가 드러나는 옷차림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강무 역시 비싼 비단옷을 입고 여유롭게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돈자랑하러 나온 부자 커플'이었다.


"선생, 정말 괜찮은 거예요? 등 뒤가 따가워 죽겠어요."


향희가 강무의 팔짱을 끼며 속삭였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강무의 팔에 닿았다. 긴장감 때문인지 그녀의 체온이 평소보다 높게 느껴졌다.


"괜찮습니다. 낭자의 연기력만 믿으십시오."


강무는 태연하게 노점상을 구경했다. 하지만 그의 [인사이트 아이]는 군중 속에 숨은 붉은 점들을 포착하고 있었다.


[암살자 A: 거리 10보, 단검 소지.] [암살자 B: 지붕 위, 쇠뇌 조준 중.] [위험도: 즉사(Instant Death) 가능성.]


어둠 속 골목길로 들어서는 순간.


슉-!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지붕 위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쏟아져 내렸다.


"죽어라, 강무!"


서슬 퍼런 칼날이 강무의 목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향희가 비명을 지르려는 찰나, 강무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바닥으로 굴렀다.


"지금이다!"


강무의 외침과 동시에, 골목길의 담벼락이 무너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중무장한 위무기의 결사대가 튀어나왔다.


"한 놈도 놓치지 마라!"


함정이었다. 강무는 자신을 미끼로 암살단 전체를 유인해 '일망타진'하려 한 것이다.


챙! 채챙!


좁은 골목길에서 난전이 벌어졌다. 위무기의 병사들은 모소가 만든 신형 방패와 검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암살자들의 단검 따위는 튕겨 나갔다.


강무는 향희를 안은 채 구석으로 피했다. 그의 품에 안긴 향희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네…… 놀라긴 했지만, 선생이 안아줘서 그런지 하나도 안 무섭네요."


이 와중에도 농담을 던지는 그녀의 대담함에 강무는 헛웃음을 지었다.


"낭자는 정말…… 예측 불가능한 분이군요."


"그게 제 매력이죠."


향희가 강무의 옷깃을 잡으며 눈을 맞췄다. 달빛 아래, 그녀의 눈동자가 깊고 젖어 있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피어나는 아드레날린은 묘한 흥분을 동반했다.


상황이 정리되고 위무기가 다가왔다.


"선생. 놈들을 제압했습니다. 몇 놈은 자결했지만, 생포한 놈이 하나 있습니다."


"누가 보냈는지 불더냐?"


"위나라 억양을 쓰고 있습니다. 신릉군이 보낸 '흑영'입니다."


"신릉군이라…… 역시 그자가 여불위의 칼이 되었군요."


강무는 옷을 털고 일어났다.


"감히 내 소금 사업을 방해하고, 내 파트너(향희)를 위협해? 이건 비즈니스 매너 위반이다."


강무의 눈에 살기가 스쳤다.


"신릉군. 네놈에게 두 번째 청구서를 보내야겠군. 이번엔 돈으로 해결되지 않을 거다."


강무는 향희의 손을 잡았다.


"갑시다, 낭자. 맛있는 야식을 먹으러 가야죠. 미끼 역할을 훌륭히 해냈으니 보너스를 드려야겠습니다."


"야식? 좋아요! 이번엔 제가 아니라 선생이 사는 거죠?"


향희가 팔짱을 더 꽉 끼며 웃었다. 피비린내 나는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은, 마치 연인처럼 다정해 보였으나 그들의 발걸음은 더 거대한 복수를 향하고 있었다.


(11화 끝)


[용어 설명]


자염 (煮鹽): 바닷물을 끓여서 만든 소금. 햇볕에 말리는 천일염보다 만들기 어렵지만 불순물이 적고 맛이 좋다. 강무는 이를 '럭셔리 상품'으로 포지셔닝했다.


전략 물자 (Strategic Materials): 전쟁 수행이나 국가 생존에 필수적인 물자. 강무는 소금을 단순한 식료품이 아닌, 적국의 목줄을 죄는 무기로 활용했다.


전환사채 (Convertible Bond): 일정 기간 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 강무는 국가 부채를 갚는 대신, 귀족들에게 무역 회사의 지분을 주어 그들을 운명 공동체로 만들었다.


포모 (FOMO): 'Fear Of Missing Out'.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불안해하는 심리. 귀족들이 주식 전환을 서두르게 만든 원동력.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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