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고미 Sep 02. 2021

비건으로 살아가며 힘든 점이 있다면?

비건지향 비고미의 이야기


"비건으로 살아가며 힘든 점이 있다면?"


비건을 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비건으로 살아가며 힘든점이 있는가 하는 질문이었다.

지금까지 비건을 지향한다는 이유로 사람에게 상처받거나 상황적으로 크게 힘들었던 적은 없었지만,

내가 바꿀 수 없는 부분들에서는 약간의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1. 회식, 모임

비건이 되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여럿이 모이는 모임이나 회식자리였다. 아직까지 회식이나 모임 자리에서 고기가 빠질 수 없다는 프레임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여럿이 모이는 자리에서 나 하나를 고려해 모두가 채식 식당을 선택할 수는 없기에 굳이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나로 인해 모두가 '그럼 뭘 먹어야 하지' 라는 고민과 불편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기 대신에 다른 식당과 메뉴에 대한 선택지를 제안하기도 한다. 

그리고 식당에 가게 되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채식에 가까운 메뉴를 선택한다.

육수 대신 맹물 조리로 부탁드리거나, 뺄 수 있는 동물성 재료를 제외해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2. 사람들의 시선 

가족, 친구들처럼 가까운 관계에서는 비건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가깝고도 먼 사이의 사람들에게는 비건을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 망설여진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부터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건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에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거부감이나 강요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비건을 지향하는 이유는 나의 건강부터 환경, 동물권, 그리고 지구를 지키기 위한 일이기에 어디서부터 설명하면 좋을지,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지 질문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망설여지곤 한다.  

시간이 갈수록 비건을 지향하는 이유에 대해 말하는 것이 조금 더 조심스러워지고 신중해진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를 설명하기에 앞서 비건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니.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비건을 소개하는 데에 있어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도 깊어질 것 같다. 


3. 외식

한국에서 비건으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바로 이 부분 때문일 것이다. 사실 집에서는 내가 원하는 대로, 넣고 싶은 재료를 넣어서 요리할 수 있지만 식당을 가게 되는 순간 동물성 식재료가 많이 사용되기에 이를 배제하고 먹을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많은 식당들에서 비건 옵션 메뉴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면, 한국에서는 비건 식당을 직접 검색해서 찾아가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점차 비건시장이 커지고, 프랜차이즈 매장이나 마트에서도 채식 제품이 입점되는 것을 보면서 채식 문화가 확산되어지고 있다는 것이 체감되는 요즘이다. 앞으로 10년 뒤의 한국에도 채식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아 식당에서 자연스럽게 비건 메뉴를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비건 #채식주의자 #비고미 #비건지향 #채식

작가의 이전글 안녕, 비고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