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월 24일, 비고미 베이커리 사장님이 되었다. 그토록 꿈꿔왔던 나의 가게, 비건 베이커리를 오픈하게 된 감격스러운 날이다.
오픈 후 6개월이 되어가는 시점, 하반기를 맞이하며 어떻게 비건 베이커리를 운영해왔는지 나만의 기록과 정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스스로의 질문에 답하며 앞으로도 어떻게 하면 비고미 베이커리를 잘 운영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공간을 운영하기 전의 고민과 생각
Q. 비고미 베이커리를 오픈하기 전 어떤 고민과 생각을 했어?
A. 아주 많은 걱정과 고민의 연속이었지. 가장 큰 고민이었던 세 가지를 이야기하자면 위치, 콘텐츠, 메뉴에 대한 고민이었어.
1. 위치
비고미 베이커리는 용문시장의 한 골목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데,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르기에 어려운 위치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이 공간으로 손님들을 모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어. 더군다나 ~리단길 처럼 핫플레이스가 아닌지라 정말 이 공간만을 보고 찾아와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이 공간을 알리고 소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막막함이 컸던 것 같아.
2. 콘텐츠
공간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힘은 콘텐츠가 가장 강력하다는 생각을 했어. SNS의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콘텐츠를 접하며 살고 있고,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만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콘텐츠를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지, 어떤 사람들이 나의 콘텐츠를 좋아할지를 고민했고, 이 콘텐츠를 보고 누가 찾아올지 페르소나를 그렸어. 실제로 나의 콘텐츠를 소비했던 사람들이 손님이 되어 가게에 찾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결국 꾸준히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어.
3. 메뉴
많은 카페와 베이커리가 있지만, 우리 가게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직접 만든 비고미 캐릭터를 쿠키커터로 제작해 비고미 쿠키를 만들었고, 반응이 좋아지자 작은 모양의 비고미 쿠키틀, 그리고 빼꼬미 쿠키 틀까지 만들게 되었어. 내가 직접 만든 캐릭터이기 때문에 다른 가게에서는 만날 수 없는 메뉴이니까. 특별한 쿠키를 만나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서 어떤 가게든 가게만의 색깔이 녹아있는 시그니처 메뉴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는 걸 한번 더 느끼게 되었지. 실제로도 비고미 쿠키와 빼꼬미 쿠키가 가장 인기가 좋아.
비고미 베이커리의 시작
Q. 가게 이름은 왜 비고미 베이커리야?
A. 직관적이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을 짓고 싶었어. 내가 만든 캐릭터 비고미가 곧 나를 투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고미가 만드는 빵'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비고미 베이커리로 짓게 되었어.
A. 비고미는 비건지향 곰돌이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야. 비건을 처음 시작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이 정보를 찾는 것이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그림으로 정보를 담는 아카이빙 계정을 운영하고 싶어서 시작했었어.
지금은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 5천명의 팔로워가 있는 계정으로 성장했어.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이야.
Q. 곰으로 특별히 정한 이유가 있어?
곰은 잡식동물인데,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잘 먹었던 곰돌이가 어느 날 바람을 타고 날아온 초록색 잎(비건)을 만나게 되면서 비건지향 곰돌이가 되었다는 스토리를 갖고 있어.
비고미의 이야기지만, 나의 이야기이기도 해. 나도 비건을 지향하기 전에는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먹었었거든. 하지만, 초록색 잎 (비건)을 만나게 된 후 식습관부터 삶의 전반적인 생활 습관까지 변화하게 되었어. 이러한 나의 모습을 친근하고 귀여운 비고미의 콘텐츠에 담아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비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
Q. 비건 베이커리 창업에 계기가 있어?
A. 사실, 내가 비건을 지향하기 전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 디저트였어. 케이크, 쿠키, 빵 모두 좋아했었지. 맛있는 디저트를 찾아 카페투어를 다니는 게 내 취미였거든. 하지만 비건을 지향하게 되면서 우유, 계란, 버터 등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 비건빵을 접하게 되었어.
지금까지 먹어왔던 디저트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담백하고 속이 편안한 비건빵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비건 베이킹을 공부하기 시작했어.
내가 좋아하는 빵을 직접 만드는 일이 즐겁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되었어. 언젠가 비건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고, 좋은 기회를 만나 지금 그 꿈을 이루어가고 있는 과정 중에 있어!
Q. 비고미 베이커리를 어떤 공간으로 운영하고 싶어?
퇴근 길,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가는 길에 편하게 들를 수 있는 디저트 가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장 컸어. 형형색색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담 없이 자주 찾을 수 있는 편안한 디저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의 메뉴들이 된 것 같아. 메뉴 라인업도 날마다 조금씩 달라져서 오늘은 어떤 빵이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공간에 놀러 오셨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