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생 손윤우 관찰일기 1막 2장_생후 11일에서 20일까지
2018년 오전 11시 56분
왕십리 호아맘산부인과
3.1kg B형 남아 손윤우 탄생
2018년 6월 11일, 생후 11일
오늘은 출산 후 처음으로 윤우의 검진을 받으러 가는 날이다. 출산을 했던 산부인과는 소아과와 함께 있는 곳이라 산후검진과 함께 받을 수 있었다. 출생 후 황달이나 남아의 경우 생식기에 이상이 없는지 검사를 해주셨다. 다행히 별 이상이 없었고 윤우도 자기가 태어난 곳을 아는지 울지 않고 검진을 무사히 마쳤다. 아직 시력이 완전히 있진 않겠지만 무언가를 응시하는 듯한 표정이라 초첨책을 아기 침대에 올려주었다. 모빌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았다.
2018년 6월 12일, 생후 12일
보통 여름 아기는 태열이 잘 발생한다고 하는데 윤우는 다행히 그렇진 않다. 꽁꽁 싸매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너무 더운 오후에는 에어컨을 잠시 켜놓고 온도가 28도를 넘지않도록 26도 선에서 조정을 하고 있다. 여전히 딸꾹질은 많이해서 딸국질을 하면 베냇저고리와 함께 구입했던 모자를 잠시 씌워둔다. 신기하게도 잠시 뒤 딸꾹질이 멈춘다. 반려견 바닐라가 근처에 가면 조그마한 눈으로 바라본다.
2018년 6월 13일, 생후 13일
요새는 거의 엎드려 재우고 있다. 낮에는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질식의 위험을 피하면서 엎드려 재웠을 때의 장점인 모로반사 없는 수면을 취할 수 있다. 아직은 두상이 매일 바뀌는 시점이기에 방향을 바꿔가며 엎드려 재워본다. 거의 모든 아이의 옷과 용품을 다 물려받은터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용품을 구입했다. 좀 더 둥근 모양의 공갈 젖꼭지와 양말로 손싸개를 대신하던 게 미안해 손싸개를 구입했다. 아직 많이 크지만 내복도 입혀본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 뉴나 바운서를 태운다. 아이에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엄마 뱃 속에 있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2018년 6월 14일, 생후 14일
윤우가 태어난지 2주가 지났다. 이제야 좀 사람같은 느낌이다. 아직 발등의 태지는 다 벗겨지지 않고 남아있지만 눈도 제법 커지고 표정도 다양하진 편이다. 키도 점점 커져서 어느새 아기침대 가로의 끝에 다가가고 있다. 정수리 두상의 뾰족햇던 부분도 많이 들어가고 넓적한 얼굴이 조금씩 동그스름해졌다. 사실 2주동안의 아이는 약간 고구마 같았는데 이제야 피부색도 조금씩 연해지는 것 같다.
2018년 6월 15일, 생후 15일
평소 아이는 아이방에서 케어하지만 낮 시간 동안은 내 침대에 눕혀 시간을 보낸다. 그럴 때면 반려견 바닐라도 옆에 자리를 잡고 낮잠을 청한다. 자기 방과 온습도가 다른 걸 아는지 내 방에 오면 눈과 입을 뻐끔거리며 이리저리 쳐다본다. 유축한 모유와 분유를 다 잘 먹어줘서 건강히 잘 자라고 있는 것 같다.
2018년 6월 16일, 생후 16일
햇살에 비치는 윤우의 머리카락이 연한 갈색인 것을 보았다. 문득 어릴 적 내 사진이 떠올랐다. 머리카락 색은 나를 닮았구나. 아직 대천문 쪽 머리카락은 많이 자라지 않았지만 오늘은 나를 보며 샐쭉하게 웃어주었다. 눈을 치켜뜨면 이마 쪽에 주름이 생기곤 하는데 시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여전히 손발은 버둥버둥 대고 있다.
2018년 6월 17일, 생후 17일
윤우의 침대에 홈캠을 달았다. 수면에 방해가 될까봐 카메라를 두고 혼자 푹 잘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자기 전 쪽쪽거리며 빨던 공갈젖꼭지가 떨어져 뺨을 눌리는 모습이 귀여웠다. 옆으로 재우면 자주 손을 파닥거리면서 뒤척이곤 한다. 그래도 옆통수를 눌러주며 재우는 것에 습관이 든 것 같다.
2018년 6월 18일, 생후 18일
잘 먹고 잘 자서 그런지 어느새 턱이 2개가 되었다. 몸무게도 제법 나가는 것 같은데 아기체중계가 없어서 정확하진 않다. 낮에는 거실에 눕혀두고 내가 읽던 책을 읽어주곤 한다. 내용에 대한 이해보다도 엄마의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는 게 좋다고 해서 독서도 할겸 짧게 읽어주고 있다. 왼쪽 눈 위의 연어반은 울고 나면 더 빨갛다. 언제 없어지려나 궁금하다.
2018년 6월 19일, 생후19일
엄마의 게으름은 평화로운 육아법을 찾는다. 물다가 놓치는 쪽쪽이를 고정하기 위해 수건을 둘둘말아 머리끈으로 묶은 뒤 입 앞으로 고정시킨다. 그러면 자는 동안 떨어뜨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수면을 취한다. 이 때 양 팔도 바지 않으로 넣어준다. 모로반사 때문에 속싸개와 스와들업을 쓰는 엄마들이 많은데 이 방법이 가장 좋다고 말해주고 싶다. 길다랗던 뒷통수는 많이 짧아지고 있다. 이마도 점점 영역을 찾아가고 있다.
2018년 6월 20일, 생후 20일
아이는 웃는 모습이 가장 예쁘지만 울 때 가장 귀엽다. 이 순간을 놓치기는 싫다. 못생겼지만 예쁜 건 자식뿐일 것이다. 오늘은 딸꾹질을 하면서 울길래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이마의 주름은 시아빠로부터 온 것이 확실해졌다. 유축량이 꽤 되어서 남는 모유는 얼려두고 있다. 모유수유를 일찍 끊을 예정이라 나중에는 얼린 모유를 먹어야 할 것 같다.
하루에 수십장 아이의 사진을 채워진다. 사진과 영상으로 남은 아이를 텍스트로 다시 기억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의 신체발달과 행동발달에 대한 엄마의 관찰을 주관적으로 써내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