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생 손윤우 관찰일기 1막 3장_생후 21일에서 30일까지
2018년 오전 11시 56분
왕십리 호아맘산부인과
3.1kg B형 남아 손윤우 탄생
2018년 6월 21일, 생후 21일
윤우는 누워 있는 것보다 상체가 좀 더 들려있는 자세를 좋아하는 것 같다. 유축으로 쓰지 않는 수유쿠션을 등에 기댈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시기에는 자주 안아주면 손을 타서 아이가 안아달라고 울며 보챌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눕힌채로 놀게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인지 윤우는 바닥히 눕혀 우유를 먹이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다. 원래 쪽쪽이는 생후 4개월까지만 쓰는 거라고 한다. 근데 이 시기에 쪽쪽이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돌 이후에도 쓴다고 한다.
2018년 6월 22일, 생후 22일
드디어 삼칠일이 지났다. 예전엔 삼칠일까지 산모와 아기는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면역력을 생각한 선조들의 지혜겠지만 살이 덜 빠진 산모와 고구마처럼 생긴 아이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오늘은 신생아 시기의 손과 발의 모형을 본 뜨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너무 어릴 때보다는 3~4주차 때 하는 것이 예쁘다고 한다. 다행히 윤우가 자는 동안 15분 정도 진행이 되어 모양이 잘 나올 것 같다. 이 작은 손에도 손톱이 있고 지문이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2018년 6월 23일, 생후 23일
초기에는 뉴나 바운서를 어지러워할까 걱정이었는데 요즘은 바운서를 태워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산후도우미께서 뉴나보다 피셔프라이스 바운서를 써보라고 권해주셨다. 주변의 도움으로 피셔프라이스 바운서를 얻었고 태워보았는데 자지러지게 울던 윤우가 울음을 그쳤다. 바운서에 앉은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이름을 불러준다. 하품을 하고 손발을 버둥댄다. 요즘 윤우를 엎드려 놓으면 양 손을 짚고 고개를 들려고 한다. 엄청 힘들어 하면서도 고개를 돌리는 힘을 기르고 있다.
2018년 6월 24일, 생후 24일
아이가 우리 부부의 침대나 개어둔 이불에 올려두면 포근해 하는 것 같아 알레르망 아기이불 세트를 구입했다. 뭔가 푹신하면서 바스락거리는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불은 접어서 윤우의 침대처럼 거실에 잠시 둘 때 쓰곤한다. 베게는 바운서에 끼우고 눕혔더니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출산 첫 날 병원 유리창으로만 보시고 한번도 안아보지 못하신 시댁과의 영상통화를 해본다. 얼른 오셔서 손주를 안아보는 기쁨을 누리셨으면 좋겠다.
2018년 6월 25일, 생후 25일
아이와 셀카를 시도해본다. 아직 목에 힘이 없어서 축 쳐진 모습이지만 제법 자기 목을 이기려는 모습이 귀엽다.짧은 머리지만 아이가 엄마의 머리카락을 간지러워 할까봐 묶고 있는 편이다. 손톱고 가장 짧게 깎고 틈만 나면 화장실에서 손을 깨끗이 씻는다. 이제야 좀 회음부의 통증도 덜해서 아이를 보는게 수월해진 것 같다. 얼른 커서 셀카 많이 찍자 아들.
2018년 6월 26일, 생후 26일
다가올 윤우의 50일을 위해 어떤 사진을 남길까 고민했다. 엄마표 셀프 촬영을 해주고 싶다. 윤우는 성장앨범을 신청해두지 않아서 100일과 돌사진을 제외하고는 엄마표로 해볼 생각이다. 모바일로 언제든지 아이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둘 수 있으니 컨셉사진은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아직도 정수리쪽 머리카락이 많이 자라지 않아 50일 때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벌써 걱정해본다.
2018년 6월 27일, 생후 27일
월드컵이 한창이지만 엄마는 정신이 없다. 아이는 생각보다 자주 운다. 여전히 난 배가 고파서 우는 건지 기저귀를 갈고 싶어서 우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시간이 되어 분유와 모유를 먹이고 수시로 기저귀를 갈아줄 뿐. 아직 소변량이 많지 않지만 습진이나 발진때문에 자주 갈아주다보니 하루에 기저귀를 12~15개를 쓰는 것 같다. 이래서 옛날부터 아버지가 기저귀값 벌러간다는 이야기가 나온 모양이다.
2018년 6월 28일, 생후 28일
오늘따라 윤우가 하얗게 보인다. 엄마아빠를 닮아 피부색은 하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신생아의 빨간 피부가 한달은 되어서야 돌아오는 것 같다. 여전히 머리카락은 정수리 쪽이 잘 자라지 않고 하품과 딸꾹질을 수시로 한다. 한 주 사이에 모유 유축량이 반으로 줄었다. 윤우가 먹는 양이 늘고 있어서 이젠 얼려둘 양이 얼마 없다. 다행히 분유를 잘 먹어주어서 모유수유를 오래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2018년 6월 29일, 생후 29일
날씨는 무덥지만 너무 얇게 입힐 수는 없어서 손싸개와 양말은 꼭 해둔다. 이 시기의 엄마들은 태열 때문에 고생한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리곤 하는데 윤우가 엄마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 목욕은 하루 한 번 물로만 하는데 윤우는 물을 좋아하는지 물 속에 들어가면 표정이 안정적이다. 목욕 후 바운서에서 자는 잠은 꿀맛일 것이다.
2018년 6월 30일, 생후 30일
태어난지 한 달을 채운 윤우. 울음 소리가 정말 응애응애 하고 우는 것 같다. 오히려 신생아때보나 눈물은 덜 흘리는 것 같다. 분유를 먹일 때 숨을 쉬며 먹는 모습도 너무 귀엽다. 눈썹이 없는 모나리자 윤우. 한 달 동안 무럭무럭 자라느라 고생이 많구나.
하루에 수십장 아이의 사진을 휴대폰에 채워진다. 사진과 영상으로 남은 아이를 텍스트로 다시 기억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의 신체발달과 행동발달에 대한 엄마의 관찰을 주관적으로 써내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