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생 손윤우 관찰일기 1막 4장_생후 31일에서 40일까지
2018년 오전 11시 56분
왕십리 호아맘산부인과
3.1kg B형 남아 손윤우 탄생
2018년 7월 1일, 생후31일
거실에 나와 윤우에게 창밖의 풍경을 보여줬다. 보이는 거라곤 맞은편 아파트지만 그래도 바깥 풍경이 궁금할 것 같았다. 피셔프라이스 바운서에 앉아 큰 하품을 하는 윤우. 나를 보더니 새카만 눈을 깜빡깜빡 거린다. 그러다 이내 잠이 들었는데 좋은 꿈을 꾸었는지 상큼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얼굴에 좁쌀여드름 같은 것이 좀 난 것 같다. 더워서 그런가 싶어 다시 시원하게 해뒀다.
2018년 7월 2일, 생후32일
윤우의 이름으로 기부를 시작하고 싶어 몇 군데를 살펴보았다가 굿네이버스 사이트에 윤우만큼 어린 아이의 사진이 있었다. 저소득 가정 육아지원 캠페인이었다. 윤우의 이름으로 후원정보를 입력하니 몇 번이나 실명인증 정보가 정확하지 않다며 알럿이 뜬다. 결국 동물권단체 카라에 기부를 하기로 했다. 윤우의 이름으로 유기동물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직 목과 허리에 힘이 없지만 쇼파에 앉혀 보았다. 단 몇 초지만 제법 잘 앉아 있다. 한 달만에 기대어 앉기가 되다니. 귀여운 두 녀석들.
2018년 7월 3일, 생후33일
한 번 쇼파 앉기가 되니 낮에 한 번씩 앉혀 본다. 쇼파 옆으로 햇살과 바람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다. 의상까지 깔맞품을 해두니 더 귀엽다. 제법 살도 많이 올라 두 턱이 되었다. 조금 큰 소리가 나면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양 팔을 버둥거리며 나를 쳐다 본다. 이제 손등은 많이 하얗게 되었다.
2018년 7월 4일, 생후34일
시부모님이 올라오셨다. 처음으로 손주를 제대로 보시는 날이었고 아버님의 지난 환갑생파를 하는 날이기도 했다. 윤우가 태어났으니 선물을 필요없다고 하셨지만 예쁜 케잌을 준비했다. 사실 윤우는 아버님과 많이 닮아서 윤우를 바라보는 아버님을 보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윤우도 아는지 할아버지를 유심히 쳐다본다. 아직 작은 윤우를 어떻게 안아야 하냐며 조심스러워 하시다 싱글벙글 웃으신다.
2018년 7월 5일, 생후35일
쪽쪽이를 물고 자는 것을 좋아하는 윤우라 빠지지 않게 손수건으로 고정을 시켜준다. 팔은 여전히 바지 안 속으로 넣어 모로반사를 막아주고 있다. 윤우가 잠든 틈을 타서 길게 자란 손톱을 깎아주었다. 손싸개를 안할 땐 얼굴을 할퀴어서 금새 상처가 생기곤 했다. 엄마가 깎아주는 걸 아는지 자면서 손가락 쫙 펴보인다. 손톱가위 자르니 종이장을 자르는 것 같다. 잠에서 깬 윤우는 팔을 버둥대며 울어 댄다. "윤우야"하고 자주 불러주고 있다. 특별히 트림을 시켜주지 않아도 금방 잘한다. 울 때는 집이 떠나가라 운다. 그러면 바닐라가 따라 짖는다.
2018년 7월 6일, 생후36일
음악이 나오는 타이니 러브 모빌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하나은행에서 '사랑하는 우리 아이 첫번재 도장'이벤트에 응모했다. 벌써 통장과 도장을 만들다니. 오늘은 혓바닥을 낼름낼름 거리면서 논다. 먼 곳을 응시하며 이리 저리 구경을 한다. 내가 누운뒤 내 배위에 눕혀서 아이와 교감을 해본다. 엄마의 손가락을 꽉 쥐는 윤우의 정수리를 계속해서 뽀뽀를 해주었다. 오늘 친한 동생 유정이가 와서 윤우를 보았다. 처음보는 이모의 품에서 윤우는 맛있게 분유를 먹었다. 언제쯤 낯을 가리는 시기인지 궁금하다.
2018년 7월 7일, 생후37일
이제야 아이를 안는 엄마의 포스가 좀 나오는 것 같다. 목을 가눌 줄 알면 조금 더 편하겠지만 아직은 가벼운 시기니까 그렇게 힘들진 않다. 이제 80~100ml 정도의 분유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다. 누워서 먹이는 게 습관이 되어서 안아주는 것보다 눕혀놓으면 더 잘 먹는다. 이제 손을 쫙 펴고 놀기 시작했다. 주먹을 펼 줄 아니 손가락을 하나씩 접는 기술도 선보인다. 어제에 이어 오늘은 친한 동생 민지가 우리집에 왔다. 역시나 분유 체험을 시켜본다. 이모의 눈을 바라보며 윤우는 분유를 꿀떡꿀떡 잘 받아 먹는다.
2018년 7월 8일, 생후38일
나영언니네가 놀러왔다. 언니딸 소미는 작은 아기가 신기한지 윤우의 곁에서 계속 쳐다본다. 1년 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소미는 다 키운 느낌이다. 바닐라와 머리를 맞대고 낮잠을 자는 윤우를 바라보면 얼른 커서 바닐라와 소미누나랑 재밌게 놀았으면 하는 바람이 커진다. 오늘 처음으로 윤우 수영을 시작했다. 목 튜브를 물려받아 가재수건을 두르고 윤우를 탕 속에 띄워보았다. 물이 낯설지 않은지 윤우는 목욕탕 속을 둥둥 거리며 발헤엄을 친다. 즐거운 물놀이를 한 윤우는 꿀잠에 빠져들었다.
2018년 7월 9일, 생후39일
아이의 종아리를 자주 주물러 주면서 베이비 마사지를 한다. 아이와의 교감을 위해서 자주 만지는 게 좋다고 한다. 큰 하품을 하고 큰 방귀를 뀌는 아이 윤우. 울 땐 이마에 주름이 지는 아이 윤우. 엄마는 초췌함의 연속이지만 윤우가 귀여워 자꾸만 셀피를 남기게 된다. 입을 오물오물 거리는 모습이 귀엽다. 이젠 뾰족했던 머리 끝이 둥그스름해졌다. 엎드려 재우면서 고개를 잘 바꿔주니 두상이 점점 예뻐지는 것 같다.
2018년 7월 10일, 생후40일
양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면 배가 고픈건지 기저귀를 갈아달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오늘은 제1차 영유아검진이 있어 방문간호사가 집으로 오셨다. 키와 몸무게, 체온뿐만 아니라 엄마의 육아 스트레스도 체크를 하신다. 40일만에 한 뼘 더 자란 윤우. 벌써 몸무게도 4.74kg이 되어 태어났을 때보다 1.6kg이 더 자란 셈이다. 키와 몸무게는 아직 작은 편이지만 머리둘레는 상위권이라는 윤우. 하루에 약 700ml 분유를 먹는 윤우. 오늘도 한뼘 더 자란다.
하루에 수십장 아이의 사진을 휴대폰에 채워진다. 사진과 영상으로 남은 아이를 텍스트로 다시 기억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 대한 엄마의 관찰을 주관적으로 써내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