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산책을 시작했다

18년생 손윤우 관찰일기 1막 5장_생후 41일에서 50일까지

by 볼리
2018년 오전 11시 56분
왕십리 호아맘산부인과
3.1kg B형 남아 손윤우 탄생


2018년 7월 11일, 생후41일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것 같다. 윤우도 바디수트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팔, 다리가 드러나는 옷이라 좀 걱정도 되지만 더워서 얼굴에 태열이 오르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윤우가 울때 바닐라가 짖으면 울음을 뚝 그친다. 괜한 짜증 섞인 울음을 터뜨릴 땐 뻬그뻬그로 식탁의자에 눕혀 좀 밀어주면 움직이는 걸 느끼는지 우는 걸 멈춘다. 오늘도 엎드려 재우는데 뒷꿈치를 서로 붙이고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머리카락이 그새 좀 자랐다. 그리고 오늘 모유오 분유를 총 690ml를 먹었다.


2018년 7월 12일, 생후42일

허벅징에 앉혀 놓고 서로 마주 본다. 윤우 넌 무슨 생각하고 있을까. 잘 먹어서인지 양쪽 볼이 빵빵하고 턱 때문에 목을 볼 수 없다. 간혹 턱 밑에 먼지가 끼는 것같아 자주 턱을 들어 닦아주고 있다. 그에 비해 팔, 다리는 또 가늘어서 언제 미쉐린처럼 되는지 궁금하다. 귀뚜라미 바디수트를 입은 귀여운 녀석.


2018년 7월 13일, 생후43일

아이를 봐주시는 산후관리사님의 손톱에 이마가 찍힌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아이를 봐주시는 분이라 하나하나 따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아이의 상처에 예민하게 굴지 않는 엄마가 되어야 할텐데 말이다. 아직 후시딘 같은 약품을 바르기도 애매해서 며칠 지켜보려 한다.


2018년 7월 14일, 생후44일

50일 촬영에 입을 옷이 도착했다. 바닐라 옷과 함께 맞췄는데 기대가 된다. 잠이 깬 아이를 보며 "우리 윤우 잘 잤어요?"하며 부르니 윤우의 오른쪽 보조개가 쏙 들어간다. 눈을 깜빡깜빡 거리며 엄마를 응시한다. 입을 오물오물하고 미간은 찌푸린다. 엄마의 목소리에 반응을 하는 걸까. 친한 동생 은지가 와서 일일 분유수유 체험을 했다. 날마다 새로운 이모들과 밥을 먹는 윤우다. 오늘 엎드려 있던 윤우가 양 손을 짚고 고개를 조금씩 들려고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유모차를 타고 첫 산책을 나왔다. 거친 노면이 덜컹거릴 때마다 조금 놀라긴 하지만 여름의 냄새를 맡게 해주고 싶었다. 앞으로 조금씩 자주 나와야겠다.


2018년 7월 15일, 생후45일

출산 후 허리통증이 잘 낫지 않고 있다. 허리가 얼른 나아야 점점 무거워지는 윤우를 잘 안아줄텐데 걱정이다. 엎드려 자는 윤우는 이제 완전히 적응을 한 것 같다. 이제 두상이 좀 예뻐진 느낌이다. 오늘 집 앞 큰 공원까지 유모차를 태워서 나갔다. 바닐라도 함께 산책을 했는데 네 식구가 함께 하니 왠지 모를 찡함이 느껴졌다.


2018년 7월 16일, 생후46일

친구 뭉셩이 와서 일일 분유수유 체험을 했다. 아기체육관을 사서왔는데 이건 언제쯤 할 수 있는건지 궁금했다. 이걸 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인지도 궁금했다. 오늘도 모유 유축을 하면서 상념에 잠긴다. 이제부터 아기침대를 세로방향으로 쓰기로 했다. 그새 키가 자란 윤우가 대견스럽다. 엎드려 잘 수 있도록 토닥여주었다.


2018년 7월 17일, 생후47일

나도 모르게 윤우의 통통한 볼을 쿡쿡 찔러본다. 그런 엄마가 귀찮은지 윤우는 짜증을 낸다. "우리 윤우~ 까꿍~"을 하면 웃음을 짓는데 이건 알아듣는 것일까. 그 웃음이 계속 보고 싶어 내 어릴 적 동요를 흥얼거려 본다. 너무 올드한 동요가 아닌지 걱정을 하면서 말이다. 이젠 하루에 860ml를 먹을만큼 먹는 양이 늘었고 초첨책을 볼 정도로 시력이 발달했다. 기분이 좋은지 방긋방긋 웃으면서 초첨책을 보니 엄마미소가 절로 나온다. 확실히 표정이 다양해진 기분이다.


2018년 7월 18일, 생후48일

윤우의 손도장, 발도장을 뜬 작품이 완성되었다. 어찌나 귀여운지 실제보다 좀 크게 제작되었다고 했는데도 지금보다 너무 작아 보인다. 그리고 윤우와 바닐라의 이름과 아이콘 레터링도 완성이 되었다. 50일 셀프촬영 준비가 완성되어 간다. 오늘은 처음으로 엄지 손가락을 입에 넣고 빠는 윤우를 보았다. 원래 쪽쪽이에서 손가락으로 넘어 오는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들었다. 엎드린 윤우가 고개를 돌리는 것에 성공했다. 이제 점차 고개를 가누기 시작했다.


2018년 7월 19일, 생후49일

처음으로 900ml를 넘게 먹었다. 한 번에 150ml는 먹으니 하루에 대변도 2번씩 알차게 본다. 남편과 나의 어린시절 사질을 꺼내 윤우와 비교를 해보았다. 전체적으로 남편을 빼다 박았지만 부분부분, 순간순간 내 모습을 찾는 구차함이었다. 잘 울지만 잘 웃기도 하는 아이 윤우. 엄마도 많이 닮았어.


2018년 7월 20일, 생후50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50일. 엄마에게 50일은 남다르다. 50일 동안 무탈하게 자라준 윤우에게 고맙다. 의상을 갈아입히고 촬영모드에 들어간 엄마는 부산스럽다. 아직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50일의 아이에게 튜브는 최적의 아이템이었다. 미키마우스로 변신한 윤우와 미니마우스로 변신한 바닐라를 동시에 촬영하는 일은 전문가도 힘들 것이다. 바닐라는 간시그올 유혹하면서 사진을 꽤 많이 찍었는데 하품하거나 눈을 감은 사진도 귀여웠다. 순간을 기록하는 일은 언제나 가치롭구나. 앞으로도 잘 부탁해 윤우야.



하루에 수십장 아이의 사진을 휴대폰에 채워진다. 사진과 영상으로 남은 아이를 텍스트로 다시 기억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 대한 엄마의 관찰을 주관적으로 써내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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