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생 손윤우 관찰일기 1막 6장_생후 51일에서 60일까지
2018년 오전 11시 56분
왕십리 호아맘산부인과
3.1kg B형 남아 손윤우 탄생
반려견 말티푸 바닐라 누나와 함께 자라는 중
2018년 7월 21일, 생후51일
50일을 넘긴 윤우는 살도 제법 차오르고 다양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하품도 엄청 크게 한다. 'I ♡ DAD'가 적힌 바디수트를 입혀보았는데 아직 크지만 너무 귀엽다. 아이가 먹는 분유량을 기록하고 엎드려 재우며 강아지까지 돌봐야 하는 하루가 계속 되고 있다. 물론 도와주시는 분이 있기에 이 모든 걸 나눠 짊어질 수 있지만 결코 쉽지많은 않다. 남편은 퇴근 후 윤우를 씻기고 옷을 갈아입혔다.
2018년 7월 22일, 생후52일
날씨가 더우니 아이의 체온에 신경이 쓰인다. 에어컨을 많이 켜는 편은 아니기에 최대한 자연풍을 맞을 수 있도록 한다. 오늘은 노란 벌이 그려진 옷을 입혔다. 윤우가 입고 있는 옷의 거의 대부분은 물려 받은 옷이다. 아이는 너무 금방 자라고 그에 맞게 옷도 금방 바꿔줘야 하기에 최대한 물려 받기로 했다. 물론 예쁜 새 옷을 입히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나중에 좀 더 즐거운 경험을 지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예쁘게 두 손을 모으고 자는 윤우야. 얼른 자라서 엄마랑 놀자.
2018년 7월 23일, 생후53일
바닐라는 털을 짧게 깎였다. 다행히 바닐라가 윤우를 싫어하지 않도 윤우도 바닐라를 싫어하지 않는다. 조금 더 자라면 같이 놀지 않을까. 윤우는 손을 꽉 쥐고 있어서 손을 피면 먼지가 나온다. 물티슈로 한번씩 닦아준다. 살은 더 통통해져서 턱이 2개가 되었다. 목을 가누려고 해서 함께 찍는 사진도 수월해졌다. 반려견과 아들과 찍는 사진이 늘어날수록 엄마가 됨을 실감한다. 두 생명의 무게만큼 엄마의 책임감도 날로 커진다.
2018년 7월 24일, 생후54일
윤우는 버둥버둥 팔다리를 힘차게 움직인다. 움직이는 팔에 분홍색 점이 보여 살펴보니 간밤에 모기에 물렸다. 얼마나 가려울지 걱정은 되었지만 약을 바르기엔 걱정이 된다. 심한 가려움은 아닐 것 같아 일단 두고 보기로 햇다. 계속 허리가 낫지 않아 한의원 치료를 받기로 했다. 치료 받는 동안 아이를 봐주실 분이 오기로 하셨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회사 일도 해야 하다보니 아이를 잠시라도 봐줄 분이 필요한데 마음에 맞는 분을 찾는 건 욕심인 것 같다.
2018년 7월 25일, 생후55일
일주일에 한 번 포토샵을 배우게 되었다. 아직 몸조리를 해야 할 때지만 출산휴가를 쓰는 동안 뭔가를 배워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느껴졌던 것 같다. 포토샵을 익히기 보단 아이와 잠시 떨어져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윤우에게 분유를 먹이고 집을 나선다. 2시간의 외출 후 돌아오니 윤우는 곤히 잠들어 있다. 귀여운 공갈 젖꼭지를 물고 윤우는 잠이 들었다. 잠든 아이 옆에서 유축을 했다. 모로반사 때문에 움찔대는 윤우 손 위에 돌돌 말린 수건을 살포시 올려주었다.
2018년 7월 26일, 생후56일
막 잠에서 깬 윤우의 얼굴을 좋아한다. 연신 눈을 끔뻑이며 버둥댈 때 귀여움을 느꼈다. 주먹을 꽉 쥐고 악을 쓰는 윤우도 귀엽다. 아이를 재우고 책을 꺼내들었다. 혹시 아이가 깰까봐 조심스레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이를 쳐다보게 된다. 여름의 중간에서 한 아이와 한 엄마는 치열하게 자신과 싸우며 성장하고 있다. 엄마에게 짧은 독서를 시간을 주어 고마워.
2018년 7월 27일, 생후57일
아들의 배를 가만히 쓰담아 본다. 부지런히 먹어 통통해진 배를 만진다. 엄마의 손길을 아는 건지 윤우는 엄마를 바라본다. 오늘부터 회사의 광고가 TV에서 나온다. 내가 만든 글자가 담겨진 15초의 광고가 전파를 타고 전해진다. 일하는 나의 자리를 찾고 싶은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아이의 소리에 다시 정신을 차린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엄마를 본다. 퇴근한 남편에게 윤우를 데리고 바람 쐬러 가자고 했다. 처음으로 카시트를 타는 윤우. 조심스레 윤우를 누이고 안전벨트를 채웠다. 가까운 쇼핑몰에 들려 유모차를 끌며 집안의 답답함을 털어본다.
2018년 7월 28일, 생후 58일
아직 100일 되지 않은 아이를 재우는 일은 쉽지 않다. 남편과 번갈아가며 아이를 앉고 재워본다. 다음주부터 남편이 휴가라서 그나마 좀 다행이다. 그리고 8월 중순부터는 시엄마께서 올라오기로 하셨다. 다시 일터로 돌아가야 하니 말이다. 그래도 밤에 4시간 정도는 연속으로 자주고 있으니 살만하다. 윤우가 잘 때 나도 자야 하는데 쉽지 않다. 피곤하지만 잠 못 드는 밤이 흘러간다.
2018년 7월 29일, 생후 59일
친정엄마와 여동생이 서울에 왔다. 여동생은 조카를 처음 보는 날이었다. 내 눈엔 많이 컸지만 여전히 작은 아이를 신기해했다. 인천 쌍둥이와 함께 입으려고 한 조던 옷을 입혀 본다. 이렇게 작은 옷도 아직 크다니... 외식을 하기 위해 다함께 쇼핑몰로 나왔다. 낯선 곳이지만 윤우는 제법 잘 적응을 한다. 이렇게 작은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고 몇 개월이냐고 묻는 사람도 많다. 아이의 면역력 때문에 걱정을 하시지만 생각보다 윤우는, 아니 아이는 강하게 자라나고 있다.
2018년 7월 30일, 생후 60일
7월도 끝자락을 향해가고 윤우도 어느새 60일이 되었다. 요즘 바디수트는 유니클로 것만 입힌다. 가장 시원한 소재이다. 얼마 전 구매한 동요튤립을 틀어주며 윤우의 주의를 끌어본다. 바닐라가 더 신나서 킁킁대며 다가오는 것 같지만... 동요튤립을 사면서 함께 구입한 사운드북도 보여준다. 일부러 동물소리가 나는 책으로 골라봤다. 집에서 늘 바닐라가 짖는 소릴 듣지만 병아리와 돼지, 소는 어떻게 우는지 궁금할까봐 사줬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춤을 추듯 버둥대는 윤우가 귀여운 날이었다.
하루에 수십장 아이의 사진을 휴대폰에 채워진다. 사진과 영상으로 남은 아이를 텍스트로 다시 기억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 대한 엄마의 관찰을 주관적으로 써내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