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돌봄 데이트

by 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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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2일, 화요일(날씨: 가을이 바람결에 빼꼼 얼굴을 내밀고 인사한다.)

(누가/무엇) 1. 남편에게 데이트 신청했다.

(내용/의미) 2. 남편은 요즘 바빠서 통 얼굴보기 어렵다.

(생각/감정) 3. 우리 좋은 시간 보냅시다.


<확장 글>

제목: 부부-돌봄 데이트

남편은 요즘 회사 일로 바빠서 얼굴을 자주 못 본다. 일주일 내내 출근하고, 야근하고 나서 밤늦게 집에 왔다. 지난주부터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주 52시간을 초과해서 퇴근 지문을 찍고 서류상 없는 사람이 되어 일했다. 확, 신고할까? 남편은 결국 몸이 축나서 몸살감기에 걸렸다. 병원에 갈 틈이 없어서 참고 일했다고 말하는데 안쓰럽고 짠하다. 다행히, 남편은 스스로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바쁜 일정이 마무리되면 9월 초에 일주일간 휴가를 내겠다고 말해주었다.


"우리 그중 하루는 데이트할까?"


나는 데이트를 제안했고, 남편도 흔쾌히 수락했다. 단둘이 시간을 보낸 기억이 까마득하다. 맞벌이하고, 살림하며 아이 뒷바라지하다 보면 하루하루가 쳇바퀴 돌 듯 바쁘게 돌아간다. 주말이면 각종 이벤트로 분주하고, 일요일 교회에 갔다 오면 다시 월요일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로 제 자리에서 열심히 수고하는 줄 알면서도 따뜻하게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한다. 사랑 표현도 총량 법칙이 작용해서 딸에게 쏟고 나면 남편에게는 투박한 말만 나간다. 남편과 연애부터 결혼생활까지 20년을 가장 가까이 살았는데, 가끔은 내가 가장 남편 마음을 몰라줘서 미안하다.


가족이 모두 함께하는 시간도 좋지만, 부부관계를 돈독히 하려면 특별히 더 노력해야 한다. 사실, 우리 부부는 예전부터 종종 비밀 데이트를 즐겼다. 하지만 딸이 어렸을 때는 근처에 사시는 시부모님이 양육을 도와주셔서, 휴가를 내고 남편과 떳떳하게 데이트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007 작전하듯 평소처럼 출근하고, 특정 장소에서 만나 데이트를 즐긴 후 퇴근 시간에 맞춰 집에 돌아오곤 했다. 이제는 딸도 어느 정도 컸고, 당당히 시간을 보내도 괜찮지만 '비밀'이라는 단어가 어쩐지 로맨틱해서 좋다.


물론, 그래봐야 대단한 뭔가를 계획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두 사람 다 시간이 없으니 아무리 멋지게 계획을 세워도 실행할 수 없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소소한 활동을 계획한다. 그저 맛있는 밥 한 끼 먹고,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거나 마사지를 받는다. 그때 상황과 느낌에 따라 정하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흐흐, 이번 데이트는 뭘 할까나? 즐겁게 고민한다. 무조건 잘 먹고, 잘 쉬고, 즐겨야지. 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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