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세상 사이로 침투하다

by 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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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년 19일, 수요일(날씨: 낙엽이 꽃잎처럼 내린다.)

1. 내 글이 한겨레신문에 실렸다.

2. 글쓰기를 배우고, 투고했다.

3. 사회복지사답게 일하고 싶다.


<확장 글>


나는 성격이 꾸준해서 일단 마음을 먹으면 끝까지 해낸다. 7년 만난 남자와 결혼해서 15년째 살고 있고, 지금 직장에도 13년째 다닌다. 하지만 이면을 말하자면 무언가 결단하기까지 어렵고, 낯설거나 새로운 도전 앞에서는 늘 주춤한다. 그래서 나는 조금 뻔하고 단순하게 산다. 새벽에는 운동하고,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 후에는 양육과 살림을 챙긴다. 쳇바퀴 돌 듯 돌아가는 일상이 편안하면서도, 한편으로 불안했다. 나는 올해 스스로 균열을 내고, 성장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배우기로 정했다.


(나는 인천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한다) 마침, 인천사회복지사협회에서 나처럼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글쓰기를 교육하는 ‘성숙을 담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열어서 기쁘게 참여했다. 그때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소장님을 글쓰기 선생님으로 만났다. 인천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3개월 정도 글쓰기를 배웠는데 기간은 짧았지만, 꽤 체계적으로 배웠고 매 시간 배운 내용을 직접 글을 쓰면서 실력이 빠르게 향상되었다. 교육을 마치면서는 이제 좀 알 듯한데, 그만두려니 아쉬웠다. 맛있는 음식을 먹다 만 듯했다. 다행히 선생님께서 개인적으로 운영하시는 후속 글쓰기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셔서 계속 배울 수 있었다.


하루는 직장(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하면서 겪은 민원을 주제로 글을 썼다.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장애인활동지원제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사실 글은 썼지만, 특정 제도를 비판적으로 꼬집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순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글이 좋다고 말씀하시면서 일간신문(한겨레신문)에 투고해보자고 제안해주셨다. 다만, 기사에 걸맞게 일부 문장을 객관적으로 고쳤고 제도에 대한 개선방향을 추가했다. 그런 다음 한겨레신문 편집국 오피니언부에 메일을 보냈는데... 세상에! 바로 다음 날 연락이 왔다. 그렇게 내 이름 세 글자와 얼굴 사진이 박힌 신문이 발간되었다.


사회복지사는 ‘사회적 약자’라고 칭하는 사람을 많이 만난다. 그러니 따지고 보면 사회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매일 마주한다. 나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오래 일하면서 가끔 이질감을 느낀다. 내가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만나는 세상과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같은 세상일까? 실제로 복지관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생존 자체가 미션이거나 여러 제약에 묶여서 너무 힘겹게 살아간다. 이들의 인생은 도미노게임 같아서 하나가 쓰러지면 나머지가 모두 와르르 무너져 버린다. 건강을 잃어서 직업을 잃고, 돈을 못 버니 가족과 친구를 잃고 혼자가 된다.


나는 사회복지사가 ‘사람과 사회를 이롭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나는 ‘사회복지사답게’ 일하고 있는가? 스스로 질문해 보면 부끄럽다. 내가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이 겪는 고충을 알면서도 눈 감고, 서비스나 제도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치부할 때가 많으니까. 그래서 이번에 글을 쓰고, 투고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다. 오랫동안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문제를 양지로 꺼내고 내 목소리를 내서 기쁘다. 우리는 연결되어 함께 살아간다. 그러니 사회복지 현장에서 한 사람을 귀하게 만나되, 그 사람이 살아가는 지역과 사회에도 더 관심을 쏟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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