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왜 숨으라고 말했어?

by 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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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3일, 수요일(날씨: 예쁜 하늘이 손짓해 나갔더니 헉! 뜨겁다.)

(누가/무엇) 1. 딸이 퇴근하고 온 나를 방에 숨겼다.

(내용/의미) 2. 딸 친구가 집에 왔다길래 반갑게 인사하려던 찰나였는데, 얼떨결에 숨어 버렸다.

(생각/감정) 3. 하하, 내 집인데? 왜 숨었지? 설마 딸에게도 사춘기가?


<확장 글>


제목: 엄마한테 왜 숨으라고 말했어?


직장에서 일하는데, 오후 늦게 딸이 전화걸어왔다.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길래 흔쾌히 허락했다. 나는 많이 반가워서 딸 친구가 가기 전에 인사라도 나누려고 부지런히 집으로 갔다. 띠리릭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섰는데, 딸이 안방에서 후다닥 나오더니 나에게 빠르게 손짓하며 현관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방에 숨으라고 신호했다. 나는 얼떨결에 숨어버렸다. 그리고는 방에 15분 정도 쥐 죽은 듯 있다가 딸 친구가 집에 간 뒤에 나왔다.


하하, 내 집인데? 왜 숨었지? 여러 생각이 스쳤다. 딸은 왜 나를 숨겼을까?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까? 딸 마음이 너무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로 서운했다. 순간 어릴 때 내가 생각났다. 나는 다정하지 않고, 실수투성이 아빠를 싫어했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있을 때 아빠를 보면 마주치기 싫어서 멀리 돌아가거나, 못 본 척했다. 딸 마음이 너무 알고 싶었지만 차마 묻지 못했다.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봐 두려웠다.


며칠이 지나도록 마음이 쓰여서 결국 용기를 냈다. 나는 딸과 잠들기 전 책을 읽거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 갑자기 생각난 듯 딸에게 물었다. “그날 엄마한테 왜 숨으라고 말했어?” 딸은 별일 아니라는 듯 내게 대답했다. “친구랑 놀 만큼 놀았고, 엄마가 인사하면 저녁 밥 먹고 가라고 할 테니까” 그러니까 딸은 적당히 잘 놀았고, 친구랑 깔끔하게 헤어지고 싶었나 보다. 휴, 다행이다. 직접 묻기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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