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으니까, 됐어

by 선미
다운로드.jpg


2025년 8월 9일, 토요일(날씨: 아침부터 끓어오른다)

1. 띨이 휴대폰을 잃어버렸다.

2. 위치를 추적해보니 롯데마트 군산점으로 나온다.

3. 널 어쩌면 좋을까?


<확장 글>


딸이 몇 달 전부터 군산에 사는 주안이를(사촌동생) 보러 가자며 노래를 불렀다. 우리 가족는 일산에 살아서 두 아이는 서로 자주 만나지 못한다. 딸과 주안이는 6살 정도 터울이 지는데도 제법 함께 잘 논다. 그래서 여름방학에 맞춰 4박 5일 일정으로 군산에 왔다. 두 아이는 아침 이른 시간부터 잠들 때까지 신나게 놀았다.

딸이 즐거워해서 나도 좋았다. 그런데 딸이 어제 잠자리에서 내게 물었다. “엄마, 내 휴대폰 어디 있는지 알아?” 순간 짜증이 났다. 하지만 휴대폰을 찾으려니 이미 늦었고, 몸도 피곤해서 우선 자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지자마자 딸 휴대폰 위치를 추적해보니 롯데마트 군산점으로 나왔다. 딸과 함께 롯데마트 여는 시간에 맞춰 휴대폰을 찾으러 갔다. 딸에게 안내데스크에서 휴대폰을 직접 찾도록 했다. 다행히 잘 찾았고, 직원분께 고맙다고 인사드렸다.


사실 몇 주 전에도 휴대폰 소동이 났다. 딸은 그날도 휴대폰을 잃어버렸다. 휴대폰을 찾으려고 딸에게 전화했는데 안방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곧 찾을 줄 알았는데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포기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보냈는데 며칠 전에 딸과 함께 보드게임했던 생각이 번뜩 떠올랐다. 설마 하며 보드게임 가방을 열었는데 빙고! 드디어 찾았다.


딸은 핸드폰, 머리 끈, 목욕용품 케이스 등 자기 물건을 종종 잃어버린다. 야무지게 잘 챙기면 좋으련만. 나는 물건을 잃어버려서 속상해하는 딸을 보면 답답하거나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래서 어떤 날은 나쁜 감정을 딸에게 여과 없이 쏟아낸다. 난 왜 화가 날까? 아마도 딸에게서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을 보았겠지.


사실, 나도 휴대폰을 자주 잃어버린다. 다만, 휴대폰에 연동된 스마트워치를 활용해서 휴대전화를 빨리 찾는다. 그래, 인정한다. 내 딸은 나를 많이 닮았다. 하지만 물건을 자주 잃어버려도 따져 보면 모두 소품일 뿐,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시 찾으면 되고, 못 찾아도 어쩔 수 없다. 나에겐 딸이 중요하니, 딸 마음을 잘 지키면 충분하다. 딸과 지지고 볶아도 딸을 잃지 않는다면 다 괜찮다.


(다시 군산.) 나는 롯데마트를 나오면서 딸에게 휴대폰이 딱 알맞게 들어가는 예쁜 크로스백을 하나 사줬다. 그리고 어깨를 감싸며 말해 주었다. “찾았으니까, 됐어” 비로소 딸이 씩 웃는다.

작가의 이전글쓰레기가 예술 작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