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이길 원했지만 보통의 가족이 되지 못한...
관람일 : 24년 10월 7일
관람장소 : CGV용산아이파크몰 시사회
"문제가 문제인 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문제를 문제로 인식했을 때 벌어지는 파국의 향연"
지난 월요일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보통사람들"시사회를 다녀왔다.
일단 제작스탭과 출연한 배우들의 스펙이 호화롭다 못해 눈부실 정도였다.
감독인 허진호 감독을 위시해서 장동건, 설경구, 김희애, 수현 등 네 명의 주연배우들을 보고도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영화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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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은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디너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미 네덜란드(2013), 이탈리아(2017), 미국(2017)에서 제작된 영화로 탄탄한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영화의 내용이 많은 논란과 생각할 거리를 던지기에 한국에서 만들어진 한국판도 많은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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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체적인 줄거리는 양재완(설경구), 이연경(김희애), 양재규(장동건), 지수(수현)는 형제다. 형인 양재완은 잘 나가는 변호사로 동생 양재규는 대형병원 소아과 전문의다 프리랜서 번역가로 양재완의 아내 김희애 그리고 양재규의 아내 지수는 재규의 두 번째 아내이다.
잘 나가는 이들에게도 여느 부모와 같은 고민이 있다.
재완은 공부는 곧잘 하나 사별한 아내의 그늘 때문인지 비뚤어진 인성을 가진 딸 혜윤이 있고 재규는 입시준비를 앞둔 고등학생 아들 시호는 학폭사건의 피해자로 학교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다.
자식들에 대한 고민 외에 치매에 걸린 노모를 직접 모시는 것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회적인 지위등으로 타인의 시선 때문에 어쩔 수없이 모시고 있는 노모는 형제 지간의 또 다른 갈등 요소이다.
어느 날 두 형제는 노모를 요양병원에 모시는 문제로 부부끼리 저녁식사를 하게 되고 또다시 갈등을 빚는다. 노모에 대한 얘기를 위해 모인 저녁식사 날 이들 형제의 딸과 아들은 하지 말아야 될 사건을 저지르게 되면서 두 형제지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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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가족영화로도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로 볼 수도 있을 거 같다. 이야기 속 스릴러적인 요소도 있는 만큼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몰입감을 선사하는 재미있는 영화다.
이미 검증된 원작의 스토리가 탄탄한 만큼 관객은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배우의 연기가 중요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전체적으로 영화적 공식을 충실하게 따랐고 던져진 떡밥은 후반부에 어김없이 회수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출적으로는 크게 문제 삼을 게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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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 진검승부 또한 영화 보는 재미를 더 했다. 걱정했던 설경구 특유의 지르는듯한 연기는 볼 수없었는데 허진호감독의 디렉팅의 힘이 아닌가 싶다. 덕분에 편안하게 설경구배우의 연기를 볼 수 있었다. 김희애의 신들린듯한 연기는 두말하면 잔소리일 듯하다. 장동건은 드디어 연기에 눈을 떴다는 표현을 써도 과하지 않을 연기를 보여주는데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에서 봤던 광기 어린 눈빛을 여기서 다시 한번 보게 될 줄이야... 수현은 네 명의 연기에 가려진 면이 있지만 그녀만의 매력을 충분히 뽐냈다.
설경구의 후처로 들어와 새엄마의 모습을 연기한 그녀의 연기에 박수를 쳐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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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영화가 나온 거 같다. 원작 제목이 디너인 만큼 영화에서 갈등의 시작과 결말을 짓는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는 저녁식사자리는 결국 가족이 파국으로 치닫데 중요한 배경이 된다. 영화 보통의 가족 꼭 영화관에서 보시면 좋을 영화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