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거나 달리기를 할 때, 팟캐스트를 종종 듣는다. <요즘 것들의 사생활>은 내가 유일하게 즐겨 듣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에피소드 중에 ‘완벽주의자를 변화시킨 작은 습관’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어 달리기를 하며 들었다. 김키미 님이 인터뷰이로 나왔고, 그때 처음 ‘셀프 칭찬일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침 그분이 쓴 <오늘부터 나를 칭찬하기로 했다> 책이 도서관에 있어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이 책은 스스로에게 가혹한 사람들에게 다정함을 건넨다. ‘잘’하고 싶은 내가 ‘잘’ 하지 못한 나를 책망하는 완벽주의 성향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평소에 지키지도 못할 계획을 짜는 데 집착하고, 투두리스트에 짓눌려 자책과 후회만 남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책의 내용에 의하면, 칭찬일기를 쓰기 위해 일상을 회고한다는 것은, ‘지난날을 돌아보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돌보는 행위’를 말한다. 나를 기대하며 미래의 방향을 찾게 되는 것이 칭찬일기로 얻게 되는 효과이다.
<칭찬일기의 3 문장 구조>
1. 경험이나 사실을 적는다.
2. 느낀 감정이나 발견한 것, 의미를 찾고 칭찬을 적는다.
3. 다짐을 적는다.
나도 비슷하게 밤마다 QT노트에 감사일기 3가지, 선한 일 3가지, 기도제목 3가지를 적고 있다. 다만 감사일기와 칭찬일기의 차이점은 감사는 밖을 향하고, 칭찬은 내면을 향한다는 것이다. 감사는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는 태도라면, 칭찬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태도다. 그저 오늘 있었던 일들과 감정을 적는 일기와도 사뭇 다르다.
인생은 해석이다.
나에게 벌어진 일을 감흥 없이 넘어갈 수도, 부정으로 남겨둘 수도, 긍정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모두 해석하는 내 몫이다.
오늘을 회고했을 때 아쉬운 점만 떠오른다 할지라도 그렇게 끝맺지 않고, 칭찬과 다짐을 통해 ‘나는 그냥 흘려보내는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든 나은 방향을 고민하고 해결하는 사람이 되었어.’라고 매듭지을 수 있다. 따라서 칭찬일기에는 좋고 긍정적인 것만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한 날, 아쉬운 날이어도 괜찮다는 것이다.
김키미 작가는 주기별로 주간/월간/연간 회고를 해보길 추천한다. 나에게 했던 칭찬들을 다시 읽어보면서 나는 주로 어떤 상황을 칭찬하는 사람인가, 나는 어떤 언어를 주로 쓰며, 어떤 칭찬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은지를 알게 된다고.
무엇보다 이 칭찬일기가 내 마음에 와닿았던 가장 큰 이유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달리기, 글쓰기, 모닝페이지, 불렛저널, QT, 요가 등 현재 내가 하고 있는 리추얼 모두 같은 맥락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은 간절함과 그것들이 진정으로 나를 좋은 방향으로 데려다줄 거라는 확신으로 붙들고 있다. 여기에 꾸준함이 보태지면 어마어마한 능력이 될 거라는 사실 또한 믿고 있다.
그런 의미로 오늘 내가 해낸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며, 오늘의 나를 빛나게 했는지 불렛저널에 기록해 보기로 했다. 시작은 언제나 가볍고 사소하게.
오늘의 셀프칭찬일기
1. 집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텀블러에 커피를 타와 지출을 아낀 나를 칭찬합니다.
2. 아침에 가방을 챙겨 나와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도서관에 온 나를 칭찬합니다.
3. 오래 붙잡고 있던 책의 필사를 끝까지 마무리하고, 연체된 도서를 전부 반납한 나를 칭찬합니다.
4. 글감을 정하고 그걸 쓰기 위한 책을 읽은 나를 칭찬합니다.
5. 오늘 당장 칭찬일기를 쓰기 시작한 나의 의지를 칭찬합니다.
6. 졸음을 이겨내고 글 쓰는 나를 칭찬합니다.
다짐: 조금 더 부지런해지자. 조금 더 일찍 일어나고 빨리 움직이면, 조급하지 않고 여유롭게 주어진 일들을 즐기며 처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