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샛별 Jun 23. 2023

영화 <수라> 리뷰

샛별BOOK연구소

개봉: 2023. 6. 21.

등급: 전체 관람가

장르: 다큐멘터리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108분

감독: 황윤

주연: 오동필, 오승준, 정희정.


 <수라>영화를 봤다. '수라'는 새만금에 남은 마지막 갯벌 이름이다. 새만금간척사업으로 갯벌들이 사라진 서해안 갯벌. 수라는 군산에 있다. 영화감독은 말라가는 갯벌을 카메라에 담았고, 7년 동안 찍었다.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진행되고 수라에 찾아오던 새들이 사라졌다. 다행히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활동가' 오동필(주인공) 님은 20년 넘게 수라 갯벌의 생태계를 사진으로 담았다. 오동필 님은 이렇게 말했다. "아름다운 걸 본 것도 죄가 될까요?" 자신이 10만 마리 도요새 군무를 보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라고... 도요새들의 군무를 봤고, 아름다움을 봤기에 수라에 남아 헌신적으로 수라를 지키는 사람이 됐다. 그리고 기록했다. 




  그가 기록한 갯벌은 살아있었다. 검은머리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 쇠제비갈매기, 저어새, 흰발농게, 도요새, 민물도요, 뒷부리도요, 큰뒷부리도요, 흑꼬리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붉은어깨도요, 흰물떼새, 고라니, 개개비, 잿빛개구리매, 민물가마우지, 농게, 도둑게, 말똥게, 칠게, 생합, 서해비단고둥, 큰구슬우렁이, 칠면초, 해홍나물~ 이 있었다. 이 생물들은 엔딩 크래딧에 등장인물로 올라갔다. 뭉클했다. 죽은 줄 알았던 갯벌생물들은 10년 버텼다. 살아있는 생명들은 물을 기다리며 버텼다. 그 버팀목에  '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황윤 감독이 다큐영화로 만들지 않았으면 몰랐을 '수라'. 감독은 수라 갯벌에 청춘을 받친 오동필의 시간을 찍었다. 오동필과 그의 아들 오승중는 새의 개체 수를 기록했고, 흰발농게를 발견했고,  '쇠검은머리쑥새' 노랫소리(송) 녹음에 성공했다. '기록한다'는 그 웅장한 힘에 대해 생각했다. 시민 1308명은 수라에 법종보호종이 40종 살고 있다며 신공항건설반대 소송을 제기했다. 지금 군산공항이 있는데 미군기지 확장이라는 명목으로 신공항을 지으려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사진: 네이버


  그럼에도 희망은 이곳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들이다. 황윤 감독을 비롯해 오동필, 오승중, 고 류기화, 고 이강길, 군산 하제 주민들, 군산 회현마을 주민들, 많은 시민들과 연구자들. 그리고... 수라 갯벌에 살고 있는 생명들. 새와 조개, 게, 나물들~  영화를 본 나도 한 발자국 보태고 싶다. 마지막 남은 군산의 갯벌 '수라'를 생각하며...


"바다를 바란다" 바다를 바라는 게 이토록 어렵다니.






매거진의 이전글 [샛별의 씨네수다] 영화토론 <로스트 도터> 모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