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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Aug 28. 2023

[세계고전문학BOOK클럽] 30기를 마치며...

샛별BOOK연구소

  

Thank you
세계고전문학BOOK클럽
30기 축하합니다.


2016년 9월 24일 헤르만 헤세 <데미안>으로 '고전문학BOOK클럽'의 문을 열었다. 숭례문학당에서 시작한 고전문학은 27기(2022년)부터 샛별BOOK연구소에서 진행하게 됐다. 이번 에밀 졸라 <나나>는 30기 마지막 책이었는데, 토론 날 작은 파티가 있었다. 30기라는 숫자가 의미 있었는지... 생각지도 못했는데 고전문학 선생님들께서 작은 마음을 하나둘 들고 오셨다. ㅜㅜㅜㅜ 너무 놀랐고, 고마웠다. 세상에 떡을 맞춰 오고, 떡집을 지나가다 떡을 사 오고, 견과류에 고전문학 문구까지 새겨 주문한 정성에 탐복했다. 점심밥(많이 나왔는데..)을 사주고, 커피를 사주고, 케이크를 사주는 마음들... 나는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긴긴 시간 동안 '세계고전문학BOOK클럽'을 응원해 주고, 등록해 주고, 사랑해 준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특히 4기부터 지금까지 저와 동고동락하며 고전을 읽어온 선생님들께는 엎드려 절이라도 해야 한다. ㅎㅎ  8년째 고전문학을 맡아 책을 정하고, 논제를 만들고, 모임을 꾸리고, 진행하면서 크고 작은 인연들이 스쳐갔다. 그분들의 안녕을 바란다. 고전문학을 열도록 제안하고 도와준 준 민영샘께 감사를 전한다. 고전문학을 계속 열 수 있게 등록해 주는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고마움을 표한다. 고전문학을 할 수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음을 안다. 

  고전문학은 읽으면 읽을수록 어렵고 방대하다. 민음사/문학동네/ 열린책들/ 창비 그 외 출판사들의 고전문학을 들고 끼고 고르며 쫑쫑거렸다. 읽고 또 읽고, 질문을 이렇게 만들었다 저렇게 만들었다 했던 밤들이 스친다. 토론할 질문에 질문에 집중했고, 논문도 찾았다. 유튜브에서 올라온 자료, 관련 기사까지... 때론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도 검색하며 보냈다. 다양한 주제를 안고 있는 고전문학을 거시적으로 보려 했다. 그럼에도 부족하고 또 부족한 내게 무슨 복이 이리도 많아 지금까지 고전문학을 할 수 있었는지 미스터리하다. ㅎㅎ 고전문학은 어렵고 지루하고 분량도 길다. 그래도 토론하면 어떤 책보다 찐한 여운이 남아 헷갈리는 삶의 길 위에서 이정표가 되어준다.   


 고전문학을 읽고 토론하면서 타자를 이해, 관계의 변화, 감정의 단단함이 생겼다고 고백하는 분들을 봤다. 그 말씀들은 힘이 되었고, 토론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정의 내렸다. 우리는 토론하고 밥 먹고, 차 마시고, 놀러 가고, 여행 가고, 각종 공연/전시 관람하면서 돈독해졌다. 그 우정의 힘으로 나는 외로운 시간들을 버텼다. 특히, 코로나 시기에도 묵묵히 기다려주고, 장소를 바꿔 고전문학을 열었을 때 그들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다. 다시 새기고 기억한다. 

    세계고전문학을 읽으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인도, 아프리카, 터키 등을 문장으로 여행하며 세상의 부패와 역사, 문명과 당대의 사건들을 인식했다. 폭력, 불륜, 동성애, 자기애, 사랑, 연민, 허무, 고독 등과 맞닿아 있는 인물들을 탐구하며 타자의 아픔에 동참했다. 찌질하고, 교만하고, 편파적이고, 무책임한 주인공들을 보면서 나를 반성했다. 정의롭고 따스하고 친철한 인물들을 분석하며 닮아보려고 애써봤다. 아직도 고전문학이 좋고, 지금도 사랑하지만... 내일도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지금은 '고전문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심쿵하다. 도서관 서가에 꽂힌 세계고전문학책들만 봐도 부자가 된 거 같다. 언젠가 고전문학 작가들이 살았고, 작품을 썼던 집필실을 탐방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그때 고전문학 선생님들과 함께 라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정신을 키웠고, 고독과 사랑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준 데미안, 그레고르, 요조, 햄릿, 마르셀, 뫼르소, 아카키, 조르바, 안나, 산티아고 등등등~~ 아! 다시 불러도 글썽거리는 이름들.  

'고전문학'은 강하고 질기다. 문학으로 연결된 그 무언의 끈들은 단단했다. 고전문학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여 30기까지 치를 수 있었다. 고전문학의 현장들은 내게 눈부신 시간들로 기억된다. 내 인생에 잘한 거 하나. 고전문학에 진심이었다는 것. 그 시절 함께해 준 선생님들. 아! 생각만 해도 고마운 인연들이다. (절 받으세요. 꾸벅^^) 

'고전문학'을 읽으면 외롭지 않다. 샛별BOOK연구소 [세계고전문학BOOK클럽]도 그럴 수 있기를... 

 

OO님 사진




[세계고전문학BOOK클럽] 31기 모집합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3185698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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