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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Sep 22. 2023

[샛별의 씨네수다] <타르>18기 영화 토론후기

샛별BOOK연구소

  [샛별의 씨네수다] 18기 영화는 토드 필드 감독(미국)의 <타르>였습니다. 제95회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영화인데요, 주연은 케이트 블란쳇이 맡았습니다. 함께 영화평론을 읽고, ZOOM으로 토론했습니다. 

<타르> 토드 필드 감독, 158분, 2023년 개봉, 15세 관람가. 드라마, 미국. 

주연: 케이트 블란쳇, 노에미 메랑, 니나 호스 


<타르> 토론~ 너무 즐거웠습니다. 


샘들의 평점과 소감 



7.5 점

화려한 오케스트라 합주와 지휘를 기대했지만 뜻밖에 미스터리가 펼쳐졌다. 예술가는 사생활과 관계없이 오롯이 예술적 결과물로만 평가받을 수 있을까. 오랜 질문을 '타르'라는 입체적인 인물을 통해 풀어내려 했지만 친절하지 않은 흐름에 마음이 답답한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놓기 어려웠다.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가 이끄는 힘이 기여하는 바가 컸다. (OO님)



9점

아쉽게 집에서 봤습니다. 영화관에서 봤다면 감동이 더욱 컸으리란 생각입니다. 영화관에서 봤다고 가정한 평점입니다. 저는 리디아 타르에게 무한 응원을 보냈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긴 호흡으로 가는 첫 장면에서 이미 그녀의 능력을 인정했으며, 남다은 평론가는 “이성을 완전히 상실한 그가 무대에 난입해 벌이는 무차별 폭력은 나르시시즘의 극단적 표출이다”라고 했지만, 저는 이 장면이 너무도 통쾌했습니다. 뻔뻔하기까지 한 그녀가 멋있게 보였습니다.  (OO님)

 


 음악은 그녀에게 모든 것이다. 한 음악가의 내면의 시간에 의한 내면의 변화를 보여준다. 음악의 세계에서 마에스트로는 음악의 시간을 주도한다. 하지만 이 세계도 인간 사회이기에 관계에서 벌어지는 시기, 암투 등.... 보이지 않는 알력들이 배후에서 전개가 된다. 인간관계에 서툰 순수 음악가가 조직사회에서 겪는 내적 갈등과 회의. 인간의 시간에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생주이멸(生住異滅)과 이에 무기력한 자연인의 모습에 그녀는 충격을 받는다. 한 여성 마에스트로에게 다가온 시련은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음악의 세계에 다가간다.


파격적인 영화, 촬영기법에 의한 영상미가 돋보인다. 카리스마 넘치는 케이트 브란쳇(리디아 타르)의 연기는 뛰어나다.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는 선뜻 다가가기 힘든 장르고 특수 분야의 역할을 하는 인물을 다루었기에 대중성과 흥행성은 별개지만 이 영화는 상을 휩쓸 정도의 기존 관념을 흔든 영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 같은 문외한에게는 설정된 모든 관계들이 낯설다. 설명부호가 몇 개라도 붙어야 될 장면들이 많았다. 한정된 프레임에서 내면의 흐름을 읽기에는 한계성이 존재한다. 감상하는 사람에게 내준 숙제라 생각한다.  (OO님)


9점

음악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해 영화 내용을 다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타르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가 몰입하게 했다. 마치 그녀는  타르의 실제 인물인 듯. 변화해가는 한 인물의 상황, 그에 따른 심리 표현이 영화를 끝까지 몰입하게 했다.  (OO님)



9점

배우의 연기가 매우 빼어났다. 클래식 영화라는 틀 속에 있지만, 클래식은 남성 중심 보수적 계급 사회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틀일 뿐, 그 속에서 소수자로서의 이점을 누리면서도 권력에 동화된 주인공의 몰락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전반부의 장면과 대사들이 후반부와 댓구를 이루며 어떻게 대비되는지 살펴볼 때, 그 치밀한 구성에 감탄하게 된다. 음악 영화이면서 심리 영화이고 씨실과 날실이 정교하게 구성된 듯하면서도 사이사이에 걸쳐 있는 단서와 생각의 여지가 잘 구성되었던 영화. 오랜만에 제대로 몰입해 본 작품이었다.  (OO님)


8점 

저는 이 영화를 통해서 한 가지 설정(인물의 성별)이 바뀔 때 그를 둘러싼 질문의 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았습니다. 타르는 여성이지만 전통적인 사회에서의 남성의 역할을 기꺼이 담당하는 듯 보였는데요, 이런 비틀린 설정이 이 영화가 평이하게 젠더 문제로만 흐를 가능성을 차단하고 다양한 질문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예술과 예술가는 분리될 수 있을지부터 정치적인 올바름이 올바르게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고. 타르의 몰락(표면적으로 봤을 때)을 몰락으로 보아도 될지, 아시아는 유럽에 비해 낙후되었다는 인식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영화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인지를 포함해서) 고민하게 되었어요. 베를린 필에서 너무나 정치적이었던 타르가 아시아의 작은 마을에서 가장 음악에 대해 순수한 태도를 보이는 듯 보이는 것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어요. 일신상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순간에도 젊은 첼리스트를 향한 개인적인 욕망을 향해 망설임 없이 다가서는  타르가 위험해 보였지만 그게 예술의 속성인 것 같기도 했고. 오케스트라 권력의 정점에 있는 듯 보였던 타르가 후반부에서 베를린 필에서는 애초에 이방인이었음이 밝혀진 것도 아이러니하게 느껴졌고, 기존 질서를 깨트리면서 주류사회에 편입된 그녀가 기존 질서의 가장 지저분한 면을 마음껏 휘두르는 과정도 흥미롭게  보았어요. 


영화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지 않아서 혼란스럽지만 그게 이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그 진폭이 이 영화가 가리키는 메시지인가 싶기도 했어요. 이 흔들리는 이야기를 한 인물을 통해 설득해 낸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가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OO님)


7점

현실과 이상의 너무나 큰 괴리감 혹은 자아구멍 


타르는 영화에서 자기도취에 빠져 있는 인물이다. 예술가의 작품과 예술가의 일생을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있을까? 타르의 학생이 부도덕한 바흐를 배척하는 것을 마치 자신을 공격하는 것처럼 발끈하며 몰아세운다. 타르는 음악이 전부이다. 타르에게 음악은 완벽 그 자체이며, 완전한 도피처이다.  우리는 인생이 시궁창이지만 예쁘고 아름다운 것만 보려고 하는 타르를 무조건 비난하지는 못할 것이다.  타르는 관계,, 교류를 하지 않고, 소통을 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소통은 불안전함이다.  현실과 음악은 너무 괴리감이 있다. 결국 타르는 ,, 인생의 인생 자체도 그녀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의 연속이다. 결국 그녀는 다시 숨는다. 숨는 시늉을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녀가 다 보인다. 그곳에서조차 꿋꿋이 버티어 내는 그녀는 음악은 바로 그녀 자신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OO님)


제가 끝까지 참여를 못할 거 같아서 미리 소감 남깁니다. 영화도 매우 훌륭하고 좋았고, 더더욱 좋았던 것은 영화 토론 방식입니다. 영화를 한번 보고는 끝 하고 잊어버리는 저에게 근 한 달 동안 매일 같이 올라오는 영화 관련 리뷰들을 아침 출근길에 보며, 저의 생활과 접목해서 다시금 곱씹게 되었습니다. 조목 조목 따져서 영화를 보는 재미도 알았으며, 하나의 장면도 정말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구나 감탄하였습니다. 리뷰의 문체 색들도 모두 달라 읽는 재미가 좋았습니다. 이런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또 된다면 토론에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OO님)


선생님들의 깊고 의미 있는 의견들 감동이었습니다~ 혼자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OO님)


말을 좀 많이 하지 못해 아쉽지만. 영화를 대충 보다 보니 역시나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훌륭한 여성분들의 대화에 끼는 시간,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진희샘, 땡큐 ! (OO님)



 영화 대사  공유합니다.



진행자: 2013년 베를린은 타르를 안드리스 데이비스에 뒤이어 수석 지휘자로 임명했는데요, 현재까지 직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멘토 레너드처럼 특히 말러를 사랑했는데 빅 파이브 활동기간 그의 교향곡 9곡을 녹음했죠. 하지만 ‘교향곡 사이클’은 지금껏 어느 교향악단과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지휘 하에 베를린은 말러의 교향곡 8곡을 녹음했고 마지막으로 가장 큰 5번 교향곡을 남겨뒀는데 코로나로 인해 재작년 공연이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달 5번 교향곡 공연 실황을 녹음하고 완성된 ‘교향곡 사이클’은 도이치 그라모폰 사를 통해 말러의 생일에 맞춰 음반으로 발매된다고 합니다. 



#11분 대담 무대에서  


리디아: 하지만 성 편견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불만이 없어요. 마린 알솝, 조앤 팔레타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로렌스 에퀼베이, 나살라에 스투즈맨도요. 이전 시대에 정말 훌륭한 여성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진짜 세상을 바꾼 여성들 말이에요. 

진행자: 흥미롭네요. 예를 들면 누가 있을까요?

리디아: 좋아요, 우선 나디아 불랑제가 있죠. 그분은 바람직한 사례로 들 수 있어요. 안타까운 사례는 안토니아 브리코예요. 모든 면에서 훌륭한 지휘자였지만 ‘객원 지휘자’라는 위치에 갇히면서 결국 2류 대접을 받았어요. 

진행자: 주요 교향악단을 지휘할 기회가 없었나요?

리디아: 아뇨, 베를린 필하모닉과 메트로폴리탄을 지휘했어요. 하지만 말했듯이 객원 지휘자였죠. 그때야말로 성별이 구분됐어요. 하지만 다행히 시대도 변했고 사람들의 인식도...아직 완전하진 않지만 천천히 진화하고 있어요. 

진행자: 맞아요. 제대로 바뀌었죠. 리디아, 설명 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아직도 지휘자를 ‘인간 메트로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리디아: 뭐, 아주 틀린 말은 아니죠. 시간을 다루는 건 쉬운 일이 아녜요. 시간이 핵심이에요. 시간은 곡 해석에서 필수적인 요소죠. 저 없이는 시작할 수 없어요. 제가 시계를 시작하죠. 제 왼손은 모양을 잡고 제 오른손은 초침처럼 시간을 알리면서 앞으로 움직이죠. 하지만 시간가는 달리 제 왼손은 가끔 멈춰요. 그건 시간이 멈췄다는 뜻이죠. 사람들이 가진 환상이 있는데 제가 오케스트라에 실시간 반응하면서 완벽한 순간을 찾아 다시 시작할지 재정비할지 아니면 시간을 다 날릴지 결정한단 거죠. 현실은 이래요. 연주가 시작된 순간부터 전 정확히 압니다. 지금이 몇 시인지 여러분과 제가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이 언제인지 뭔가 발견할 수 있을 때는 리허설뿐이에요. 공연은 절대 아니죠. 


 리디아: 리허설을 통해서 말러의 의도가 남겨진 조각들을 읽어내려고 해요. 그의 다른 교향곡을 통해서도 알아낼 수 있는데 그는 뤼케르트의 시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죠. 수년간 다른 작가들은 생각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5번 교향곡에서 모든 게 바뀌게 되죠. 5번 교향곡은 미스터리예요. 그가 남긴 유일한 단서는 악보의 표지뿐이죠. 네, 그의 아내 알마에게 헌정했어요. 때문에 5번 교향곡을 연주하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의 복잡한 결혼 생활을 이해하는 거죠. 

 



진행자: 그 결혼 생활을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나요? 번스타인과 달리? 


 리디아: 아까 아마존에서의 제 현장 연구를 언급하셨는데 시피보 코니보 사람들은 노래만 받아들여요. 가수가 어떤 존재냐면 노래에 담긴 영혼과 같은 선상에 있는 거죠. 그런 식으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거죠. 우주라는 동전의 양면인 거예요. 전 정절도 그런 식의 해석이 와닿았어요. 하지만 레너드는 ‘테슈바’를 믿어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 행위의 의미를 바꾼다는 탈무드의 지혜죠. 로버트 케네디의 장례식에서 아다지에토를 현주했을 때 12분간 계속됐죠. (미사 같았어요.) 녹음된 연주를 들어보면 그 비통함과 슬픔이 느껴질 거예요. 그 해석은 말러의 인생 말기와 맞아떨어져요. 작곡가의 역량이 바닥나고 알마가 떠나버렸으니까요.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 우린 시간을 다루고 있잖아요. 이 작품은 비극의 고통으로 탄생한 게 아니에요. 젊은 날의 사랑으로 탄생한 거죠. 

 진행자: 그래서 지휘자님의 선택은...

리디아: 사랑이죠. 

진행자: 정확히 얼마 동안 연주하시겠어요.

리디아: 7분요. 

(17분 31초)



#2시 24분 리디아의 본가. 


영상 속 지휘자: 승리를 느끼셨나요? 이제 우린 진정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음악의 의미가 무엇인지 말이죠. 그것을 들었을 때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이죠. 드디어 우리는 마지막 큰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제 음악의 의미를 알았으니까요.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샾'이나 '플랫', '코드' 그리고 업계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음악이 우리에게 말해주니까요.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음악이 가진 다양한 감정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감정들은 너무 특별하고 깊어서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죠. 우리 감정을 항상 설명할 순 없잖아요. 가끔은 가능하죠. 기쁨, 즐거움, 고요함은 말할 수 있어요. 사랑, 증오도요. 하지만 가끔씩은 너무 깊고 특별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기도 하죠. 


그래서 음악이 위대한 겁니다. 음악은 그 감정들을 말이 아닌 음으로 설명하니까요. 모든 건 음악의 움직임에 있습니다. 음악이 움직임이란 걸 잊지 마세요. 항상 어디론가 움직이며 한 음에서 다른 음으로 흐른다는 것을요. 그 움직임은 백만 단어보다 더 많은 걸 말합니다. 그럼 이제 여러분께....



# 리디아의 집


리디아: (기사를 읽으며) '다수의 어린 여성을 유인하고 길들여서 직업적인 호의를 대가로 성행위를 요구했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기회를 차단한다.‘ 이건 소설이에요. 뉴욕포스트는 스캔들이나 쫓는 매체죠. 제대로 된 사람들은 읽지 않아요. 크리스타 테일러에 대해 말하자면 불안정했고, 제게 집착했어요. 

직원: 어떤 식으로요? 

리디아: 이상한 선물을 보냈고 온라인에서 절 괴롭혔죠. 신호를 보내려고 했어요. 

직원: 어떤 신호요? 

리디아: 위키피디아에서 본인이 제 뮤즈라는 얘기도 썼고요. 그런 건 쉽게 확인되잖아요. 

직원: 이 사실을 보고하거나 불만을 제기한 적 있나요? 

리디아: 아뇨. 그랬어야 했는데...그 애가 안타까웠어요. 

직원: 샤론한테도 알렸나요?

리디아: 아뇨, 부담주기 싫었어요. 

직원: 그랬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리디아: 맞아요.

직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당장은 큰 관심을 끌고 있지 않아요. 그러니 지켜보도록 하죠. 

금요일 후원자 모임이 있기 전에 가능한 자세히 알리고 싶었어요. 

리디아: 안타깝지만 전 참석 못 해요. 

직원: 참석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리디아: 뉴욕에서 책 출간 행사가 있고 증언도 해야 해요. 

직원: 돌아와서 이야기 나누도록 하죠. 

리디아: 주말 잘 보내세요. 


샘들의 노트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필사와 그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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