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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Dec 14. 2023

[짧은 영화리뷰] <괴물>(강추),<괴인>

샛별BOOK연구소 

<괴물> (MONSTER, 2023)


정보: 드라마, 스릴러/ 일본/ 127분/ 2023.11.29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안도 사쿠라(사오리 역), 나가야마 에이타(호리 미치토시 역), 쿠로카와 소야(미나토 역), 히이라기 히나타(요리 역).  



9점 - 인간성과 괴물성을 동시에 지닌 존재 인간. 나는 인간이고 너는 괴물이라고 말할 수 없다. 


  각각 시점이 다르게 펼쳐지는 영화 <괴물>이다. 대형건물에 화재가 나 소방차가 불을 끄러 간다. 화재가 난 건물을 사오리, 호리, 미나토, 요리도 보게 된다. 같은 걸 봐도 보는 시선에 따라 각도에 따라 생각과 입장이 달라진다. 똑같은 화재를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처럼 영화는 3부로 나눠져 사오리, 호리, 미나토의 시선으로 연출된다. 이 셋은 학교에서 벌어진 일을 두고 각각 다르게 보고 판단한다. 내가 본 시선이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타자를 재단할 수 있는지 그 위험성을 고발한 영화다. 그 위험은 화재처럼, 폭우처럼 인간을 괴물화 시킨다. 나도 모르게 타인을 괴롭히는 인간에 내재된 '괴물성'이다. 인간과 괴물은 한 끗 차이다. 괴물은 나도 되고 너도 될 수 있다. 인간 안에는 고유한 인간성과 타자를 파괴하려는 괴물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일까. 이것을 논리적으로 밀고 나가는 거장의 카메라시점에 관객은 압도된다. 


  사오리에게 아들 미나토의 담임인 호리는 괴물처럼 보인다. 호리 선생은 반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미나토가 요리를 괴롭히는 괴물로 보인다. 미나토는 요리를 향한 마음 때문에 자신을 괴물처럼 자학한다. 요리는 아버지의 세뇌로 자신이 괴물이라고 받아들인다. 같은 반 학생들, 학교 동료들, 교장 마키코(타나가 유코)도 각각 인간과 괴물의 얼굴을 교차한다. 폭력에 시달리는 요리는 생각보다 강하다. 이런 요리를 보호(끌리는)하고 싶은 미나토는 감정을 숨기기 어렵다. 미나토와 요리는 서로를 보듬어준다. 과자를 나눠먹고, 비밀 장소를 공유하고, 상처를 불어준다. 엔딩은 처연하다. 누구 하나 괴물이 아닌 캐릭터가 없다. 그런데 괴물은 누구일까? 누가 괴물이게? 괴물은 진정 있는 것일까... (평점 ★★★★☆ 9점) 



<괴인>(a Wild Roomer, 2023)

정보: 드라마/ 대한민국/ 136분/ 2023.11.08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이정홍

출연: 최경준, 박기홍, 이소정, 안주민, 이기쁨, 전길.  




 6점- 일상과 인물이 점점 괴인이 되어가는 여정. 멈출 수 있는 건 자기통제뿐. 


  영화는 비전문 배우를 쓰는 자신감을 보였다. 감독은 주인공 기홍(박기홍)을 비롯해 대부분 비전문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한다. "당신도 나처럼 이상하잖아요"라고 적힌 포스터. 괴인에 나오는 인물들은 어쩜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이다. 영화지만 영화적이지 않는 인물들. 우리는 조금씩 이상하다. 단독주택에 세 들어 사는 기홍은 목수이다. 목수라는 직업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기홍은 말한다. 가구를 만드는 목수와 그 외의 것들을 만드는 현장 목수다. 기홍은 후자에 속한다. 기홍은 캠핑용품을 사서 뜰에 배치하고 책 한 권을 놓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린다. 주인집 남자 정환(안주민)는 자꾸 기홍에게 접근한다. 기홍은 주인집 남자가 불편한데 거절하기 어려운 세입자 신세다. 기홍은 주인집 정환과 오토바이를 타고, 테니스를 배우고, 낮술을 하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한다. 주인집 남자는 집에서 놀고먹고  지내며 일상이 심드렁하다. 심심해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재미있는 일을 찾으러 다니는 남자다.


반면, 기흥은 살기가 팍팍하다. 목수의 일은 자르고 재고, 붙이고 치우고 심플한데 일상은 배배꼬인다. 덕지덕지 기홍에게 끈적한 것들이 붙는 거 같다. 피아노 학원에서 발견한 수상한 인물, 계약을 할 듯 말듯 한 고객, 시다일을 맡았던 친구의 이별통보. 신분이 밝혀진 금발소녀를 만나며 기홍은 점점 '괴인'이 되는 기분이 든다. 외로운 사람들끼리 모여 술판을 벌이는데, 미세한 긴장이 흐른다. 분명 <괴인>은 영화인데 옆집에서 벌어지는 다큐처럼 리얼하다. 우리는 조금씩 이상하다.  (평점 ★★★ 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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