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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Jan 01. 2024

2023년 '올해의 책 10권'(feat.샛별BOOK)

샛별BOOK연구소


2023년에 읽은 '올해의 책' 1위~ 10위를 뽑았습니다. 결산을 해보니 올해는 유난히 한국문학을 많이 읽고 토론했네요. 영화도 한국영화가 작품성이 높았는데,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K-문화 속에 문학도 예외는 아닌 거 같아요.  도서관 수업을 다니고, 블로그 모임을 운영하면서 책 선정에 고심이 많습니다. 나름 열심히 서치하고 읽고 선정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남아요. 내년에는 좀 더 탄탄한 작품들을 볼 줄 아는 맑은 눈을 지니길 소망해 봅니다. [샛별BOOK연구소]에서 여러 프로그램 신청해 주시고 함께 읽고, 필사하고, 낭독, 토론까지 하신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도 즐거운 독서시간이었습니다. 그럼, 10위부터 가보겠습니다. 





공동 10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김상욱, 바다출판사, 2023.(397쪽 분량)


[낭독&필사클럽]에서 했던 책입니다. 제목은 근사하지만 너무 어려웠던 책입니다. 원자, 물리, 화학, 생물, 지구... 음 물화생지를 배우는 것 같았어요. 다행히 함께 필사하고 ZOOM으로 만나 낭독했더니 그나마 이해가 되더라고요. 장마다 요약정리를 해서 블로그에 실었어요. 이 책은 꼭 재독, 삼독해야 이해할 수 있어요. 과학용어가 수두룩하고, 근본적인 원리 설명이 많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 근원에 대한 과학적 질문과 물리학자의 답을 적은 책입니다. 그래도 원자가 이 세상의 만물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 큰 소득입니다. 토론은 글쎄요...;;;; 과학분야를 좀 더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책이긴 합니다. 







공동 10위  인문 <보이지 않는 도시> 임우진, 을유문화사, 2022. (306쪽 분량) 


  이 책은 여러 도서관에서 토론한 책입니다. [토론하는 밤길]과 [카페에서 즐기는 논제연구]모임도 했고요. 건축가 임우진은 한국에서 30년, 파리에서 20년을 넘게 살았습니다. 책은 유럽, 한국, 뉴욕 등 도시에 숨어 있어 보이지 않는 건축적 문제점들을 열 가지로 추려냈습니다. 건축가 입장에서 도시의 모순들을 목격해 다른 나라 사례와 한국의 사례를 친절하게 비교해 줍니다. 저자의 건축학적 예리함이 녹아 있습니다. '사람이 먼저인 도시'를 만들고 싶어 이 책을 썼다는 저자의 고백도 좋았습니다. 토론도 잘 되고, 별점도 높았던 제게는 효자 책이었습니다. 






9위 에세이 <식물적 낙관>, 김금희, 문학동네, 2023.(259쪽 분량)


판교도서관에서 '리딩 위드' 필사를 3주 동안 진행한 책이고, [필사&낭독]책이기도 했어요. 여름에 읽고 필사하기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을 필사하면서 매일 식물 사진이 단톡방에 올라와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필사하면서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흠뻑 느낄 수 있었어요. 저도 식물 집사까지는 아니어도 초록 식물 너무 사랑합니다. 단톡방에는 식물집사님도 계셨고, 필사 노트와 화분, 꽃을 정성스럽게 찍어 올려주시는 샘들도 많으셨어요. 김금희 작가님 문장으로 식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책입니다. 늘, 식물을 키우고, 바라보며~ '인생적 낙관'도 하면 좋을 거 같죠. 가볍게 필사하기/ 선물하기 좋은 책입니다. 







8위  <스토너>, 존 윌리엄스, 알에치코리아.(392쪽)


2023년 고전문학BOOK클럽에서 했던 마지막 책입니다. <스토너>는 찬바람 부는 12월에 읽기 좋은 책/ 한 해를 마무리할 때 좋은 책입니다. <스토너>는 별점도 높았어요. 올해 읽은 고전 중에 최고의 고전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샘들께서 원서 읽기 모임을 자체적으로 만드셨네요. 스토너는 우리네의 삶과 비슷해 보였어요. 그의 삶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에게 끌렸다면 문학에 대한 열정만큼은 위대해 보였기 때문 아닐까요. 고전문학을 사랑하는 마음. 우리도 스터너와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점점 스토너가 되어 가고 있네요. ㅎㅎ 고전문학 책으로 어렵지 않고, 찐하게 토론할 수 있는 책입니다. '고전문학은 사랑일세~'라고 스토너 교수님이 말씀해 주시는 거 같아요. 






7위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소설집, 문학동네, 2022. (250쪽 분량) 


김연수 소설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 표제작 '이토록 평범한 미래'만 토론했습니다. 단편이지만 층층이 쌓인 은유가 많아 하나씩 푸는 시간이 필요한 책입니다. 도서관 프로그램에도 배치했고,  여러 토론모임에서 했던 책입니다. 다른 수록 단편들을 토론 못해 아쉬운 책입니다.  별점은 3.5에서~ 5점까지 나왔습니다. 미래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에 주목했고, 등장인물 중 교열을 보는 화자의 외삼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6위 에세이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양영희, 마음산책, 2022. (209쪽 분량)

캬! 올해는 양영희 감독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와 에세이<카메라를 끄고 씁니다>를 들고 살았던 거 같아요. 제주에 갈 때도 델꼬 갔고요. 카토스에서 도서관 수업에서 주구장창 수업한 책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와 에세이를 알리고 싶었어요. 4·3사건에 대해 알아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역사에 대한 무지를 반성하며 열심히 읽고, 논제 만들고 토론했던 책입니다. 만약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를 봤다면 감독이 쓴 에세이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를 추천합니다. 영화+책을 묶어 토론하면 좋을 구성입니다. 팁을 드리면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으면 더 양영희 감독의 서사를 풍성하게 느낄 수 있어요. 이 책은 양영희 감독이 찍은 또 한편의 영화라고 말할 수 있어요. 







5위 단편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문학동네, 2023. 


젊은 작가의 감성을 충분히 느끼기 좋은 책입니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표제작도 좋고, <몫>, <답신>, <이모에게>도 토론하기 좋아요. 그래도 가장 좋았던 단편은 표제작입니다. 시간강사와 학생으로 만나 둘은 용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둘이 함께 기억했던 용산. 그 기억들은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희미한 빛이 되어줄 수 있을까요. 희미하더라도 꺼지지 않는다면 그 빛을 따라 한 걸음 더 가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우리는 조금의 희망을 걸 수 있지 않을까. 작품마다 최은영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단편 안에 여러 역사문제, 고통의 문제, 여성과 빈곤, 평등 등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참으로 좋았던 책입니다. 표지도 얼마나 근사한지요! 






4위 시화집 <인생의 역사>, 신형철, 난다, 2022.(321쪽 분량)


쌀쌀한 2월에 [낭독&필사클럽]에서 만났던 책입니다. 함께 필사하고, 낭독하며 움직였습니다. 신형철은 고통, 사랑, 죽음, 역사, 인생이란 단어에 각/면/점/선/원으로 합을 맞췄습니다. 고통은 각처럼 아프고, 사랑은 면처럼 넉넉하며, 죽음은 점으로 소멸되고, 역사는 선으로 이어지며, 인생은 원으로 만난다는 뜻일까요. 목차에 대한 해석을 상투적으로 해봅니다. 시를 통해 사람을 알고 인생을 배울 수 있게 만들어 준 책입니다. 시를 해석하는 신형철의 매서운 묘사와 따스한 마음이 훌륭한 책입니다. 이 한 권은 내년에도 계속 움켜쥐고 싶습니다. 알 때까지... 







3위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창비, 2022. 268쪽 분량. 


와!!!! 이 책은 정말 징하게 들고 다니며 토론했던 책입니다. 그래서인지 3위까지 순위가 올라왔습니다. 토론하면서 '이데올로기'에 접근할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소설쓰기를 배울 때 분석하면 좋을 텍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소재와 구성도 훌륭하고, 유머와 의미가 모두 내포된 서점가/도서관 올해의 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설 속 아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니체, 카뮈, 밀란 쿤데라를 읽었습니다. 아리의 아버지는 <공산당 선언>을 읽고 빨치산이 되었고요. 우리가 어릴 때 무얼 읽느냐에 따라 나의 '이데올로기'가 생성되기도 합니다. 책은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입니다. (좋은 책 잘 읽어야 함ㅋㅋ) 유물론과 실존주의, 정신과 육체, 형이상학과 관념론 등~ 여러 철학과 사상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내년에도 이런 핫한 책(2022년에는 <불편한 편의점>이 있었죠)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2위  고전문학 <제5도살장>, 커트 보니것, 문학동네. (276쪽 분량)


책은 고전문학BOOK클럽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샘들은 드레스덴 폭격을 조망했고, 전쟁과 인간말살, 죽은자와 살아남은 자에 대해 말했습니다. 반전에 대한 풍자를 어떻게 해석할지 의견도 분분했고요. 시공간을 넘나드는 주인공 빌리의 정신세계도 파헤쳤습니다. 묵직한 말들이 오고 갔고, 발췌를 낭독하며 각자의 상황에 감정 이입도 해봤습니다. 문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신랄한 역사인식! <제5도살장 > 강추!!!!합니다. 다소 어렵지만 퍼즐을 풀어나가는 책이라 희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올해 고전문학 최고의 책으로 <제5도살장>을 뽑았습니다.   







1위 <각각의 계절>, 권여선, 문학동네, 2023.


이 책을 생각하면 뜨겁던 여름 8월이 생각납니다. '낭독'프로그램을 처음 만들고 선정된 첫 책입니다. 8월 내내 단톡방과 ZOOM에 모여 또 하나의 계절을 보냈습니다. 권여선 작가의 단편집 <각각의 계절>을 읽고, 낭독하고, 녹음하고, 공유하고, 줌으로 만나서 토론하고, 발췌와 단상, 필사, 리뷰도 쓰면서 지냈습니다. 인생의 그 많은 계절 중 2023년 8월 권여선 작가와 함께 한 여름을 잊지 못할 거 같습니다. 행복했고, 보람찼고, 즐거웠습니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한 단톡방 녹음기록은 신선했습니다. 소설집 <각각의 계절>은 총 7편의 단편이 들어있어요. 저희가 토론한 단편은 총 네 편입니다. 네 편의 리뷰를 모두 썼던 책입니다. 그만큼 제게는 2023년 올해의 책입니다. 권여선 작가의 문체와 구성, 겹겹의 사유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볼 수 있는 책입니다. 2023년 이 책을 만날 수 있어 가슴 뜨거웠습니다. 권여선 작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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