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작업실 2. 포클레인

포토 에세이

by 샛별

지금 밖에는 공사가 한창 중이다. 모텔이었던 건물을 두 대의 포클레인(굴착기)이 부수고 있다. 포클레인 끝에 붙은 숟가락처럼 생긴 '버켓'이 바닥에 있는 철근을 꽉 잡아 뜯어 옆으로 옮겨 쌓는다. 작업장은 돌반, 철근반이다. 여기는 작업실보다 작업장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작업장은 시멘트와 건물 잔해들, 조각난 벽돌, 철사가 뒤엉켜 있다. 자신감을 갖고 포클레인을 운전하지 않으면 저 건물 잔해들한테 압도당할 거 같다. 철사 한 조각만 밟아도 큰일 난다. 포클레인에 몸을 싣고 돌덩이와 철근과 사투하는 작업은 안전이 제일이다.

주황색 옷을 입은 포클레인(DOOSAN)은 몸뚱이를 이리저리 회전하며 날렵하게 먹이를 포착하듯 건물 잔해들을 움켜쥔다. 사냥감을 놓지 않겠다는 독수리 발처럼. 포클레인 버켓은 숟가락으로 밥을 푸듯 흙과 벽돌을 한 움큼씩 담아 쉬지 않고 나른다. 한 사람은 포클레인 옆에서 호수를 들고 물을 잔뜩 뿌려준다. 호수도 주황색이다. 건물 해체는 분진이 상당하다. 물을 뿌려 잠시라도 먼지를 가라앉혀야 한다. 작업 인원은 대략 열 명 정도였다. 각자 맡은 곳에서 자신의 일을 하고 계셨다. 모두 안전모를 썼다.

작업장 인부들은 땡볕 노출을 막기 위해 긴팔, 긴 바지, 코팅장갑, 얼굴 가리개, 방진마스크 등을 착장했다. 신발은 등산화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작업장은 땀방울과의 사투다. 땀 흡수가 잘 되고, 통풍이 좋은 아웃도어 소재로 작업복을 해야 할 거 같다. 일터에서 사람들은 잠깐잠깐 서서 담배를 피우거나 안전모를 벗어 땀을 닦거나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누군가는 서서 작업을 지시하고, 누구는 뛰어다닌다.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 다가온다. 저분들 점심메뉴가 궁금해졌다. 나야 스벅에서 빵쪼가리 뜯으며 작업해도 괜찮지만 건물 해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분들은 에어컨 빵빵 나오는 식당에서 뽀얀 순댓국에 밥을 말았으면 좋겠다. 수육 한 접시도 함께.


(9일 광주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 참사가 있었습니다.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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