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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Jan 31. 2022

[짧은영화리뷰]<드라이브 마이 카>,<어나더 라운드>외


<어나더 라운드> Druk, Another Round, 2020

덴마크/ 116분/ 2022년 1월 19일 개봉/ 15세 관람가

감독: 토마스 빈터베르그

출연: 매즈 미켈슨, 토머스 보 라센, 라르스 란데.


  

술을 못 마시는데도 영화가 끝나니 와인 한잔하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을 취하게 만드는 영화. 술이란 무엇인가? 통제와 중독의 아슬아슬한 지점이 교차해 영화 보는 내내 불안불안했다. 역사, 체육, 음악, 심리학을 가르치는 고등학교 쌤들의 고민이 펼쳐진다. 지루한 강의는 학생들에게 무시당하기 딱이다. 점점 학교에서 설자리가 없는 교사들은 우울에 시달린다. 이럴 때 0.05%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유지한다면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교사들이 될 수 있을까? 중년 남성들이 술을 마시며 실험에 임하는 행위가 웃픈 상황이다. 알코올 중독이 아닌 열정 두 스푼만 챙겨 무기력한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는데 인생이란 뜻대로 되는 게 도무지 없다. 호프집에서 동네 아저씨들을 보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연출은 소박했다. 단, 술잔을 부딪히며 술을 마시는 모습을 촬영한 카메라의 시선은 우아했다. 인생이란, 중년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할 말 잔뜩인 영화. 강추 & 강추.  (평점 ★★★★ 9점)



<드라이브 마이 카> ドライブ・マイ・カー, Drive My Car, 2021.

드라마 / 일본 / 179분 / 2021.12.23 개봉 / 15세 관람가.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출연: 니시지마 히데토시 (가후쿠), 미우라 토코(미사키), 오카다 마사키 (다카츠키)


  하마구치 류스케는 어떤 영화를 계속 만들고 있는가. 179분 동안 감독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차 안에서 찍은 씬들은 놀라웠고, 엔딩은 이상했다. 연출가는 매번 새로운 것을 창조할 운명과 닿아있다. 인물의 표정과 디테일로 영화적 질문을 던지겠다는 감독의 입장이 야심차다. 딸을 잃고 방황하는 부부는 위기의 순간과 맞닥트린다. 결국 터질 게 터진 상황.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 주인공 가후쿠는 도로 위를 달린다. 가후쿠는 아내를 떠나보내고 히로시마 연극제에 초청되어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 연출을 맡는다. 우연일까. 필연일까. 가후쿠는 이곳에서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를 만난다. 혼자만의 공간이었는데 누군가가 운전해 주는 게 영 불편한 가후쿠이다. 미사키는 부드럽고 조용하게 차를 운전하며 자신의 본분을 다한다. 상실의 고통이 컸던 가후쿠의 마음에 점점 미사키가 들어와 앉는다. 히로시마에서 삿포로까지 달리며 둘은 바냐 아저씨와 소냐가 된다. 눈 덮인 홋카이도와 빨간(SAAB900)차는 대비를 이룬다. 슬픔과 기쁨처럼. 각자의 언어와 역할은 달라도 <바냐 아저씨> 연극무대 위에서는 상실의 아픔을 나눌 수 있다고 감독은 말해준다. 저마다 인생의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바냐 아저씨에 나오는 대사처럼 우리는 길고도 긴 낮과 밤을 살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존재하니까. 윽. 러닝타임 길어도 너무 길다. ㅋ ㅋ  (평점 ★★★★ 9점)



<하우스 오브 구찌> House of Gucci, 2021

스릴러, 드라마, 범죄 / 미국 / 158분 / 2022.01.12 개봉 / 15세 관람가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레이디 가가, 아담 드라이버, 자레드 레토, 제라미 아이언스, 알파치노


화려하다. 왜? 구찌니까. 출연진은 할리우드 최정상 배우들이고, 의상과 무대공간은 호화스럽고 스토리는 파격적이다. 감독은 현대 패션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충격적인 스캔들을 영화로 만들었다. 일명 구찌가의 숨겨진 치욕을 영화화했다. 구찌의 가족들은 패밀리라는 이름으로 뭉쳤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서로 못 잡아 안달이다. '구찌'를 누가 가져야 하나. 다들 구찌는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데. 구찌를 휘감고 나오는 레이디 가가와 클래식한 슈트를 걸친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는 찰떡이다. 게다가 알파치노와 제라미 아이언스까지 이탈리아 패션가문의 거장 연기를 말끔하게 소화한다. 구찌가의 며느리(레이디 가가)는 구찌 기업을 통째로 갖고 싶다는 탐욕에 앞선다. 구찌가의 민폐녀로 등극.  레이디 가가는 실제 존재하는 '파트리치아'를 연기하기 위해 체중증량과 6개월 동안 발음 연습을 했다고 한다. 영화에 진심인 배우들을 볼 때 흥분은 멈추지 않는다. 아담 드라이버 배우를 보는 기쁨도 함께. (평점 ★★★ 7점)



<청춘적니> 青春的你, Love Will Tear Us Apart, 2021

멜로, 로맨스, 드라마 /  중국 /  105분 / 2022.01.12 개봉 / 12세 관람가.

감독: 샤모

출연: 굴초소(리친양 역), 장정의 (링이야오 역)


청춘로맨스의 공식은 여지없다. "내 모든 걸 걸게, 널 위해서" 첫사랑은 순수하고 아름답다. 영화는 열일곱에 만나 10년 동안 서로를 사랑한 이야기이다. 사랑했지만 가난해서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랑. 많이 신파적이지만 현실이기도 하다. 사랑하지만 너를 위해 나는 사라져야 한다. 이걸 이해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사랑은 함께도 소유도 아닐 수 있다. 사랑은 상대방의 미래와 행복까지 포함된다. 그럼에도 잊지 못하는 게 사랑이다. 이별해도 보고 싶은 마음이야 어쩔 수 없다. 아무리 만나려 해도 엇갈린 상황. 운명의 장난일까. 링이야오의 깨끗한 얼굴이 화면에 꽉 차게 들어오고 머릿결도 바람에 나부낀다. 솜털 같은 피부는 예쁘고 머리카락 한 올도 선명하게 찍혔다. 잘 생긴 두 배우를 보고만 있어도 좋을 영화다. '청춘적니'는 웹소설 <10년을 함께한 여자친구가 내일 결혼한다>를 원작으로 두고 있다. 풋풋했던 십 대를 거쳐 시멘트 같은 세상을 맨발로 맞서는 리친양과 링이야오. 영화를 보면서 자신의 인생 니즈 시절을 떠올리는 건 덤이다. 청춘로맨스 영화는 어쨌든 예쁘고, 사랑스럽고, 슬프다. 그 시절은 딱 한 번 뿐이라 아름답다.  (평점 ★★★ 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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