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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Jul 11. 2022

[짧은영화리뷰]<로스트 도터>,<컴온 컴온>,<브로커>

<로스트 도터> THE LOST DAUGHTER


감독: 매기 질렌할

출연: 올리비아 콜맨(레다), 다코타 존스(니나), 제시 버클리(젊은 레다)

국가: 영국, 미국, 그리스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22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2022.7.14.

출처: 네이버 영화

8점-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인형의 집>. 수없이 반복되는 이 땅의 로라들에게. 


 매기 질렌할 감독의 <로스트 도터>는 중년 여성(레다)의 기억을 다뤘다. 영화의 원작은 엘레나 페란테의 <잃어버린 사랑>(한길사)이다. 비교문학 교수인 레다(올리비아 콜맨)는 그리스 해변에서 홀로 여름휴가를 보낸다. 조용한 해변에 갑자기 여러 가족들이 우르르 몰려와 시끄럽게 떠든다. 레다는 딸을 가진 젊은 여자 니나를 보자마자 과거가 오버랩된다. 박사과정을 밟고 교수가 되려는 레다에게 양육은 버거운 짐이었다. 두 딸을 돌보는 현실이 레다는 미치도록 싫었다. 자신은 지금 해야 할 연구가 산더미인데, 남편은 도움이 안 된다.  


영화는 시종일관 두 딸을 케어하면서 공부/일하는 엄마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찍었다. 확대된 표정에서 모성과 자아실현의 갈등을 짚고 있다. 자아실현 vs 모성. 여성은 두 가지를 양립할 수 없는 것인가. 한 가지를 성취하려면 한 가지를 버릴 수밖에 없는 딜레마와 죄책감. 레다는 <인형의 집>로라의 삶을 선택하며 말한다.  "집을 나왔어요. 그렇게 딸들을 버렸죠".  긴긴 세월이 흘렀어도 옛날 일들은 파편처럼 떠올라 그녀의 폐부를 찌른다. 그녀는 딸들에게 아직까지 미안하다. 레다는 해변에서 다른 모녀의 모습을 볼 때마다 휘청거린다. 모성은 독하고 진하다. 분명 자아실현을 위해 집을 나갔지만 잃어버린 3년이 그녀를 짓누른다. 엄마라는 존재는 어떤 선택을 하든 끝까지 그 안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엄마는 해변에 쓰러져서도 오렌지 껍질을 '끊어지지 않게' 깎으며 딸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지 않은가. (평점 ★★★★ 8점) 



<컴온 컴온> C'mon C'mon


감독: 마이크 밀스

출연: 호아킨 피닉스(외삼촌/조니), 우디 노먼(조카), 가비 호프만(여동생)

국가: 미국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09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2022.6.30.


6점- 삼촌과 조카의 하이파이브. 서로 손뼉을 마주치며 자신들이 하루를 살아가는 하모니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의 변신. 놀라울 정도로 살을 찌웠다. 라디오 저널리스트인 조니(호아킨 피닉스)는 여동생(가비 호프만)과 사이가 별로다. 1년 전 어머니의 죽음 이후 서먹해진 두 사람. 엄마의 기일날 여동생과 통화하게 된 오빠 조니는 조카 제시(우디 노먼)를 잠깐 돌보는 일을 맡는다. 9살 조카 제시는 사랑스럽다. 삼촌은 조카를 돌보는 일이 익숙지 않고, 낯설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풍선 같은 제시. 제시가 하는 말, 행동, 표정, 움직임에 삼촌은 쩔쩔맨다. 조카와 삼촌의 좌충우돌 로드무비. 조니는 미국 전 지역을 다니며 아이들을 만나 꿈이 무엇인지, 미래에 대해 묻는 인터뷰어다. 이번엔 조카가 삼촌을 인터뷰한다. 생각지도 못한 조카의 질문에 하나씩 답하며 자신의 생활을 확인하는 조니. 


흑백 필름의 매력은 대사와 청각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더욱이 대사는 관객들의 마음을 건드리기 충분하다.  “안 괜찮아도 돼”, “누구에게나 회복 구간이 있다”등의 대사는 텅 빈 마음을 촉촉하게 해준다. 일상의 소중함을 찍고 싶었던 감독. 호아킨 피닉스와 호흡을 맞춘 아역배우의 빛나는 연기. 미국의 디트로이트, LA, 뉴욕, 뉴올리언스를 풍경을 잔잔하게 볼 수 있는 건 영화의 덤.  (평점 ★★★ 6점) 


<브로커> Broker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송강호(상현), 강동원(동수), 아이유(소영), 배두나(수진), 이주영(이형사)

국가: 한국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29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2022.6.08.


5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실험작. 파란 승합차 안에서 보여주는 또 다른 가족형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만든 한국 영화. 배우/국적/감독의 언밸런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미장센이 녹아나지 못해 아쉬운 영화. 세탁소를 운영하는 상현(송강호)와 보육원 출신 동수(강동원).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버리고 다음날 다시 찾더니 이번엔  팔러 다니는 엄마(소영). 상현과 동수는 베이비박스 시설에서 콤비를 이루며 아이를 거래하는데... 개연성 너무 떨어져 몰입이 어려운 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감독의 작품이니까.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 배우가 나오니까~ 감안하고 보려 해도 집중이 어려운 영화. 


배두나의 연기도 어색. 이주영 형사와 잠복근무하며 계속 차 안에서 먹는 연기만 하다가 끝남. 방울토마토까지 먹는 건 너무 오버스러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어석거리는 씬들. 송강호 배우의 탄탄한 연기력이 받쳐주고 있지만, 에피소드마다 아슬아슬다한 시나리오. 감독의 작품세계의 확장성, 베이비박스라는 소재, 또 다른 가족형태를 연출한 점은 좋았다. 청록색 승합차(이스타나)를 타고 비누거품을 내며 세차하는 장면은 최고의 신!  (평점 ★★☆ 5점) 


(2022년 75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하신 송강호 배우님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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