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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Jan 25. 2023

리사 아이사토 <삶의 모든 색>그림책 리뷰

샛별BOOK연구소 

그림책 <삶의 모든 색>, 리사 아이사토(글/그림), 길벗어린이, 2021. (38,000원)


 <삶의 모든 색>을 토론했다. 새로 오신 샘까지 포함해서 다섯 분. 한 장씩 그림책을 넘겼다. 다음 장으로 넘길 때 5초의 텀을 뒀다. 그림책은 '아이의 삶'부터 시작된다. 현재 어른이라면 누구나 거쳤을 아이의 삶. 아이의 표정을 살폈다. 아이들 얼굴에는 현재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비가 오면 환호하고, 눈이 오면 꿈을 꾼다.  


  우리들은 '자기의 삶'을 거쳐 '부모의 삶', '어른의 삶'으로 그림을 펼쳤다. 이 부분에서 시간을 끌며 얘기했다. 나만 그 노래 가사를 모르는 거 같고, 내 길에 확신이 들지 않지만 아이를 낳고 어떻게든 키우고 있다. 살면서 가끔은 '빗속에서 놀던 아이는 어디로 갔'는지 생각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지만 곧 흔들린다. 어떤 날은 강하고 어떤 날은 처참하다. 


  곧 '기나긴 삶'으로 진입하겠지만 아직 그 삶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림책을 통해 기나긴 삶에 대비해 대책도 세워봤다. 노년이 되면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책도 읽고 지내자고 했다. 감사한 인연이다. 우리가 '기나긴 삶'을 거쳐갈지 어느 삶에서 마무리될지 아무도 모른다. 기나긴 삶을 걷는다면 그건 당연하다기 보다 축복일지 모른다. 누군가는 어느 시기에 끝나버렸을 삶이니까...  


  삶의 모든 순간에 모든 색이 존재했다. 몰랑한 핑크빛일 때도 컴컴한 암흑일 때도 있다.  한 색으로만 삶의 색을 칠하지는 않는다. 파랑이었다 노랑이었다 초록, 회색이었다 계속 색은 변했다. 그렇다고 시기마다 특별한 색이 정해져 있지도 않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내가 원하는 빛으로 칠할 수 있다. 설령 칠할 힘이 없어도 꼭 옆에 누군가가 존재한다. 그걸 믿고 가라고 작가 리사 아이사토는 최선을 다해 그림으로 보여줬다.  


샘들께서 고른 그림과 이유를 소개합니다. (기억을 더듬어 최대한 정리했어요.)



'이제 새로운 눈으로 온 세상을 바라보지요.' 

무채색을 좋아하지만 이 장면은 색이 화려해서 좋아요. 보는 사람도 기분도 밝아져요. 



'그 겨울이 얼마나 더 새하앴는지' 

두 눈을 꼭 감고 볼이 빨개질 때까지 하얀 눈송이를 불어요. 하트를 널리 널리 퍼트립니다. 환상적인 순간이라 마음에 들어요. 


'상실을 경험하겠죠' 이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 



'우리가 어떻게 새로운 세계를 발견했는지' 

책에 둘러싸여 무언가를 골똘히 집중하는 모습이 좋아요. 호기심 가득하고 배우면서 느끼는 희열이 느껴져요. 


<삶의 모든 색>에서 현재 나의 모습과 비슷한 시기를 골라봤어요. 



아이들은 떠나고 집에 남편과 아내. 둘이 남아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아이들과 활기찼던 집은 이제 둘만 남았어요. 처음엔 남편과 어색하더니 지금은 괜찮아지고 있어요. 


'다른 누군가를 다시 찾아다니고, 새사람을 만날 수도 있어요.' 지금 내가 걷는 길이 꽃길이길 희망해요.




'여름날 빗속에서 놀던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가끔은 빗속에서 놀던 아이들을 쳐다볼 때가 있어요. 




'어쩌면 눈앞의 세상이 너무 낯설어서 두려움을 느낄지도 몰라요' 점점 세상은 빠르게 변해하는 데 그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어요. 거대한 파도처럼 새로운 정보, 환경이 내 앞에 덮칠 텐데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을 거예요.' 지금 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거 같아요. 어떤 사람인지 찾고 있는 중입니다. 



아침마다 우리 집 풍경입니다. 아이가 엄마 얼굴에서 마녀가 나온다고 말할 때가 있어요. 엄마는 바쁜데 아이는 노느라 정신없어요. 



'아니면 여전히 찾고 있겠죠' 무언가를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닐 때가 있어요. 언제나 무언가를 찾고 있는 그림이 가끔 내 모습 같아요. 



'어쩌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어요.' 함께 영원히 하고 싶은 마음을 지키려는 눈빛이 강렬해요. 이 그림에 나의 모습이 보여요. 


'아이들이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가요'  아이가 날개를 달고 자기의 삶을 향해 떠나려고 해요. 이럴 때 부모는 떠나는 자녀를 있는 힘껏 응원하고 지지해 주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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