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싸가지 천재 제갈 각

리더의 인성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다.

by 신화창조
제갈각.jpg

제갈 각

제갈 각은 제갈공명의 조카이자, 제갈 근의 맏아들로 오나라에서 성장했다.

어려서부터 총명함을 인정받아 吳主 손권의 각별한 총애를 받았다.


1. 제갈 각에 대한 상이한 평가


제갈 각에 대한 관점은 손권과 제갈 근이 서로 달랐다. 손권이 승상 제갈 근을 놀릴 요량으로 당나귀의 목에 장난삼아 아버지의 자인 '자유(子瑜)'라고 써놓자 어린 제갈 각이 나서서 그 뒤에다가 '之驢(지려)'라고 써서 - 자유의 당나귀 - 즉, 손권이 그 노새를 아버지에게 하사했다고 재치 있게 임기응변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의 반응이 달랐다.


손 권 왈, “앞으로 강동을 지탱하고 이끌어나갈 인재가 될 것이다.”


제갈 근 왈, “저 녀석의 총명함이 우리 제갈 가문을 멸살시킬 것이다.”


결과적으로 제갈 근의 예측은 현실이 되었지만, 손권의 예측 또한 한동안은 현실이 되었던 만큼, 둘 중 누구의 말이 맞았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그럼 제갈 각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물론 제갈 각의 성격에 대한 파탄적인 결함에 대해서이다.


2. 젊은 새바람


제갈 각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손권이 병으로 쓰러지면서 국정의 전반을 맡게 되면서부터 이다. 이때부터 제갈 각은 새로운 황제 손양을 앞세워, 사실상 국정을 좌우하며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펼쳤다.

군신간의 믿음으로 황제를 돕는다기보다는 자신의 머리만 믿고 황제를 이용하여 제제할 장애물도 없이 마음껏 활개 치게 된 것이다.

제갈 각은 부채의 면제라든가 물품세의 철폐 등으로 손권 말기와 황제 교체기의 어려운 나라사정을 내정을 통하여 제대로 만들어 놓는다. 게다가 위나라에서는 손권의 喪中을 계기로 쳐들어온다. 제갈 각은 바로 이 전투에서 대승하면서 제갈 각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게 된다.


3. 싸가지, 적을 만들다.


젊고 잘생긴데다가 똑똑하기까지 하니 주유가 있었다 하더라도 제갈 각의 인기를 쫓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누가 제갈 각을 제지하겠는가?

본래 오만하고 거침없던 제갈 각은, 어린 황제를 앞세워 오나라의 국정을 사실상 농락하기 시작한다.


그 동안 배경이 되어주었던 황제 일파와 제갈 각의 싸가지에 당하고 있었던 많은 신하들로부터 반감을 받는다. 국정을 홀로 전횡하는 이를 구경하고 있을 황제와 신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제갈 각을 견제할 힘이 없던 황제 일파와 신하들은 죽어지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제갈 각에게 종말이 다가오고 있었으니 다름 아닌 위나라로의 침공이었다. 253년인가, 제갈 각은 위를 칠 계책을 꾸민다. 모든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서 말이다. 한 번 이김에 대한 자만인가? 아니면 위를 깔보고 있었던 건가? 자만은 화를 부른다고 하였다. 제갈 각의 작전은 이번에는 철저히 깨어지고 무너진다. 위를 쳤다가 여지없이 깨어져버린 제갈 각. 이후 제갈 각은 병을 앓기 시작했고, 이는 몰락의 서곡이 되었다.


제갈 각에 농락당하던 황제 일파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면서 제갈 각 몰락을 위한 전조가 일어난다. 그러면서 문신들 사이에서 반 제갈 각이 서서히 위치를 굳혀가게 되고 그러다가 새로이 황제가 된 손 준은 등윤과 손을 잡고 제갈 각을 주살한다.


4. 너무나도 많은 적을 만들어 놓은 '자만'과 '방만'


제갈 각도 역시 양수, 법정과 같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한 인물이었다. 그의 실패는 양수의 실패와 비슷한 궤를 걸어가며, 강유와도 같은 길의 모습을 보인다.


물론 제갈 각에게서 '나 아니면 안 돼'라는 강유식의 자기도취적 모습은 보여주지만 여러 차례의 패배에도 굴하지 않은 강유와 달리, 제갈 각은 단 한 번의 실패에 무너졌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제갈 각은 단 한 번의 실패에 스스로 몸져누웠고, 바로 그것이 그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


양수, 법정과 같이 오나라의 말미에 르네상스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한 제갈 각이었다. 그러나 양수나 법정이 조력자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제갈 각은 권력의 중심에 서서 독단적으로 국정을 운영했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였다.

물론 자기 딴에는 자기의 능력을 마음껏 오나라를 위해서 펼쳐 보이겠다고 한 행위일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국정 전횡은 후한 말의 조조나 위국 말의 사마소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나만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대인으로서 역사에 결과를 남기는 위인과 소소한 소웅의 차이는 결국 능력보다는 기본적인 인성에 있음에 새삼 무릎을 치게 된다.


-----


우리는 살면서 제갈 각 같은 사람 참 많이 보게 된다. 능력은 탁월하지만,

자만과 인성의 결여로 무너지는 인물들.

그들의 실패는 단순한 개인의 몰락을 넘어, 종국에는 전체를 위협하는 위기를 불러온다.

꽃.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몇 백년 전 조상으로 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