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進에게

by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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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중 가장 길고 추운 섣달인데 오늘은 오랜만에 따듯한 날씨다. 요즘은 눈도 별로 내리지 않는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이러다 겨울이 없어지는 건 아닌지 쓸데없는 걱정을 하다가 혼자 웃는다. 몸이 한가하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 하루다.


따듯하고 한가한 주말 오후, 문득 후진들과 부담 없고 한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서고 보니 옛 이야기가 더 애틋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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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龍門)은 중국의 황하(黃河) 상류의 산서성(山西省)과 섬서성(陝西省)의 경계에 있는 협곡의 이름인데 이곳을 흐르는 여울은 어찌나 세차고 빠른지 큰 물고기도 여간해서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일단 오르기만 하면 그 물고기는 용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 따라서 '용문에 오른다.'는 것은 극한의 난관을 돌파하고 약진의 기회를 얻는다는 말인데 중국에서는 진사(進士)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입신출세의 제일보라는 뜻으로 '등용문'이라 했다. 진사가 되어야 대과에 도전할 자격이 생기는 것이니.


세상의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없다. 우리 후진들 모두가 하고자 하는 꿈을 위해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용문에 오르기 바란다.


'登龍門(등용문)'에 반대되는 말을 '점액(點額)'이라 한다. '점(點)'은 '상처를 입는다.'는 뜻이고 '액(額)'은 이마인데 용문에 오르려고 급류에 도전하다가 바위에 이마를 부딪쳐 상처를 입고 하류로 떠내려가는 물고기를 말한다. 즉 출세 경쟁에서의 패배자이거나, 중요 시험에서의 낙방자를 가리킨다.


세상에는 성취한 사람보다 점액을 당하고 물러서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러나 한 번의 실패, 한 분야에서의 실패가 인생 전체의 실패는 아니라는 건 살면서 충분히 알게 되었다. 실패를 거울삼아, 공부삼아 다시 도전해서 다음엔 실패 확률을 줄이면 된다. 진정 인생의 실패자는 포기하고 낙담하는 사람이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하는 것은 너무 성공에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다. 상처를 입는 정도가 아니라 치명상이라도 입게 되면 다시는 일어날 수 없게 된다.


따듯한 섣달 어느 날, 문득 든 노파심에 조금 먼저 지나간 선배가 가볍게 거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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