帽子論

by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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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큰 사람은 맞는 모자를 찾기도 어렵고, 힘들게 찾더라도 웬만한 모자는 모양이 나지 않는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머리가 큰 편이다.

중고등학교 때, 기성 제품을 찾지 못해 늘 맞추어 써야 했으며 군 시절에도 훈련소 조교가 맞는 모자를 찾아 온 창고를 헤매야 했다.

그래서 난 다른 사람처럼 폼나게 모자를 쓸 수 없다.


머리에 맞는 철모가 없어서 작은 철모를 쓰고 훈련받았던 아픈 경험도 있다. 머리도 아팠지만 철모 벗겨질까봐 훈련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어쩌다가 멋진 모자를 선물 받아 써 보면 역시 글쎄올시다 하고 벗어던지고 만다. 내게 모자 선물은 금지 품목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머리 좀 작게 만들어 주소서.......


모자의 용도는 멋을 부리는데 있기도 하고 햇빛이나 바람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하는 데 있기도 하다. 모자는 딱 맞는 걸 써야 한다. 머리에 비해 크거나 작은 걸 쓰기라도 하면 바람에 날아가기라도 할까봐 붙잡고 있느라 멋을 부릴 수가 없다.





조직에서 직책을 모자에 비유해보자.

그 사람이 가진 능력에 비해 모자(직책)가 너무 클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바람에 모자가 날아갈까 봐 모자에 신경 쓰느라 부족한 능력으로나마 일에 집중 못하고 만다.

이런 경우를, 숱하게 많이 봤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지 않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능력에 맞지 않는 직책은,

본인도 불행하게 만들지만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더 불행하게 만들고 만다.


역시

머리와 모자의 사이즈는 같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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