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몇 번이나 감기에 걸릴까.
여기저기 찾아보니까 한 200번 걸린다는데 순 거짓말 같다.
환산하면 1년에 두세 번 걸린다는 건데 그것보다는 더 자주 걸리는 것 같다.
한 평생 80년을 산다 치면 기껏해야 1년에 세 번 아닌가.
애들 때는 병원을 노상 끼고 살고 나이가 들어서도 마찬가지인데 겨우 세 번이라니.
조금 과장해서 500번 쯤 걸리는 것 같다.
감기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더욱 기승을 부린다.
감기로 죽을 정도는 아니니까 두렵지는 않지만 줄줄 흐르는 콧물, 멈추지 않는 기침, 열이 오르고 컨디션이 떨어져 기분이 나빠지고 여간 성가시지 않다. 게다가 혹여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2차 감염이라도 찾아오면 무섭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 모 선생님이 겁을 준다.
사실 젊을 때는 감기 따위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뜨거운 차 한 잔 마시고 한 숨 푹 자고나면 끝이다. 만성 비염으로 옮겨가 고생한 적은 있었지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젊다는 건 그만큼 좋은 거다. 내 몸의 면역이, 나의 백혈구 군대가 감기 바이러스 정도는 알아서 물리쳐 주었으니까 말이다. 좀 오래 머물러 주지.......
이게 나이를 먹고 보니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 비록 감기는 아니지만 코로나를 겪어 봤지 않는가. 가까운 사람이 막 죽을 고비를 만나고 난리가 아니었다. 바이러스로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실감했다. 게다가 나이와 함께 나의 면역 군대도 노병이 되었으니 몸의 주인으로서 신경을 써 주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감기로 죽기라도 한다면 내 백혈구 군대도 창피하지 않을까.
어제 저녁, 머리가 아프고 코가 막히고 기침이 났다. 영 기분이 언짢은 게 뭐가 걸리긴 걸렸나 보다 했다.
모든 루틴을 중단하고 대충 약을 주워 먹고 초저녁부터 모포를 뒤집어쓰고 잠을 잤다.
항히스타민 덕분에 잠은 잘 잤다. 한 열 시간 쯤.
이제,
어렵지 않게 다시 루틴에 복귀한 걸로 봐서 좀 나아지긴 했나보다.
아프지 말아야지. 나이 든 것도 서러운데 아프면 안 되지.
어제는 매일 쓰던 글쓰기 놀이도 못했다.
찝찝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