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淸明날

by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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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음력 2월 18일, 맑고 밝은 날(淸明)이다.

농사일을 하는 사람은 오늘부터 드디어 분주해지기 시작하고,

어수선했던 겨울을 털고 새 농사 준비를 시작한다.


게다가 植木日,

오늘 심은 나무가 내내 잘 자랄 가능성이 높다고도 한다.


淸明날은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

오늘 게으름을 피우면 하늘의 노여움을 타서 일 년 일을 망칠 수 있다.

할 일 없으면 하다못해 집안의 묵은 먼지를 털고 청소라도 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나가서 꽃을 보며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면 좋을 것이다.

또는 겨우내 혹시 상한 데는 없을까 조상님 산소라도 돌아보면 좋겠지.


벚꽃.

푸른 하늘 종달새가 날아다니고 들판엔 새순이 돋는 날,

들길마다 가로길마다 벚꽃 만발이다.

아래 지방은 벌써 꽃이 지고 중부 지방은 지금이 전성기다.

벚꽃은 개화 시기가 매우 짧으니 어영부영하다 보면 놓치기 십상이다.

봄비 내려서 눈처럼 꽃잎 날리면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내일 비가 온다는 뉴스가 있다.


2026년 淸明날,

고향을 다녀왔다.

선영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산소에 소주 한잔 올려드렸다.

산소는 겨우내 별 탈 없이 안녕하셨다.

할머니 계신 곳엔 할미꽃이 흐드러졌다.

저절로 애틋한 마음이 일어나 살아생전 할머니 뵙듯 다정히 바라보게 되었다.

돌아가신지 오래 되었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아내와 나는,

푸르고 맑은 봄 날씨에 겨워 쉽게 산소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고,

이제 막 머리를 내미는 쑥을 캐며 한참 시간을 더 보냈다.


내일 아침 우리 밥상은 쑥 향으로 가득할 것이다.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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