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시골에는 아이가 많았다. 또한 젊은 총각 처녀도 많이 살았다.
요즘은 시골이라고 하면 오직 할머니, 할아버지만 떠오르므로 상상하기 어려운 그림이다.
어쩌다 어린 상전을 모시게 된 할머니는,
무료함에 몸부림치는 손자를 생각해서 틈나는 대로 고개를 넘어 이웃 마을로 로비를 떠나곤 하셨다.
한참 후,
돌아오실 땐 많은 아이들을 몰고 오셨다.
가뭄에 단비 만난 듯, 아이들이 반가웠다.
비록 처음 보는 아이들이지만,
아이들끼리는 처음 만나도 금세 친해져 어색하지 않게 잘 놀게 된다.
옆 마을 아이들은 방학이라도 낮 시간은 바쁘다고 했다.
소나 염소를 몰고 들로 나가야 하고, 산에 가서 나무도 해 와야 한다고 했다.
저녁이 되어야 놀 시간이 생긴단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전기도 없는 산골에서 해 지면 자야지, 어떻게 놀아? 올빼미도 아니고.’
그런데 이게 웬 걸. 그곳 아이들은 밤에도 낮처럼 잘 놀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불편 없이 서로를 알아보고 잘도 뛰어논다.
호호하하, 호호하하. 끝도 없이 논다.......
신기한 일이었다.
놀이 종류도 도시에 비해 엄청 많았다.
방학이 끝나도록 다 외우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버벅거리기라도 하면 귀찮아하지 않고 친절히 가르쳐주었다.
그렇게 며칠을 놀다보면 어느덧 어둠에 적응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정신없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보면 집안에서 할머니가 소리친다.
“이놈들아!, 내일 놀고 오늘은 그만 집에 가라! 놀아주느라 수고했다!”
“네!! 아지매!”
윗동네 아이들은 바람처럼 사라졌다.
내버려두면, 아침까지 놀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