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나 하려고.

정말 아는 사람들과 모임 때문에 ?

by 로맨티킴

아무나 식당 해도 될까?


퇴직하면 식당이나 해볼까?

이도 저도 안 되면 식당이나 하려고!


식당에 대한 생각들이다. 그래서 음식 장사는 다 해보고 끝에서 만난다고 했나 보다. 왜 사람들은 '식당이나' 해볼까? 질문을 던지고 상대에게서 답을 찾으려 할까 궁금했다. 불안하니깐 너는 내 고객이다. 단골이 되어 줄 사람이라고 미리 낙점 시켜 놓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식당을 하게 된다면 내 고객이 되어야 한다고 약속을 받고 응원군을 얻으려 한다. 준비되지 않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식당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흔한 착각들은 많다. 지금까지 사회생활의 관계가 돌아올 거라는 큰 실수를 알지 못한 채 입문하게 된다. 과연 그 사람들이 단골이 되어줄까? 식당이나 하겠다는 마음이 장사에 도움이 될까 생각해봐야 한다. 최근에 두 분이 식당을 창업했다. 두 분 다 똑같은 경영철학이 있었다. 아는 사람이 많고, 모임이 많다는 이유가 영업의 축이 될 거라고 말했다. 아는 사람과 수많은 모임이 독이 된다는 걸 차츰 깨닫게 될 땐 이미 엉망이 된 가게를 보고 나야 알게 된다.


아는 사람은 단골이 되지 않는다. 창업할 때 정확한 타깃을 겨냥해야 하는 건 기본이다. 전문점이라면 메뉴 선택과 소비층을 분석하고 입지를 확인하는 것은 법칙이다. 영업하다 보면 아는 사람들이 메뉴판을 좌지우지하고 맛도 결정해버린다.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하고 어느 순간엔 경영자가 누구인지 잊게 된다. 지인들 조언은 귀담아듣지만 버무리고 요리해 낼 수 있는 실력을 쌓아야 중심이 잡힌다. 지인들의 의견은 고객의 의견이 아니라 간섭의 의견이 되기 때문이다.


손님들은 배고픔을 달래려고 식당에 찾아오지 않는다. 분위기, 메뉴, 접객. 가장 중요한 건 종업원이다. 우리 집에 아는 사람들이 자꾸 드나들게 되면서 종업원은 우왕좌왕하게 된다. 간섭자의 말을 듣지 않으면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식당은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이다. 관계에 치중하다 보면 내가 뭘 판매하는지 잊게 된다. 식당은 레드오션이고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하는 전쟁터다. 칼을 든 지휘관이 난데 왜 아는 사람들에게 휘둘리 게 가만히 놔두는가.


과연 수 많은 모임이 도움이 될까? 지금은 코로나로 모임 자체를 하지 않는다. 모임은 한 달에 한 번뿐인데 내 식당에서 모임이 있는 날은 에너지 소비량은 몇 배 이상이다. 그들과 모임 시간에 공부하고 요리를 연마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 모임은 한 번 간 집에 두 번 가기 싫어진다. 어떤 모임도 같은 식당에 두 번 가고 싶지 않다. 강물이 쉼 없이 흘러가듯 사람은 새로운 곳을 원한다. 어느 순간 매달 우리 집에서 만나지 않는다고 삐져있는 나를 보게 될 거다. 모임에 실망하고 운영진과 관계도 나빠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모임을 식당과 연관 짓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다.


식당이나 해볼까. 이 마인드가 가장 무섭다. 난 패배자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감 없는 시작인데 폐업할 땐 괜히 식당이나 했다고 후회할 게 보인다.


식당을 창업하고 나면 알게 된다. 쉽게 진입을 허락해준 시장이 미울 거다. 의사나 변호사처럼 검증의 절차가 없는 것도 미울 것이다. 식당은 성실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성실함이 결코 성공으로 이끌지는 않는다. 아는 사람과 모임에 의지한 자신을 후회할 땐 그동안 열심히 모았던 통장 몇 개가 없어졌을 때다. 프랜차이즈가 첫 창업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절대로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식당을 시작하고 오히려 빚이 더 늘었다며 한 숨 지던 선배가 생각난다. 기존 영업자들도 버티지 못하는 상황인데 식당을 하겠다는 후배가 찾아왔다. 해줄 말이 없다. 이미 결정하고 찾아온다. 또 말리지 못했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라고 말해줘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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