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주신 일을 내가 이루어 아버지를 이 세상에서 영화롭게 하였사오니”(요17:4)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저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에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마4:23)
성경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를 다양하게 설명한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사랑하셨기 때문이기도 하고(요3:16)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함이기도 하다.(마1:21) 그런데 많은 기독교인들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라고 강조함에 따라 그보다 본질적인 목적을 종종 놓치곤 한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본질적인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 이 목적이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비전이고 이것을 위한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주신 일”(요17:4)이 바로 사명이다. 또한 이 사명을 위한 일이 사역이 된다. 자세히 후술하겠지만 예수님의 사명은 “십자가와 제자양성”이다. 이를 위한 사역이 그 유명한 3대 사역-가르침, 전파, 치유-인 것이다.
예수님의 생애만큼 이 책에서 말하는 비전, 사명, 사역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예는 없다. 예수님의 삶을 깊이 이해한다면 이 세가지 용어를 혼동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의 사명이 우리를 구원하기 위한 십자가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아니면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종교화되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이 세 용어가 혼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예수님의 삶을 자신의 삶에 적용할 때 “복음전파”라는 종교적인 사명 혹은 사역으로 국한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이로 인해 전임사역자가 아닌 평신도인 우리는 종교적 죄책감을 지닌 채 살아가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잘못된 적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세 용어의 위치를 바로잡고 우리의 삶을 재조명함으로써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쓰여졌다. 또한 프란시스 쉐퍼 박사님의 책 제목처럼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 중에서 얻은 깨달음을 정리한 것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 자체가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철학적인 주제이니 만큼 이미 이와 관련된 책들은 서점에 널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세속적인 영역과 종교적 영역을 통합하여 정리한 책을 아직은 볼 수 없었기 때문이고, 어떤 책들은 정체성과 관련한 유사한 개념들을 혼용함으로써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삶의 방향 찾기, 실제적 적용 등을 개인적이고 구체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이 책은 총 다섯 파트로 이루어진다. 이 책은 일종의 세계관에 대한 책이기도 하기 때문에 인식의 오류나 종교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을 구분하는 이원론에 대해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세 가지 용어(비전, 사명, 사역)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세 파트로 내용을 정리하였으며 마지막 부분에서는 독자로 하여금 개인적으로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개인 사명선언서와 지배가치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이 책만으로 모든 해답을 주기엔 어려울 모르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누군가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기로 결심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나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이 책은 특성상 기독교적이지만 삶의 방향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은 모든 이에게 해당되므로 비기독교인들도 일부 참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이 책이 정체성과 진로를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