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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두소이 Jan 25. 2020

01 세 가지 개념 정리

비전, 사명 그리고 사역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삶의 방향에 대하여 깊은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십여년 전 출판된 릭 워렌 목사님의 책 “목적이 이끄는 삶”이 오랜기간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필독도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삶의 목적과 관련된 대표적인 용어들을 나열하면 바로 소명, 사명, 꿈, 비전, 목표, 진로, 사역 등이다. 이 용어들을 세 가지 용어로 정리하고자 한다. 이는 이 책 제목에 쓰인 비전, 사명, 그리고 사역이다. 세 용어의 관계와 특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관계와 특성 요약

비전(추상적, 공통적) > 사명(추상적&구체적, 개인적) >= 사역(구체적, 공통적&개인적)


특성분류표


관계다이어그램


  위 내용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전은 사명과 사역을 포괄하는 상위개념이다. 사역의 경우 사명에 포함되기도 하지만 사명과 무관하게 비전만을 위해 존재할 수도 있다. 이 중에서도 무엇보다 비전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비전 인식 여부에 따라 우리의 삶에 대한 태도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는 각 용어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사명과 무관한 사역(빗금친 부분)은 제외하기로 한다.

  비전은 인생의 목적과 가치를 말하는 것으로 모든 인간에게 있어 공통된 것이다. 비전은 그리스도인과 비(非)기독교인이 각각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비전은 웨스터민스터 대소요리문답에 나오는 인간의 제일되는 목적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 하는 것”이며 비기독교인에게는 인류 행복의 증진”이 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비전을 단정지어 말한 이유는 이 비전은 성경에 근거한 것으로 세례받은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외없이 하나님 앞에 서약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비전이 납득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은 아마도 비전과, 비전을 이루기 위해 사람마다 다르게 주어진 개인적 사명을 혼동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각 용어에 대한 개념적 이해는 계속 책을 따라가다 보면 충분히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비전과 달리 “인류 행복의 증진”을 비기독교인의 비전으로 단정할 수 없다. 비기독교인의 비전은 그리스도인의 비전처럼 성경이라는 명확한 기준이 없고,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각자가 지향하는 가치가 다 다르다. 그럼에도 대부분 국가들의 헌법이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인류 행복의 증진”이 공통된 가치로 받아들여지리라 생각된다.

  사명은 이 비전을 이루기 위해 주어진 개인적 임무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사명은 다양하고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찾아내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이나 분야, 내가 좋아하는 것 등에 대한 고민을 통해 발견해야 한다. 사명은 직업의 상위개념으로 다소 추상적인 면이 있지만 간혹 직업과 일치할 만큼 구체적인 면도 있다.

  그리고 사역은 사명을 수행해 가는 과정에서 행해지는 일로써 대표적인 것으로 가르침, 치유, 전파 등이 있다. 이는 예수님의 3대 사역으로 불리는 것으로 구체적이고 공통적인 특성을 갖는다.


  “장래 나갈 길”


 각 용어를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비전 : 당신은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까?

 사명 : 당신의 사명은 무엇입니까?

 사역 : 당신은 사역을 하고 있습니까?


  이 질문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비전은 이미 정해져 있으나 소유해야 하고 사명은 찾아야 하는 것이며 사역은 지금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광수 작가의 책 “무정” 마지막 부분을 보면 비전, 사명, 사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중요한 이야기가 나온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유학을 떠나기 위해 기차를 타고 가던 중 홍수로 인해 수해를 입은 마을에 잠시 정차한다. 그리고 피해입은 주민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들을 위한 즉석 음악회를 열고 그곳에 모인 무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게 된다. 그 후 등장인물 각자가 느낀 점을 나눈 주요 대화 부분을 모아보았다.


“여러분은 오늘 그 광경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불쌍하게 생각했지요.”

“그렇지요. 불쌍하지요! 그러면 그 원인이 어디 있을까요?”

“물론 문명이 없는데 있겠지요. 생활하여 갈 힘이 없는데 있겠지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저들을… 저들이 아니라 우리들이외다. 저들을 구제할까요?”

“힘을 주어야지요! 문명을 주어야지요!”

“그리하려면?”

“가르쳐야지요! 인도해야지요!”

“어떻게요?”

“교육으로, 실행으로”

“옳습니다. 교육으로 실행으로 저들을 가르쳐야지요, 인도해야지요, 그러나 그것은 누가 하나요?

“우리가 하지요!”

“옳습니다. 우리가 해야지요! 우리가 공부하러 가는 뜻이 여기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차를 타고 가는 돈이며 가서 공부할 학비를 누가 주나요? 조선이 주는 것입니다. 왜? 가서 힘을 얻어 오라고, 지식을 얻어 오라고, 문명을 얻어 오라고, 그리해서 새로운 문명 위에 튼튼한 생활의 기초를 세워 달라고 이러한 뜻이 아닙니까?”

“그런데 이 자리에서 우리가 장래 나갈 길이나 서로 말합시다.”


  이 대화를 세 가지 용어 – 비전, 사명, 사역 – 으로 설명해보자. 비전은 불쌍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다. 즉, 불쌍한 사람들을 구제하여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한 사명은 힘, 지식, 문명을 얻는 것으로 각자의 “장래 나갈 길”로 표현된다. 그래서 사역으로서 가르치고 인도하는 것이다. 이 책의 인물 중 “신우선”이라는 인물을 보면 비전과 사명, 사역의 정리를 통한 정체성 발견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 신우선은 신문기자로 별 생각 없이 살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 즉석 음악회를 계기로 방탕하고 의미없이 보내던 지난 삶을 청산하고 언론인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으로 변화된다. 비록 소설 속 인물이지만 비전과 사명, 사역의 관계 속에서 깨달아진 정체성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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