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선생님

꿈이 싹튼 순간

by 흰머리소녀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은 아니었다.


내가 선생님이 되는 것은

우리 부모님의 꿈이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너무 평범했고, 어쩐지 너무 안전했다.

나는 한때 위험하게 사는 삶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 사립 미대에 다니는 언니의 학비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결국 국립대 사범대를 선택했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이

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그러다 4학년이 되어 교생실습을 나갔다.

평소 청바지에 운동화만 신던 내가

치마를 입고 화장까지 하고 학교로 향했다.


중학생 아이들이 그렇게 예쁘다는 것도,

아이들의 눈빛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지도

그때 처음 알았다.

또 한 가지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나를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실습을 마치던 날,

난 간신히 집에 돌아와 대성통곡을 했다.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옆집 아줌마가 무슨 일이 났냐고 달려올 정도였다.

그 아이들과 헤어져서 살아갈 일이 너무 막막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린 것 같았다.


다시 대학 생활로 돌아온 뒤에는

우리 과 우체통엔 아이들이 내게 보낸 편지가

한동안 끊이지 않았다.


그 편지를 읽으며 그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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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알았다.

아… 선생님이 된다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그 후로 내 꿈은 ‘좋은 선생님’이 되었다.

해가 갈수록 왠지 그 꿈에서 멀어지는 것 같았지만


33년 동안 항상 가슴에 품고 있던 내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