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벌레 잠잠이 Sep 24. 2021

김이나의 작사법

feat. 만화카페 놀숲

 이대 근처에 일이 있어서 갔던 주말, 용산 근처에 봉사를 하러 간 둘째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내가 볼 일이 끝나기도 전에 먼저 도착한 둘째는 코인 노래방에서 '혼코노'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가 만난 시각은 4시가 다 되어갈 무렵. 저녁식사를 하기는 이른 시간이라 만화카페에 가기로 했다.




#만화카페 놀숲 이용법

 오랜만에 간 만화카페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1. 먼저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뒤 열쇠로 잠근다.

2. 열쇠는 카운터에 보관한 후 만화카페에서 나갈 때 이용료 정산 후 찾아간다.

3. 카운터에 열쇠를 맡길 때 음료를 포함해서 이용할지 그냥 기본으로 이용할지 선택해서 알려준다.


#놀숲 만화카페 이용료

(2전쯤 가격이니 지금은 달라졌을 것이다.)

기본 이용료는 1시간에 3,000원.

음료를 포함할 경우, 5,000원이다.


물론 다른 메뉴도 많은데 그건 만화카페에서 만화나 책을 보다가 주문하면 된다.



 프리로 일하던 예전에는 미팅 시간이 비거나 회의시간이 애매할 때 만화카페에 가곤 했다. 그로부터 얼마 만에 오는 건지. 설레고 흥분도 됐다.

 내가 한동안 그리도 열광했던 만화들의 숲 속에 들어왔으니 말이다.


 인기 웹툰도 많았다. 나도 제목을 들어본 <놓지 마 정신줄>을 비롯해 내가 처음으로 결제를 하면서까지 찾아본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등이 눈에 들어왔다.


 또 큰 변화는 예전보다 일반 서적들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미 읽은 문재인 대통령의 <운명>부터 읽으려고 사둔 <그릿> 등 책의 장르도 다양했다.

 아, 그리고 내가 사서 읽었던 요리만화 <오므라이스 잼잼>도 있었다. 6권까지 구입하고 그 뒤로 잊고 있었는데, 보자마자 일단 읽을 책으로 찜해두었다.


 둘째 딸은 최근 베스트셀러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책을 골라왔다.


  내가 고른 책은 <김이나의 작사법>이다. <오무라이스잼잼> 뒷편도 골라왔기에 어떤 것을 먼저 읽을까, 행복한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김이나의 작사법>을 읽게 된 것이다. 김이나가 유명한 작사가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고 TV 프로그램에서도 패널로 종종 출연한 것도 시청했더랬다.

 그런데 그녀가 책을 냈다는 사실은 이번에 알게 된 것이다

         


*김이나라는 작사가의 힘


 난 이 책을 읽으며 김이나가 작사한 곡이 400곡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6년 동안은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며 작사를 겸업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원래는 작곡을 하고 싶었으나 작사를 권유받고 작사가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도 새로운 정보였다. 작사를 하려면 작곡을 할 줄 알거나 악보를 잘 보거나 노래를 잘 불러야 하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런 듯했다.



책 속으로

 <김이나의 작사법>은 서문부터 마음을 끈다. 솔직하게 작사가로서의 생존기를 책으로 엮으면서 고민이 되는 부분도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13.

나는 '간절하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급하기만 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다. 그런 사람들은 쉽게 환경을 탓하고 잘된 사람들에게서 다른 외부적인 이유만을 보며 결국에는 쉽게 포기한다.


15.

이토록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이어져 이루어졌다. 작사가로서의 내 시작은./

간절한 소망은 일상 속에서 작은 우연이 되어 훗날 큰 기회가 왔을 때 폭죽이 되어 터진다.


19.

한 남자가 있어

널 너무 사랑한

한 남자가 있어

사랑해 말도 못 하는

_김종국의 <한 남자>  조은희 작사


20.

사랑한다는 그 말,

아껴둘 걸 그랬죠

이젠 어떻게 내 맘,

표현해야 하나

_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양재선 작사


 김이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랫말과 작사가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김종국이 부른 '한 남자'의 조은희 작사가와 성시경이 부른 '내게 오는 길'의 양재선 작사가도 메모해 두었다.


#김이나 작사법

1. 캐릭터를 설정한다.

2. 디테일한 시공간을 설정한다.


#김이나가 작사한 노래_

케이윌의 가슴이 뛴다/ 케이윌의 이러지 마 제발/ 박정현의 서두르지 마요/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아이유의 잔소리, 좋은 날/ 조용필의 걷고 싶다/ 이효리의 천하무적 효리


40.

 가사란 작사가 혼자서 다 쓰는 것이 아니다. 곡의 태생과 그 곡을 부를 가수가 그간 쌓아온 이미지가 절반을 차지한다.


그리고 나는 그 결정적 힌트를 붙들기 위해 오늘도 키보드를 두드리기에 앞서 곡을 느끼고 이 곡을 부를 사람을 상상한다. 그리고 캐릭터가 구체화된 순간 그들은 스스로 입을 열어 자기만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43.

난 열을 세어보아요

그리고 돌아섰을 땐

어디에선가 버릇처럼 그대가 날 부를 것만 같아서

_이승철의 <열을 세어보아요> 조은희 작사



 아쉽게도 이 책을 다 읽지 못하고 나왔다. 빌려서 읽을까, 사서 읽을까 고민 중이다.

지금 읽어야 할 책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먼저 읽게 될 수도 있다.

 너무도 매혹적이며 실용적인 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가사를 새삼 음미하며 이건 김이나 씨가 작사한 걸까, 생각하게 된다.



*후기_2021년 9월 24일 새벽


  벌써 2년도 더 지난 코로나 상황 이전의 일이다.

지금은 다른 이유로 일터 이외의 사람 많은 장소를 피하고 있다.


 그러니 만화카페에 가서 음식도 주문해 먹고 커피도 마시며 느긋하게, 여유작작했던 그 순간들이 더 그립다.


<김이나의 작사법> 며칠 뒤 바로 도서관에서 빌려서 다 읽었다. 그다음에 나온 <보통의 언어들>은 작년이던가 사서 읽었다.


  <보통의 언어들>의 제목과 내용도 인상적이었지만 나는 <김이나의 작사법>이 더 좋았다.




책 제목: 김이나의 작사법

저자: 김이나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5.03.18.

이전 10화 책 리뷰_(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