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의 글과 정훈이 화백의 그림이 만났을 때
<표현의 기술>을 읽고
이 책을 읽자마자 어딘가에든 감상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바로 여행이 잡혀있었고 긴 여행을 다녀오자 읽고 난 직후의 감흥은 살짝 사그라들었다. 당연히 예전만 못한 기억력은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정의 파고까지도 흐릿하게 하는 듯해서 아쉽다.
어쨌든 이 책을 읽고 사서 제일 처음 든 생각은 내가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너무 단순하게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독서감상문이라는 명목으로 쓰는 경우에는 공을 들여쓰지만 블로그 등에 포스팅할 때는 개인적인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간단하게 쓰게 된다. 문득 혼신을 다해 책을 쓴 저자에게나 그로 인해 공감과 감동을 한 것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제는 작가라고 불리길 원하는
저자 유시민은 이번 책에서도
어떻게 글로 '나'를 표현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담았다.
무언가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서툰 사람뿐 아니라
글로 더 분명하게 자기의 생각을 드러내거나 발전시키고 싶은
모두가 읽으면 좋은 책.
유시민 작가가 인터넷의 악플들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합리적이지 않은 비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그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그런 내용에 대한 부분은 다소 격렬한 논쟁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나는 그런 것을 숨기지 않는 것이 좋았다.
또한 책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만화가 정훈이의 작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정훈이 화백 특유의 블랙유머가 묘하게 하고자 하는 얘기를 잘 부각해준다. 나는 정훈이 씨의 작품을 오래전 <씨네 21> 때부터 찾아보곤 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중 한편을 만화가 정훈이의 동글동글하면서도 따뜻해 보이는 그림 속에 쏙 쏘는 반전과 함께 그려내곤 했다. 해서, 한때는 많은 이들처럼 <씨네 21>를 사면 정훈이의 만화를 먼저 보기도 했더랬다.
그렇기에 <표현의 기술>에서
유시민 작가의 글과 함께 만나게 된
정훈이 화백의 그림이 반가운 것은
당연지사.
사전 정보가 없었기에 더더욱 기뻤다.
또한 중반 이후는 정훈이 화백이 자신이 만화가가 된 과정을 있는 그대로 작품으로 녹여냈다. 성실하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상상력을 가진 정훈이 화백의 내공이 어떻게 쌓여왔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또한 사소한 인연의 끈과 진심 어린 태도가 생각지도 못한 기회로 이어지는 일화는 참으로 감동적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유시민 작가의 책은 <글쓰기 특강>이다. 물론 <청춘의 독서>도 읽었다. 정훈이 화백을 변화게 했다는 유시민 작가의 <거꾸로 세계사>도 오래전 읽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그의 책을 나름 많이 갖고 있다.
책 제목: 표현의 기술
작가: 유시민
만화: 정훈이
출판사: 생각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