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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벌레 잠잠이 Oct 12. 2021

있는 힘껏 세상을 버텨내기

이외수 작가의 인터뷰를 떠올리며



"있는 힘껏 세상을 버텨내기" 


이토록,

간결하게

괴짜 소설가 이외수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또 있을까?


<한겨레 21> 유현산 기자가 '도인이자, 사기꾼, 작가' 이외수를 만나고

그의 삶을 한 줄로 요약한 말이다.


왜 그렇게 잡글을 많이 쓰냐는 물음에

'한국에서 작가로 살기 위한 발버둥'이라고 했던가.


'있는 힘껏 세상을 버텨내기'

너무 간절한 느낌이 들고

그래서 물이 배어날 올 것 같지만

오늘도 쥐어짜듯 인생을 사는 한 남자가,

보이는 말이다.


그래도 멋지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던 오늘,

이외수 작가의 인터뷰를 떠올렸다.


"있는 힘껏 하루를 버텨내기!"


이상하게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느껴졌던 날,

해도 해도 티 나지 않는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날,


그런 무수한 날들이 의미 없게 느껴진 날,

그런 무수한 시간들 속에

내 시간이 얼마 없다고 느껴진 날,

그래서

자꾸 게으름을 피우고 싶던 날.


그래도

학교 가면서 "사랑해요."라는 둘째의 말에,

늦게 귀가한 첫째가 "얄리얄리 얄라셩"을 읊어주니까,


무거운 발걸음으로 현관문을 여는데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온 남편이 달그락거리며 설거지 하고 있는 뒷모습을 보니까,

갑자기

괜찮아진다.


심지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고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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