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브런치를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브런치 작가 신청이 통과됐다.
내가 이곳에 발을 디딜 수 있을까,
아무리 그래도 '작가'라는 호칭은 내겐 너무 과분한 것 아닐까,
그렇게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한편으론 글을 좀 더 진지하게 쓰기 위해서는
꼭 통과해야할 관문 같았던 이곳, 브런치.
"제목을 입력하세요"라는 창이 나왔다.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쓰지 못했다.
중요한 순간이 닥칠 때 일기장을 산다.
수첩이든 공책이든 무언가 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첫 장을 열고 처음 시작한 날짜를 쓰고
떠오르는 대로, 혹은 계획하고 있는 일을 조심스레 옮겨본다.
그렇게 새로운 마음을 다질 수 있게 된다.
흰 백지처럼 망망대해인 곳이 또 어딨을까.
내 마음과도 같다.
나는 그곳을 한 자 한 자 채워나가며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있는 곳을 비로소 눈으로 확인하려는 게 아닐까.
지금 이 순간,
아마 나의 새 일기장은 브런치인 것 같다.
일기장은 단지 지나온 생각의 흔적 뿐만이 아니다.
생각의 여정 속에서
앞으로의 길을 나아갈 때 나침반이 되어 주기도 한다.
일기장이 내 손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안이 된다.
나는 길을 잃지 않으리라,
길을 잃어도 곧 또다른 길을 찾아 가리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것들과
내가 선택한 단 한 가지의 길 중에서
후회하지 않는 법
그것은 바로 글쓰기로 나를 확인하는 것이다.
나의 선택이 곧 내 모습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다른 나, 또다시 일기장을 안고
생각의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나의 새 일기장은 나침반 바늘처럼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콕콕 찌른다.
다름 아닌, 시작을 일깨우는 속삭임
"제목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