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키르기즈스탄에서 많이 쓰는 말
낯선 나라, 키르기즈스탄. 얼핏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를 들어본 것 같은데, 막상 지도에서 찾으려면 어디에 있는지 찾기 힘듭니다. 중앙아시아에서도 한가운데에,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그리고 중국이 감싸고 있는 나라, 키르기즈스탄입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무얼 먹고살까 무슨 말을 할까, 사실 한 번도 궁금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나라에 오기 전 까지는 요. 하지만 막상 이곳에 오니 매일같이 먹는 음식이 있고 수도 없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낯선 키르기즈의 한국어 선생님
저는 사실 키르기즈스탄에 사는 한국어 선생님입니다. 키르기즈스탄 사람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중고등학교에서 키르기즈스탄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그럼 잠깐 저와 하루를 바꾸어 볼까요?
칸다이(Кандай)?
아침에 일어나면 집주인 아주머니가 저를 보며 묻습니다. “칸다이?” 직역하면 ‘어때요?’ 쯤 되겠습니다. 안부를 물어보는 말인데, (기분이) 어떤지, (건강은) 어떤지, 물어보는 대상을 생략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한편 아침인 지금은 ‘잘 잤니?’라고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별 일 없으면 “좍시”라고 말합니다. ‘좋아요’라는 뜻입니다.
학교에 출근하면 선생님들을 만납니다. 제가 인사하면, 상대방은 대뜸 “칸다이?”라고 묻습니다. ‘반갑네, 오늘 어때?’라고 물는 것입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밥 먹었니?’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이때도 “좍시(좋아요)”라고 말합니다.
좍시(Жакшы)!
‘좍시(좋다)’는 이 나라에서 정말 많이 쓰는 말입니다. 음식이 맛있으면 ‘좍시’, 날씨가 따뜻하면 ‘좍시’, 경치가 아름다우면 ‘좍시’, 어떤 사람이 친절해도 ‘좍시’. 한국어에서 ‘좋다’는 수많은 뜻이 있는데, 여기 키르기즈어에서도 똑같이 좋은 의미로 수많은 뜻을 가리킵니다. 키르기즈스탄에서 이 말만 알아도 정말 ‘좍시(좋아요)’입니다.
낯설지만 익숙한 느낌
오늘은 키르기즈스탄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을 소개해 보았습니다. 이곳에 온 지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저에게도 키르기즈스탄은 아직 낯선 곳입니다. 하지만 매일같이 이 말들을 들으면서 점차 익숙해지는 걸 느낍니다. 이 글을 읽고 “칸다이?”라고 말을 들었다면, 당신도 그 순간만큼은 키르기즈스탄에 머무른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좍시”라고 대답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