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걷는 자

by BiBi

잔잔한 음악소리
타닥타닥, 책상 위를 두드리는 손끝들
누군가는 묵묵히,
누군가는 숨 가쁘게
각자의 하루를 일구고 있다.


그 속에서 나도
오늘을 살아낸다.
가끔은 숨이 막히고
가끔은 지치는 몸과 마음.


하지만 문득,
일이 있다는 것,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느껴진다.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시간은
소리 없이 흘러가지만
그 안엔 내가 있다.


나는 바란다,
시간에 휘둘리는 이가 아니라
그 위를 걷는 자가 되기를.
흐름을 타되, 휩쓸리지 않고
주인처럼, 나답게.


하지만 왜일까
시작은 늘 낯설고,
손끝은 망설이고,
가슴은 이유 모를 두려움으로 떨린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멈춰 세우는 걸까.
혹시… 내 안에 있는 가능성?
그 빛을 직면할 용기조차
두려운 건 아닐까.


그러나 알아.
두려움은 나를 막는 벽이 아니라
넘어야 할 문이라는 것을.
걸음을 떼는 자만이
그 문 너머를 본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
나는 다시 연습한다.
작은 불안과 마주하며
시간 위를 걷는 법을.


비비로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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