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의 그림자

by BiBi

어둠이 스며드는 저녁,
창문 틈으로 바람이 스치면
내 안의 허전함도 따라 일렁인다.


하루의 끝,
몸은 지쳤는데
잠은 멀고,
생각은 더 멀리 달린다.


운동도 했고,
따뜻한 물도 마셨지만,
불면은 오늘도
내 손을 놓아주지 않는다.


작은 알약 하나,

이제는 나의 그림자.
눈을 감으면
검은 물결 위로 환영이 떠오른다.


이건 꿈일까,
아니면 약이 남긴 잔상일까.
나인지, 내가 아닌지
경계가 흐려진 저녁


나는 오늘도
잠이 아닌
망각 속으로 스러져간다.


비비로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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