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결투

by BiBi


고요하다.
바벨봉 앞, 숨조차 가라앉는 순간.
내 안의 수많은 목소리들이
조용히 싸움을 시작한다.


오늘은 멈춰도 되지 않을까.

충분히 했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안다.
그 타협은
나를 어제로 되돌릴 뿐이라는 것을.


손을 뻗는다.
차갑고 묵직한 쇳덩이 위로
결심이 스며든다.

온몸의 숨을 모아

나는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나 자신을 들어올린다.


무게는 외부에 있지 않다.
진짜 싸움은
침묵 속, 나와의 결투 속에 있다.


비비로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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