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성경 May 24. 2024

갑자기 공부하는 학생, 자퇴 후 재입학 효과적일까?

중학교 때는 그렇게 안 하던 공부를, 갑자기 고등학교에서 하는 아이들

**이 글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갑자기 공부에 의지를 갖고 성실하게 하나, 벽에 부딪혀 차라리 자퇴 후 재입학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고려하여 작성되었다.



공부에 갑자기 의지를 느끼게 되는 시기가 보통 한 번씩 있다. 크기의 차이는 다르지만 어쨌거나 작던 크던 한 번 정도 전과 다르게 공부에 의욕이 솟는 시기가 생긴다. 통상 여학생들은 중1~중3 사이가 많다고 하고, 남학생들은 중2~고1 사이가 많다고 한다. 


남학생들은 중학교 때는 잘 놀다가, 갑자기 고등학교를 가서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는 학생들이 꽤 많다. 고등학교가 주는 오묘한 분위기도 있을 것이고, 그즈음이 또 통계적으로 공부에 의지가 솟을 때이기도 해서 그렇다. 


그런데 공부라고 하는 것이 한순가에 되지는 않는다. 오랜 시간 '지식'도 '방법'도 '멘털'도 쌓아온 학생이 잘하는 것이 공부다. 거기다 우리가 공부를 '잘한다'라고 말하는 허들이 꽤 높다. 달리기는 10명 중에 2등 정도 하면 꽤 잘했다고 말해주지만, 공부를 그렇지 않다. 공부는 10명 중에 2등(상위 15% 정도) 하면 흔히 우리가 선망하는 서울 상위 10개 대학에는 입학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 갑자기 정신을 차린 학생이 '공부를 잘하게 되기'란 하늘에 별 따기와 같다.


이런 학생들은 원래는 '정시(수능)'으로 대학에 진학해 왔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정신을 차렸다면 3년 동안 공부할 시간이 있는 셈이고, 필요하다면 재수 정도를 해서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도 그렇게 시간이 늦은 것은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입시가 변하면서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갑자기 공부를 하게 되는 학생은 '정시'도 어렵다. 서울대학교를 비롯하여 명문대들이 차근차근 정시에서도 수능 성적뿐만이 아니라 생활기록부를 보는 것으로 모집요강을 변경하고 있다. 이에 더해 대학과 교육부는 한 마음 한 뜻으로 정시 인원 축소를 지향하고 있다. 거기다 재수생들은 날이 갈수록 많아져 전체 응시 인원의 30% 이상이 N수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막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은 고등학교 1학년이 학교 성적으로 대학을 가긴 어려울 거 같으니,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시로 대학을 가겠다고 하는 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몇몇 컨설턴트들은 "대학에서는 성적 상승 그래프를 유의미하게 본다. 지금부터 열심히 해도 괜찮다"라고 말하지만... 이 말도 온전히 마음에 와닿긴 힘들다.

필자가 컨설팅했던 한 고등학교 3학년은 1학년 1학기 성적이 3점 중반 대였으나, 2학년 2학기 성적은 1점 초반대였다. 이 학생은 자신의 평균 성적보다 조금 더 좋은 대학에 갔다.(평균 성적은 2점 중반 정도였는데, 종합적으로는 2점 초반 정도는 되어야 되는 대학에 입학했다)

상승 그래프는 분명히 없는 것보다는 유의미하지만, '엄청난' 효과를 주지는 못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동일한 수준으로 계속 성적이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상승한다고 했을 때 2학년 평균 성적 정도의 합격 사례가 가장 많았다. 물론 생활기록부가 꽤 괜찮다는 전제의 학생부 종합 기준)


여러 번 밝혔듯 필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한 번씩 자퇴했다. 

중학교는 2학년 첫날 자퇴하여 검정고시를 쳤고, 

고등학교는 1학년 중반 즈음 자퇴하고, 이듬해 인근 고등학교에 재입학했다.


필자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공부할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았다. 

검정고시 대비는 너무나 쉬운 내용이었기 때문에 중학교 범위의 학업 성취도는 형편없었고, 학습법이 잘 잡혀있지 않아서 내신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첫 번째 고등학교의 내신은 5.22였다.

하지만 참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모종의 사유로 첫 번째 고등학교를 자퇴한 이후, 인근의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한 번 고등학교를 다녀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해당 기간 동안 학습하는 방법을 제대로 익혔기 때문에 다시 진학한 고등학교의 내신 취득은 너무나 쉬웠다.

그 덕분에 고등학교 3학년 대학을 지원할 당시 전 학년 평균 내신은 1.18이었다.


이러한 과정들과 개인적 상담 사례를 모두 고려하여 이야기한다면

고등학교 1학년, 갑자기 공부할 마음과 퍼포먼스가 올라온 상태의 학생이라면 자퇴 후 재입학은 입시에서 있어서 매우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분명히 텐션을 꾸준히 유지한 상태로 자퇴 후 재입학하여 3년간 노력한다면, 현재 상태에서는 꿈도 꾸기 어려운 대학도 충분히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노력은 하고 있으나, 천장이 정해진 게임을 시키는 것보다

정말로 제대로 노력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기대할 수 있도록 '자퇴 후 재입학'을 전략으로서 검토해봐야 하는 경우는 제법 많다.

오히려 너무 명료한 천장을 느껴버리면 조기에 의지가 상실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물론 너무 무작정 이 글을 보고 희망에 빠져서 자퇴를 해버리면 안 된다.

필자의 다른 글을 통해서 자퇴를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또한 '정량적'으로 자퇴를 했을 때, 그리고 자퇴를 하지 않았을 때 기대되는 대학을 철저하게 확인해 본 이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작가 프로필/상담 신청]

https://www.ipsiarchive.com/

[작가 유튜브]

https://www.youtube.com/@universityconsulting

작가의 이전글 중학생 '진로' 결정하지 못하면 '대입' 어려운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