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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경 May 24. 2024

중학생 '진로' 결정하지 못하면 '대입' 어려운 이유

이유와 구체적인 분석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2023년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희망 직업이 없다'는 학생은 초등학생 20.7%, 중학생 41%, 고등학생 25.5%에 달했다.


반면 입시에서 진로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25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고, 내신 등급이 5등급제로 변화한다. 이러한 상황은 진로가 없는 학생들에게 입시가 지극히 불리해지게 만든다.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아자.


(1) 진로희망이 없으면 고교학점제의 취지에 부합하는 학생이 될 수 없다.

교육부가 제시하는 고교학점제의 정의는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 이수하여,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은 인정받는 교육과정 이수 운영 제도"이다. 과거 소수의 과목을 일률적으로 이수하던 체계에서 벗어나, 과목의 개수를 늘리고 자신의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서 이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등학교 재학 기간 동안 진학 희망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활동을 심화시키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목표로 보인다.


대학도 이에 발맞춰 전공과 관련된 과목을 고등학교 재학 기간 이수했는지 여부를 평가기준에 도입 및 확대하고 있고, 해당 과목에서 지원 전공과 관련된 활동을 어떻게 해왔는지 정성적인 평가의 수준도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로가 없이 고등학교에 재학한다면 전공과 관련된 적절한 과목을 선택하지 못하고, 이수하는 과목에서도 활동 내용의 수준이 낮아 대입에서 불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사실 적나라하게 말하면 서울대 선발 인원의 60%를 차지하는 등 현재 가장 주요한 전형인 '학생부 종합'에서는 지극히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2) 고등학교의 대부분의 수행평가가 '진로'와 연계를 요구하기에 현실적인 학교 생활도 힘들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통상 한 학기에 15개 정도의 수행평가가 나온다. 그중 10개 정도는 '자율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활동이다. 통상 '해당 과목에서 배운 내용'과 '나의 진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작성하는 것이 권장된다. 의대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이 수학을 들었다면 '좌표평면'이 특정 '수술'에 활용되는 사례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예시이다. 다수의 수행평가는 제시될 때부터 주제는 '자율'이되, 작성 조건에 '진로'와 관련된 내용을 작성하라고 요구한다.


진로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수행평가를 마주치게 되면 소위 '멘탈 붕괴'에 빠진다. 기한은 겨우 일주일, 하지만 수행평가는 적어가야 하는 상황. 


거기다 수행평가에 적은 내용은 대부분 생활기록부에 기록된다. 내가 이번에 임의로 어떤 진로를 정해서 수행평가를 작성하면, 나중에 내가 정말로 진로가 정해졌을 때 '진로가 바뀐 학생'으로 찍힐까 봐 걱정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수행평가를 작성하기 어렵고, 수행평가에 부하도 더 많이 걸리게 된다. 더욱이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친구들은 수행평가를 쓰는 실력이 갈수록 성장하는데, 자신은 제대로 방향성을 잡고 수행평가를 작성해 본 경험이 부족하여 수행평가의 전반적인 퀄리티 또한 떨어지게 된다. 이는 나중에 대학에 진학하려 할 때 지극히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3) 내신이 5등급제가 되면서 '내신등급' 하나 만으로 대학을 가는 방법은 사라진다

9등급제 체계 속에서는 내신 등급만 좋으면 대학을 상당히 잘 갈 수 있었다. 9등급제에서 내신 1등급은 4%까지, 2등급은 11% 까지였는데, 전 과목 평균이 1등급 초중반이라고 한다면 진로가 없어다로 성적 하나만으로 메디컬~연고대까지 지원 가능한 방법들이 있었다.


하지만 내신이 5등급제가 되어버리면서 1등급이 10%까지로 변경되었다. 과거에는 전 과목 1등급을 받으려면 전 과목 상위 4% 이내여야 했지만, 앞으로는 전 과목 1등급을 받기 위해서 전 과목 상위 10% 안에만 들면 된다. 내신 성적 취득의 난도가 지극히 하락한 것이다.


만약 자신이 받은 퍼센티지를 9등급제로 계산하면 2.0 등급이 나오는 학생이 있다면, 5등급제로 계산하면 높으면 1.2 등급까지 나올 것이라고 본다. 더 높을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이 받은 퍼센티지를 9등급제로 계산하면 1.7 등급이 나오는 학생이 있다면, 5등급제로 계산하면 높으면 1.0까지(최고 등급/전 과목 1등급)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9등급제 기준 '내신 등급'만으로 대학을 가는 전형들을 살펴보면 2.0 등급은 건동홍 정도, 1.7등급은 중앙/경희 정도이다. 연고/서성한 정도를 가려면 학과에 따라 1.3~1.5 등급이 필요했다.

근데 5등급제는, 과거 9등급제 기준으로 1.7 이상이 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변별력이 없다. 그들 모두 내신 1등급 극초반일 것이다.


지금까지야 내신이 변별력이 있어서 '내신'만으로 학생들을 선발해 왔을지 모르나, 앞으로는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상위권 대학이 '내신'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 여기에 추가적으로 볼 수 있는 는 것은 '생활기록부'이다. 


생활기록부는 대부분 '수행평가' 내용에 좌지우지된다. 전체 분량이 20장 정도 되는데, 이 중에서 수행평가에 대한 분량이 절반 정도이다. 그러나 (1)과 (2)에서 말했듯 수행평가는 학생의 진로 유무 및 수준에 따라서 수준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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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점들을 종합해 봤을 때

진로가 없는 학생은 대입에서 매우 불리해질 것이다


사실 현재도 진로가 없는 학생은 매우 많다.

하지만 현재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내신의 영향력이 유지가 되고 있기에, 

그리고 아직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지는 않았기에 그 학생들도 어느 정도는 대학 진학에 성공하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5년 전보다는 진로가 없는 아이들이 확실히 대학을 못 가고 있다.

앞으로는 불리함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의 영역이 될지도 모른다.

자녀(학생)와 함께 진로를 찾기 위한 치열한 노력과 열정이 요구된다.


부디 진로를 잘 정해서 멋지게 3년간 노력하고,

원하는 결과를 취득하길 바란다.


[작가 프로필/상담 신청]

https://www.ipsiarchive.com/

[작가 유튜브]

https://www.youtube.com/@universityconsu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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